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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의시 23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잠 없는 꿈, 착인

만해 한용운(韓龍雲)의 詩 잠 없는 꿈 나는 어느 날 밤에 잠없는 꿈을 꾸었습니다. 『나의 님은 어디 있어요. 나는 님을 보러 가겠습니다. 님에게 가는 길을 가져다가 나에게 주세요, 님이여』 『너의 가려는 길은 너의 님이 오히려 길이다. 그 길을 가져다 너레게 주면 너의 님은 올 수가 없다』 『내가 가기만 하면 님은 아니 와도 관계가 없습니다』 『너의 님이 오히려 길을 너에게로 갖다 주면 너의 님은 다른 길로 오게 된다 네가 간대도 너의 님을 만날 수가 없다』 『그러면 그 길을 가져다가 나의 님에게 주셔요』 『너의 님에게 주는 것이 너에게 주는 것과 같다. 사람마다 저의 길이 각각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찌하여야 이별한 님을 만나보겠습니까』 『네가 너를 가져다가 너의 가려는 길에 주어라. 그리하고 쉬지..

배움/시 2010.07.08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포도주, 진 주, 자유정조(自由貞操)

만해 한용운(韓龍雲)의 詩 포도주 가을 바람과 아침 볕에 마치맞게 익은 향기로운 포도를 따서 술을 빚었습니다. 그 술 괴는 향기는 가을 하늘을 물들였습니다. 님이여, 그 술을 연잎잔에 가득히 무어서 님에게 드리겠습니다. 님이여, 떨리는 손으로 거쳐서 타오르는 입술을 축이셔요. 임이여, 그 술은 한 밤을 지나면 눈물이 됩니다. 아아, 한 밤을 지나면 포도주가 눈물이 되지마는, 또 한 밤을 지나면 나의 눈물이 다른 포도주가 됩니다. 오오, 임이여! 진 주 언제인지 내가 바닷가에 가서 조개를 주웠지요. 당신은 나의 치마를 걷어 주셨어요, 진흙 묻는다고. 집에 와서는 나를 어린아이 같다고 하셨지요, 조개를 주워다가 장난한다고. 그리고 나가시더니 금강석을 사다 주셨습니다, 당신이. 나는 그 때에 조개 속에서 진주..

배움/시 2010.07.08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길이 막혀, 달을 보며, 후 회

만해 한용운(韓龍雲)의 詩 길이 막혀 당신의 얼굴은 달도 아니건만 산 넘고 물 넘어 나의 마음을 바칩니다. 나의 손길은 왜 그리 짧아서 눈 앞에 보이는 당신의 가슴을 못 만지나요. 당신이 오기로 못 올 것이 무엇이며 내가 가기로 못 갈 것이 없지마는 산에는 사다리가 없고 물에는 배가 없어요. 뉘라서 사다리를 떼고 배를 깨뜨렸습니까. 나는 보석으로 사다리를 놓고 진주로 배 모아요. 오시려도 길이 막혀 못 오시는 당신을 기루어요. 달을 보며 달은 밝고 당신이 하도 기루었습니다. 자던 옷을 고쳐 입고, 뜰에 나와 퍼지르고 앉아서, 달을 한참 보았습니다. 달은 차차차 당신의 얼굴이 되더니 넓은 이마, 둥근 코, 아름다운 수욤이 역력히 보입니다. 간 해에는 당신의 얼굴이 달로 보이더니, 오늘 밤에는 달이 당신의 ..

배움/시 201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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