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시

시) 시인 양주동 作 산길, 산 넘고 물 건너, 나는 이 나랏 사람의 자손이외다

올드코난 2010. 7. 14. 17:51
반응형

시인 양주동 詩
 
산길

  1

  산길을 간다, 말 없이

  호울로 산길을 간다.

 

  해는 져서 새소리 그치고

  짐승의 발자취 그윽히 들리는

 

  산길을 간다, 말 없이

  밤에 호올로 산길을 간다.

 

  2

  고요한 밤

  어두운 수풀

 

  가도 가도 험한 수풀

  별 안 보이는 어두운 수풀

 

  산길은 험하다.

  산길은 멀다.

 

  3

  꿈같은 산길에

  화톳불 하나.

 

  (길 없는 산길은 언제나 끝나리)

  (캄캄한 밤은 언제나 새리)

 

  바위 위에

  화톳불 하나.

 

 

     산 넘고 물 건너

 

  산 넘고 물 건너

  내 그대를 보려 길 떠났노라.

 

  그대 있는 곳 산 밑이라기

  내 산 길을 토파 멀리 오너라.

 

  그대 있는 곳 바닷가라기

  내 물결을 헤치고 멀리 오너라.

 

  아아, 오늘도 잃어진 그대를 찾으려

  이름 모를 이 마을에 헤매이노라.

 

 

나는 이 나랏 사람의 자손이외다

 

  이 나랏 사람은

  마음이 그의 옷보다 희고,

  술과 노래를

 

  그의 아내와 같이 사랑합니다.

  나는 이 나랏 사람의 자손이외다.

 

  착하고 겸손하고

  꿈많고 웃음 많으나,

  힘없고 피없는

  이 나랏 사람-

  아아 나는 이 나랏 사람의 자손이외다.

 

  이 나랏 사람은

  마음이 그의 집보다 가난하고

  평화와 자유를

  그의 형제와 같이 사랑합니다.

  나는 이 나랏 사람의 자손이외다.

 

  외로웁고 쓸쑬하고

  괴로움 많고 눈물 많으나,

  숨결있고 생명있는

  이 나랏 사람-

  아아 나는 이 나라 사람의 자손이외다.


----------------------------------------------------------------

시인 양주동 (1903 – 1977) 소개 설명

개성 출생. 호는 무애. 와세다대학 불문과 졸업.<금성>지와 <문예공론>을 발간하면서 조선의 맥박등 일련의 작품을 발표했다. 대체로 시인 비평가로서의 그의 문단활동은 1922 - 1935년 경까지이며 그 뒤는 향가의 해독과 고려가요의 연구 등 국문학 연구에 전심했다. 그의 시세계의 특징은 민족꽈의 정신적 연대성, 그리고 가요적인 서정성에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