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요리

술) 술문화, 음주관,

올드코난 2010. 7. 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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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의 음주관


파리의 유명한 술집
'해리즈 뉴욕 바'에 걸려 있는 글귀 속에 서양인의 음주관이 잘 나타나 있다. 걱정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당신이 성공할 것이냐, 성공하지 못할 것이냐 가 그것이다. 성공할 것이라고? 그렇다면 걱정할 까닭이 없다.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면 당신의 걱정은 두 가지다. 건강이 유지될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병들 것이냐 가 그것이다. 건강할 수 있다면 걱정할 까닭이 없다. 만일 당신이 병들었다면 걱정할 것은 또다시 두 가지가 된다. 회생할 것이냐, 죽어 버릴 것이냐 가 걱정인 것이다. 회생한다면 무슨 걱정이랴. 당신이 죽는다고 치면 또다시 걱정거리는 두 가지밖에 안된다. 천당에 갈 것이냐, 지옥에 떨어질 것이냐 가 문제인 것이다. 지옥에 떨어진다고 치자. 그 곳에 먼저 가 있을 당신의 옛 술친구들과 악수를 하기 바빠 걱정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이다.

 

독일인에게서 배워야할 음주문화

 

맥주의 나라 독일은 음주가 생활의 일부다. 맥주가 이들의 기록에 등장하는 것은 10세기쯤. 그러니까 천 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맥주를 마신 역사가 오래된 만큼 독일인의 술문화 또한 상당히 성숙됐다고 볼 수 있다. 성숙된 독일의 음주 문화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음주는 대화를 즐기기 위한 하나의 도구다. 라인강변에 자리자고 있는 쾰른과 뒤셀도르프의 술집 거리는 주말이면 새벽 2시까지 흥청거린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취흥이 도도해져도 결코 고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맥주는 대회를 윤기있게 하는 촉매제 역할만을 하는 것이다.

둘째, 음주는 하되 법 테두리를 지킨다. 독일에는 곳곳에 비어가르텐으로 불리는 맥주집이 산재해 있고 주택가에도 술집이 자리잡고 있다. 이 맥주집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영업을 하는 데는 사생활 보호를 위해 밤 10시 반 이후에는 옥외에서는 술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엄격한 법이 있고 이를 업주들이 철저히 지킨다는 것이다. 주택가의 비어카르텐이 인기를 끄는 데는 음주운전을 피하려는 독일인들의 지혜도 배어 있다. 독일인들은 요즘 술자리가 있는 날이면 으레 순번을 정해 그 날의 운전자 1 명을 정하고 이 운전자는 술자리에서 대화만 즐기되 음주는 거의 하지 않는다. 엄격한 독일 경찰의 법집행과 그에 걸맞는 독일인의 합리적인 음주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셋째, 더치페이로 음주량을 조절한다. 독일의 맥주는 유난히 구수하고 맛이 좋다. 16세기에 제정된 독일 특유의 맥주 순수법에 따라 맥주보리에다 호프와 효모, 물만으로 맥주를 숙성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번 마시게 되면 구수한 맛에 빠져 폭음하게 될 것 같은데 현실은 다르다. 독일의 술집에서는 술값 계 산을 치사하게(?) 각자 해야 한다. 따라서 남에게 술을 강요하고 싶으면 자기가 술을 사야만 한다. 그러나 독일같이 비자금이나 촌지가 없는 맑은 사회에서 술값을 대신 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연히 강권이나 폭음하는 술자리는 거의 없고 주량은 스스로의 주머니 사정에 따라 절제될 수밖에 없다. 뮌헨의 10월 축제를 보면 보름 동안 7백만 명이라는 대규모 인파가 전세계에서 몰려와 독일의 맥주만을 위해 축제를 벌인다. 마시고 싶은 만큼 마시고 얘기하고 싶은 만큼 얘기한다. 그러나 불상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술 판매를 엄격히 제한하는 미국

 

자유의 나라라고 알려져 있는 미국이지만 술에 관한 한 무한정 자유로울 것으로 생각했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미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옥외에서는 술을 마실 수 없다. 미국에 사는 교민들이 가끔 야유회를 하면서 술을 마시다 미국 경찰에 단속을 당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운동경기장에 술을 갖고 들어갈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 옥외에서 술 마시는데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 보니 심지어는 알코올 중독자들도 거리에서 술을 마실 때는 술 병을 종이 봉투에 감춘 채 몰래 마실 정도다.

 

술 판매 제도도 매우 엄격해서 지정 업소 이외에서는 술 판매가 금지되어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구멍가게 체인인 세븐 일레븐에서도 빵과 음료수 등의 생필품 외에 술은 팔지 않는다. 술을 판매하려면 우선 주정부나 시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주에서는 신규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다만 술 판매권을 반납한 업소가 있을 경우에 한하여 한정적으로 주류 판매허가를 내주고 있어서 술 판매소는 늘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는 허가 없으면 팔 수 없기 때문에 단골 식당이라 해도 술을 먹고 싶을 때는 손님이 직접 갖고 가서 먹어야 한다. 술 판매허가가 있다고 해도 언제나 파는 것이 아니다. 특히 일요일에는 술을 팔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일요일에 집에 손님을 초대해 파티를 열 경우라면 토요일에 미리 술을 사두어야 한다.

 

미국인들의 음주 행태를 보면 우리와 너무도 다른 면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선 주량을 봐도 한국인들보다 훨씬 적게 마신다. 물론 양주가 우리나라 소주에 비하면 독하기는 하지만, 한국인들끼리 양주 한 병을 놓고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마시는 것을 보면 미국인들은 혀를 내두른다.

 

한국의 남자 직장인들이 퇴근해서 각종 술자리를 갖는 것에 비해 미국인들은 곧바로 헬스클럽에 들르거나 집 근처 공원에서 조깅을 하면서 건강을 다진다. 남자들끼리 몰려 다니는 경우는 드물고 술자리 사교 모임엔 부부동반이 상식이다. 남편들은 일찍 집으로 들어가 부인을 도와 저녁 준비를 하거나 설거지를 거들거나 하지 않으면 언제든 이혼 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

 

아무 곳에서나 술을 살 수 있고, 아무 때나, 아무 데서나 술을 마실 수 있으며 맘껏 취할 수 있고 술 때문에 벌인 실수도 적당히 양해가 되는 한국의 음주문화. 술에 관한 한 한국은 가히 지상천국이 아닌가? 미국의 음주문화는 함께 어울려 술을 마시더라도 서로 잔을 권하거나 2차를 가는 일이 거의 없고 취해서 비틀거릴 정도로 마시는 사람도 드물다.술값도 특정인이 사겠다고 선언하지 않는 한 각자 계산한다. 뉴욕 술집에서는 대부분 '해피 아워(happy hour)'라는걸 설정해 오후 5시반부터 1∼2시간동안 운영한다. 이 시간에는 술값을 절반으로 깎아주거나 간단한 안주를 무료로 제공한다.

 

일본의 음주문화

 

일본의 직장인들이 찾는 대표적인 선술집은 '술이 있는 곳' 이라는 뜻의 이자카야(居酒屋). 이런 대중적인 술집은 문 앞에 빨간 종이등(아카초칭-赤提燈)을 내걸어서 눈에 잘 띈다. 큰 길가에 있는 이자카야 '무사시보'는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보편적인 선술집으로 생맥주 한 잔에 4백엔, 간단한 안주 한 접시에 7∼8백엔을 받는다. 모듬 생선회도 한 접시에 1천엔을 넘지 않는다. 절대로 남길 정도는 나오지 않는다. 우리네 눈으로 보면 양이 적겠지만 대신 싸고 깔끔하다. 직장 동료들끼리 모여 술잔을 기울이지만, 술잔을 돌리거나 못한다는 술을 강요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각자 자기가 즐기고 술을 시켜 주량 만큼만 마신다. 같이 온 일행 동료끼리 각각 다른 종류의 술을 놓고 마시는 모습은 쉽게 눈에 띈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조금 마시고 아직 바닥이 드러나지 않은 술잔에 상대방이 시킨 술을 따라서 늘 가득 하도록 해 놓는다. 이른바 첨잔 방식이 일본식 주법이다. 술자리는 보통 한 시간이나 길어야 두 시간 정도. 다음 날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정도만 마시는 경우가 보통이다. 집들이 멀어서 마지막 전차를 놓치면 큰일난다는 현실적인 인식들도 작용한다. 각자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 많이 시키지도 않는다. 따라서 일본의 선술집에서 큰소리를 내거나 취해서 주정하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남에게 피해 주는 것을 무엇보다 꺼려하는 문화 속에서 형성된 술집 풍속도다. 이런 모습은 술값을 치를 때도 그대로 나타난다. '와리깡'이라고 해서 일행이 똑같이 나눠 내거나 자기가 시켜서 먹고 마신 것에 대한 값만 내는 것이 보통이다. 언뜻 야박하게도 보이지만 역시 남에게 신세지기를 삼가고 분수를 지키려는 일본인들의 합리성이 엿보인다. 주머니 사정에도 건강에도 큰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일본의 음주문화다.

 

일본은 자동 판매기의 천국이다. 물론 술도 자동 판매기에서 살 수 있다. 일본 전역에는 20만 대에 가까운 주류 자판기가 있다. 대부분 맥주를 파는 자판기지만 그 가운데는 위스키나 청주를 파는 것도 있다. 자판기를 통한 주류판매고는 연간 4천억 엔. 일본 전체 술 시장의 10%나 된다. 이런 주류 자판기가 문제시 되는 것은 미성년자들이 자판기에서 술을 사서 마신다는 점이다. 여론이 들끓자 주류 판매상들은 밤 11시부터는 주류 자판기를 끄겠다는 개선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별 효과가 없자 이번에는 아예 미성년자들이 술을 살 수 없는 연령 식별 자판기를 개발했다. 이 자판기에서 술을 자려면 운전 면허증을 집어 넣어야 한다. 면허증에 표시된 연령이 스무 살을 넘어야만 술이 나온다. 그러나 이런 자판기도 미성년자가 다른 사람의 면허증으로 술을 사면 그만이다. 결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류 자판기를 없애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일본 소매주류판매조합은 오는 1999년까지 모든 주류 자판기를 없애기로 결의했다. 연간 4천억 엔의 수입을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건전한 음주 문화를 위해서는 판매업자와 소비자들의 협조와 철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중국, 독주 덜 마시기 운동

 

중국에는 모두 4500여 종의 술이 생산되고 있고, 이 가운데 명주 칭호를 받는 술로는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마오타이, 죽엽청주, 오량액을 비롯해 8가지가 있다. 이들 명주의 공통된 특징은 모두 45도 이상의 독한 술로 좋은 물과 양질의 고량을 원료로 하는 순곡주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명주는 대부분 가짜가 많고 비싸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우리나라의 고량주와 비슷한 바이지우(白酒)를 즐긴다. 백주는 중국인들에게 일상적인 음료수일 뿐 아니라 주요한 교제 수단으로 취급되고 있다. 또한 중국 역사상 영웅 호걸들은 대부분 술을 엄청나게 즐기는 호주가로 묘사돼 있으며, 따라서 지금의 젊은이들에게도 술을 마시는 것이 큰 자랑거리로 여겨지는 경향이 아직 남아 있다. 또 중국인들에게 공적이건 사적인 일이건 대부분 술자리에서 결정되며 특히 사업상 상담 책임자가 술이 약할 경우, 우리의 술상무라고 할만한 陪酒員 동반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음주관습 때문에 중국의 술 산업은 매년 급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전국에 4 만 여 개의 술 공장이 가동 중이다.

 

백주는 대부분 쌀이나 보리, 옥수수 등 곡식을 주원료로 제조되고 백주를 만드는 곡식은 연간 1432만 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11백만 인구의 북경 시민 전체가 3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엄청난 분량이다. 이에 따라 이제 막 식량 자급 자족을 이룬 중국은 식량절약과 국민건강 보호 차원에서 백주 덜 마시기 운동을 강력하게 전개하고 있다. 지난 해 중국은 국무원 산하 23개 부서가 공식 연회석상에서 공직자가 백주를 마시지 말 것을 결의했다. 중국 당국은 또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세계 경작 총 면적의 7%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세계 인구의 22%를 차지하는 중국인을 먹여 살려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백주 덜 마시기 운동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와 함께 건강 보호 차원에서 백주보다는 도수가 훨씬 낮은 과일주나 맥주를 마실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포도주 소비가 점차 늘어나고 젊은이들은 맥주를 선호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반부패 투쟁의 명분으로 근무 시간 중 백주 금주운동을 동시에 전개하고 있다. 공금으로 먹고 마시는 것이 습관화된 중국 관리들에게는 엄청난 고통이지만 이것도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 같다. 오찬 석상이든 만찬 석상이든 어디에서든지 공직자들의 행사에서 맥주나 과실주 외에 백주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식량 절약, 건강 보호, 반부패 투쟁이라는 3대 목표를 내걸고 시작한 독한 술 덜 마시기 운동은 점차 전 인민들의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

 

술은 반드시 식사할 때 반주형식으로 곁들이고 손님 접대시는 물론 친구들과 어울릴 때 빠져선 안되는 것이다. 즐겨 마시는 술은 맥주이지만 대취할 때까지 마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손님을 초청한 경우 술을 많이 마시도록 권하지만 초대한 손님이 술을 피하면 자신을 무시한다고 받아들인다.

 

프랑스

 

프랑스 호객꾼의 수칙 관광도시 파리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지구촌의 모든 음식과 술을 맛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각국의 전통 음식을 파는 정식 레스토랑들이 간판을 내걸고 있고, 웬만한 골목 어귀에는 카페나 비스트로라는 이름의 간이 술집들이 오가는 손님들의 호기심을 끈다. 파리에서도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밤에 즐겨 찾는 명소로 카르티에 라탱에 있는 속칭 " 먹자골목"을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 사람에 1∼2만원 정도면 웬만큼 저녁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부담없는 가격과, 프랑스 음식은 말할 것도 없고 일식 꼬치에서부터 베트남 음식, 북아프리카의 쿠스쿠스를 망라하는 다양한 메뉴에다 그 나라 술까지 곁들일 수 있다는 게 이 골목 식당의 강점이다. 특히 집집마다 문 앞에 서 있는 호객꾼들은 다른 데서 찾아보기 힘든 이 골목의 명물이다. 이들은 보통 네댓 나라의 간단한 인사말 정도는 유창하게 구사하는데 "안녕하세요"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이들이 근무 수칙 세 가지는 이렇다.

 

 

하나, 자기 집에 들어오라고 두 번 이상 권하지 않는다.

, 절대로 손님을 따라가면서 붙잡지 않는다.

, 다른 사람들의 통행에 방해가 되지 말 것.

카메라에 잡힌 한 호객꾼의 행동에서 이들의 근무수칙이 결코 빈말이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떤 호객꾼은 즉석에서 행인들과 어울려 박수를 치며 노래판을 벌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자기 장사 밑천을 늘리려는지 외국인 관광객에게 그 나라 말을 물어 메모지에 적기도 한다. 이들은 손님을 '물어 오는' 대로 돈을 받는 뜨내기 신분이 아니라 월급제 정식 종업원이다. 직업의식과 자기 업소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 프랑스, 알콜중독 예방 캠페인 한창

- 프랑스인들 술 많이 마셔, 알콜관련 사망자 연 52

- 프랑스는 1인당 알콜소비량이 연평균 11리터 이상으로 개인당 소비량이 지극히 높은 나라로 나타나있다.

보도들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매년 알콜중독으로 52천명이 목숨을 잃는다. 이같은 재앙에 대처하기 이해 TV들은 전국질병보험(CNAM)과 프랑스 건강교육센터(CFES)의 협조를 얻어 최근에 다시 알콜중독예방을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래서 TV들은 알콜 피해를 줄이고 건강에 대한 각자의 책임감을 자각케 하기 위해 '한잔은 좋지만 3잔은 피해를 부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운동은 실상 지난 10년동안 이어져왔다. 그러나 프랑스가 알콜에 가장 많이 피해를 입고 있는 나라 중의 하나로 존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러한 운동이 큰 효과를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개인당 포도주 소비량은 지난 30년 동안에 반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인들은 여전히 세계에서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사람들축에 들어있다. 친구들끼리 한잔하고 아페리티프로 한잔하고 또 식사 때 한잔하고 이렇게 해서 1년에 1인당 평균 11.5리터를 마신다(1995). 이는 영국의 7.31리터, 아일랜드의 9.21리터를 훨씬 능가하는 것이다.

 

알콜 피해면에서도 프랑스에서는 알콜의 직접 또는 간접 피해로 1년에 5 2천명이 목숨을 잃는다. 또한 지방에 따라 어떤 지방은 더욱 심각하다. 가장 심한 지방은 노르 파 드 칼레(NORD-PAS-DE-CALAIS)로 이 지방에서는 주민 10만명당 33명꼴로 알콜 때문에 사망하고 있다. 브르타뉴(BRETAGNE) 28.5명이고 오트 노르망디(HAUTE-NORMANDIE) 26.7명으로 큰 대가를 치루고 있다.

 

스코틀랜드

 

오후 두 시. 술의 고장답게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의 술집들은 대낮부터 발 디딜 틈도 없었다. 마침 금요일 오후라 더 그랬다. 시끄러운 음악과 떠드는 소리. 우리나라 술집과 별 차이가 없었다. 단 하나, 앉을 의자가 별로 없다는 것을 빼면 말이다. 그러나 한 시간 이상 술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이들의 음주 습관을 발견하다. 술을 마시러 온 것인지, 수다를 떨기 위해 온 것인지 구분이 안된다. 안주 없이 맥주 한 병, 그리고 평균 두 시간씩 있는다. 남자고 여자고 무슨 할 얘기가 그리 많은지 수다만 떨고 있다. 진열대엔 위스키가 수두룩한데 위스키 마시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간혹 나이든 사람들이 향수에 젖어 위스키를 찾을 뿐이다.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나 온더락스로 마시는 사람도 없다. 물에 타 홀짝일 뿐이다. 역시 한 잔을 마시는데 최소한 한 시간이다. "하룻밤에 10잔 정도 마시는 사람이 가끔 있는데, 엄청난 술꾼이나 그렇게 마신다." 술집 주인의 말이다. 그래봐야 양주 반 병쯤 되는 양이 고작이다. 아무리 여러 명이 와도 술을 병으로 주문하는 법은 없다. 그렇게는 팔지도 않는다. 위스키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는 상상도 못한다. '치샤'라고 위스키 한 모금에 맥주 한 모금 마시는 음주법이 있긴 하지만, 이젠 옛날 이야기다. 스코틀랜드는 북쪽에 위치해 여름이면 밤 11시가 되어야 날이 어두워진다. 12시가 지나 집에 돌아갈 때도 취해서 비틀거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취하게 마시질 않으니 모두 차를 몰고 집에 가도 음주 운전 사고는 거의 없다. 교통 경찰이 순찰을 돌지만 술집에서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음주측정을 하는 경우는 없단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대학가 카페에도 칵테일이나 맥주가 주종이다. 최근에는 보드카가 인기지만 역시 칵테일로 마시기 때문에 알코올 농도는 매우 낮다. 밤새 문을 여는 나이트 클럽에는 춤추러 가는 곳이지 술 마시러 가는 곳이 아니다. 폭음으로 몸을 못 가누는 사람 또한 있을 리가 없다. 맥주나 칵테일은 일상화됐지만 위스키는 거의 마시지 않는다. 오히려 위스키 회사들이 걱정할 정도다. 위스키를 마셔도 2년 산, 5년산을 가장 많이 마신다. 12년산 이상이면 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되어 가격도 비싸고 특별한 날에만 마신다고 한다. 하룻밤에 위스키를 한 병 이상 마셔대고 12년산 위스키를 '싸구려' 취급하는 우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음주 문화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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