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4월 중순이 되고 있다. 봄이 무르익어가고 곧 여름이 오겠지. 길에는 벚꽃들이 활짝피고 있다. 이런 시기에 누구나 한번쯤은 여행을 꿈꾼다. 산과 들, 혹은 해외 여행... 그런데 박물관여행을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가끔은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박물관 관람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런데 문제가 있다. 박물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국립중앙 박물관 정도는 알지만 다른 곳은 아예 모른다. 뭘 알아야 가지.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 (아이와 함께 꼭 가봐야 할) 박물관 여행 101 (길지혜 지음)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3년전인 2014년에 처음 발간이 되었는데, 나는 작년 여름에 이 책을 처음 봤다. 우리나라 박물관이 얼마나 될까하는 간단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봤는데, 보면 볼수록 저자의 섬세한 배려와 박물관에 대한 애정과 진지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책을 보다 보면 해당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로 자세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리고 쉽게 설명을 해 주고 있다.
박물관이라는 소재로만 봐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며, 여행이라는 주제로 봐도 매우 잘 쓴 책이다. 아이가 있는 부모에게는 무조건 추천하고 싶으며 젊은 세대, 학생들에게 이 책을 참고로 박물관을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나 역시 책에 나온 박물관들을 차근차근 찾아가 볼 생각이다.
우리나라에 괜찮은 박물관이 많다는 것을 알려준 저자 길지혜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참고: 저자 길지혜]
길지혜(1983년 2월 12일 (만 32세))는 여행작가로 중학생 때 스피치 대회에서 국가대표로 뽑혀 타국 땅을 밟아본 것을 시작으로 해외여행에 발을 디뎠다. 회사 생활이 4년째에 접어들자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역마살이 꿈틀대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고민 끝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여행자의 삶을 시작했다. 그는 여행지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여행하는 것이 여행자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느 나라를 여행하든 가장 먼저 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만큼 그 나라의 문사철(文史哲)을 압축해 설명하고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관람이 끝날 때쯤이면 그곳에서 그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잡아둔 전시물 앞에 서서 이렇게 묻는다. “이제 이곳을 여행해도 될까요?” 그렇게 여행한 나라가 30개국 110여 개 도시다.어느 날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만나게 된 〈피에타〉는 그에게 또 다른 이정표를 제시해줬다. 〈피에타〉를 보고 느낀 감동이 우리나라 유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온 것이다. 그래서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국립중앙박물관부터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의 고졸한 미소는 〈피에타〉 앞에 섰을 때처럼 그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이 일을 계기로 그의 대한민국 박물관 여행이 시작되었다. 언어와 문화, 역사에 대한 이해 등 몇 겹의 벽을 통과해야만 감동의 기쁨을 허락하는 까다로운 타국의 유물과 달리, 우리의 유물은 감동을 막는 장막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유물들은 자신을 찾아준 관람객을 반갑게 품어줬다. 평범한 여행자가 ‘박물관 읽어주는 여자’를 자처하고 나선 이유는 박물관을 여행하며 박물관이 문턱 높은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박물관에는 우리의 뿌리와 삶이 있다. 박물관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역사의 장이자, 감성과 지식을 채워줄 통섭의 공간이자, 살아 있는 교과서 그 자체이다. 수천, 수만 년의 시간을 종으로 횡으로 여행하는 타임머신이 우리 주변 곳곳에 있는 박물관이다. 박물관 문을 열었을 때 밀려드는 묵직한 시간의 깊이에 전율을 느끼며 지금도 전국의 박말관 등을 여행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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