배움/서평

친일파는 살아있다 - 자유민주의 탈을 쓴 대한민국 보수의 친일 역정 (저자 정운현)

올드코난 2017. 8. 1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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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매우 의미가 있는 책이다. 아직까지도 청산되지 못하고 있는 친일파 문제를 다룬 친일파는 살아있다 - 자유민주의 탈을 쓴 대한민국 보수의 친일 역정 (정운현 지음)이라는 책이다. 6년전인 2011년 발간되었는데 저자가 책을 발간한 이유는 그해 KBS에서 백선엽의 6.25전쟁 영웅으로 다루면서 정작 만주군 장교로 간도 특설대로 활동한 친일 행적은 생략해 버렸기 때문이다. 친일파들은 이렇게 반공주의자로 한국사회의 주류가 된 것이다. 또 책이 발간될때에는 뼛속까지 친일친미라는 이명박이 대통령에 있을때였다. 오랫동안 친일을 연구했던 저자는 물론 생각있는 국민들에게는 암흑기였었다. 이런 때에 이 책을 발간한 것은 용기와 결단이었다.


내용을 간략히 보면 이 책에는 최근에는 우리들에게도 익숙해진 을사늑약, 한일병탄 같은 용어를 쓸 것을 주장했고, 제1호 친일파 김인승을 시작으로 을사오적과 을사늑약 과정 정미7조약, 일제가 귀족 작위를 준 이유, 귀족 작위를 반납한 애국지사들, 일본을 지지한다는 것을 넘어 친일 행위로 재산을 불린 일명 직업 친일파들, 창씨개명, 일제 앞잡이 밀정, 친일 행위를 한 승려와 목사 등 친일 종교인, 박정희와 최규하의 친일행적 등등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제대로 모르고 있는 중요한 내용들을 다루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친일 행위와 친일파를 비판하면서도 이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을사오적 중 이완용의 이름은 알아도 다른 4명의 이름을 당장 생각이 나지 않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친일파 이름을 모두 다 외우라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이들이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으며 역사와 민족의 이름으로 이들을 처단해야 한다는 것과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읽어 보면 충분히 공감이 갈 것이다. 꼭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개정판이나 후속작을 기대해 본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저자처럼 친일을 파헤치는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의 역사가 바로 세워지고 있는 것이며, 민주주의와 인권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경제 우선이라고 말하지만 민주주의가 우선이다. 유럽 사회도 민주주의의 싹이 트면서 질적으로 발전했던 것이다. 힘의 논리와 경제 우선을 외쳤던 국가는 결국 무너져 버렸다. 여기에는 일제도 포함된다. 이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친일 청산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진행중이며 미래가 달린 문제다. 


6년전 2011년에도 친일파는 살아있다. 그리고 2017년 지금도 여전히 살아있다. 이들을 잊지말자.


[참고: 목차]

저자서문, 제1장 민족반역의 길로 들어서다: 친일파는 민족반역자를 말한다 /친일파 제1호, 김인승 /의열단의 '칠가살'과 '오파괴' /친일파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군수'도 친일파다 /조선총독부 '장관급'에 오른 이진호와 엄창섭 /을사늑약과 을사오적 /정미7적과 경술국적 /일제가 친일파에 안긴 선물, 귀족 작위 /작위를 거절·반납한 사람들 /신념을 넘어 직업이 돼버린 친일파 /'민족대표 33인'에서 친일로 변절한 3인 /3.1만세의거를 폄훼한 배족의 무리

제2장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 : 무심코 쓰는 잘못된 역사 용어들 /일왕의 대리권자 조선총독 8인 /기원절, 천장절 그리고 황국신민의 서사 /내선일체, 팔굉일우 그리고 대동아공영권 /창씨개명, 조선인의 혼을 빼앗다 /성을 가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 /창씨개명으로 '황국신민'이 되다 /창씨개명 제1호, 친일 승려 이동인 /조선총독도 반대한 현영섭의 '조선어 전폐론'/ 이영근, 일본인이 되지 못하면 죽을 달라 /'일선통혼'을 외친 박남규 /영덕 갑부 문명기와 '가미다나 보급운동'

제3장 뼛속까지 친일파로 살다: 허수아비 감투, 중추원 참의 /일제의 특혜로 성장한 친일 기업인 /두 아들을 지원병과 학도병으로 팔아먹은 조병상 /일제의 주구, 고등계 형사 /일제 땐 항일투사 고문, 독재 땐 민주투사 고문 일제의 '여우' 밀정 /사명당 비석을 네 조각 낸 친일 승려 변설호 /신사참배에 앞장 선 친일 목사들 /조선인 유일의 '신직', 이산연 /국모 살해 가담, 우장춘의 아버지 우범선 /한일병탄의 숨은 공로자, 이인직 /친일파 김홍집을 '애국자'라 부르는 까닭 /동학군 접주에서 친일파로 전락한 이용구

제4장 대한민국은 친일공화국이다: 역대 대통령·국무총리의 친일 전력 역대 각료·정치인들의 친일 전력 /부자·형제, 대를 이어 충견이 되다 /친일 세도가, 윤보선 가문 /배정자와 여성 친일파 /독립유공자로 둔갑한 친일파 /친일파, 국립묘지에 눕다 /친일파가 심사하고 수상한 3.1문화상 /낯 두꺼운 작태, 친일파 기념상 /친일파 동상을 고꾸라뜨리다

제5장 친일파는 살아 있다: 황군 장교, 반민법정에서 면죄부 받다 /간도특설대 출신, 반공주의자로 둔갑하다 /전쟁영웅으로 미화된 친일파 백선엽 /박정희는 친일파 선정에서 왜 빠졌나 /학도병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다 /만주 벌판을 누빈 친일 거두 12인 /만주 관료 인맥의 요람, 대동학원과 건국대 /재일 친일 거두 2인, 박춘금과 이기동 /일제의 나팔수가 된 친일 언론인 /"동아"와 "조선", 민족지의 탈을 쓰다 /방응모와 김성수 그리고 홍진기 /'항일 언론인' 장지연, 서훈이 취소된 까닭 /프랑스는 나치 언론인을 어떻게 청산했나

제6장 친일 청산, 역사의 숙명이다 : 해방 후 친일파 청산의 다양한 논의들 /반민법, 우여곡절 끝에 제정되다 /반민특위 검거 제1호, 친일 기업인 박흥식 /반민법정에서 누가, 어떤 처벌을 받았나 /'당연범' 김연수는 어떻게 무죄판결을 받았나 /이승만과 친일 세력, 반민특위를 와해시키다 /'제2의 반민특위', 친일규명위는 뭘 했나 /국민과 함께 만든 "친일인명사전" /친일재산조사위, 친일파 토지 환수하다

제7장 친일 청산, 기록하는 자와 변명하는 자 : 임종국, 친일 연구에 평생을 바치다 /친일파 연구의 주요 저작들 /구차한 친일 변명·변호론 /춘원 이광수의 변명, '홍제원 목욕론' /역사와 국가 앞에 참회한 친일파들 /친일파 후손들은 책임이 없을까 /고당과 인촌의 학병 권유 글, 조작일까 변명일까 /이병기와 정지용의 친일 시 한 편 /'교사'였다는 이유만으로 평생 속죄한 김남식 /대한민국 극우·보수의 뿌리는 친일파

제8장 우리는 부끄럽고, 그들은 부럽다 : 북한, 친일 청산 우리보다 잘했다 /중국, 신속한 재판으로 '한간' 청산 /프랑스, 나치 청산의 모범이 되다


[참고: 저자 정운현]

1959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산과 들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대구로 이사하여 그곳에서 대학까지 마쳤다. 1984년[중앙일보]입사를 계기로 서울 생활을 시작한 후[서울신문][오마이뉴스]언론사에 20여 년간 근무하였다. 1980년대 말 친일파 연구가 임종국 선생에 매료된 이후 친일 관련 자료 수집과 글쓰기에 전념하였으며, 그간 [친일파][창씨개명][서울시내 일제유산답사기][증언 반민특위][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실록 군인 박정희][반민특위 재판기록][강우규 의사 일대기] 등을 짓거나 풀어서 펴냈다. 친일문제를 연구한 것이 인연이 돼 2005년 6월 출범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3년가량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이후 한국언론재단 연구이사를 잠시 지내기도 했다. 요즘은 집에서 주로 인문학 분야의 책읽기와 글쓰기로 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블로그,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서울 독립문 네거리 인근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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