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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3

시) 시인 김영랑 作 모란이 피기까지는,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오매 단풍 들것네, 내 마음을 아실 이

시인 김영랑 詩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어느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게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 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르러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은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

배움/시 2010.07.14

시) 시인 이장희 作 봄은 고야이로다, 청천의 유방

이장희 詩 봄은 고양이로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우리로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청천의 유방 어머니 어머니라고 어린 마음으로 가만히 부르고 싶은 푸른 하늘에 따스한 봄이 흐르고 또 흰 별을 놓으며 불룩한 유방이 달려 있어 이슬 맺힌 포도 송이보다 더 아름다와라. 탐스러운 유방을 볼지어다. 아아 유방으로서 달콤한 젖이 방울지려 하누나 이때야말로 애구의 정이 눈물 겨웁고 주린 식욕이 입을 벌리도다. 이 무심한 식욕 이 복스러운 유방... 쓸쓸한 심령이여 쏜살같이 날라지어다. 푸른 하늘에 날라지어다. -----..

배움/시 2010.07.14

시) 시인 이상 作 거울, 꽃나무, 절벽, 오감도

이상 詩 거울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꽃나무 벌판한복판에꽃나무하나가있소. 근처에는꽃나무가하나도없소. 꽃나무는 제가생각하는꽃나무를열심으로생각하는것처럼열심으로꽃을피워가지고섰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에게갈수없소. 나는막달아났소. 한꽃나무를위 하야그러는것처럼나는참그런이상스런흉내를내었소. 절..

배움/시 2010.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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