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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침묵 3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님의 침묵, 생의 예술

늙은코난(OLD CONAN) 추천 문학, 시, 소설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엣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배움/시 2010.07.03

시) 만해 한용운 - 복종, 알 수 없어요, 나룻배와 행인

늙은코난(OLD CONAN) 추천 문학, 시, 소설 복종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 더 달콤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복종하려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알 수 없어요 바람도 없는 공중에서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이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

배움/시 2010.07.03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인사말, 나의 길

늙은코난(OLD CONAN) 추천 문학, 시, 소설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인사말, 나의 길 독자에게 (한용운의 인사말) 독자여, 나는 시인으로 여러분의 앞에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합니다. 여러분이 나의 시를 앍을 때에, 나는 슬퍼하고 스스로 슬퍼할 줄 압니다. 나는 나의 시를 독자의 자손에게까지 읽히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 때에는 나의 시를 읽는 것이 늦은 봄의 꽃 수풀에 앉아서, 마른 국화를 비벼서 코에 대는 것과 같을는지 모르겠습니다. 밤은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설악산의 무거운 그림자는 엷어 갑니다. 새벽종을 기다리면서 봇을 던집니다. - 乙丑 8월 29일 밤 - 나의 길 이 세상에는 길이 많기도 합니다. 산에는 들길이 있습니다. 바다에는 뱃길이 있습니다. 공중에는 달과 별의 길..

배움/시 201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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