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시

고전) 구지가 - 작품해설

올드코난 2010. 7. 14.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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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가

 

    龜何龜何 거북아 거북아

 

    首其現也 머리를 내어라

 

    若不現也 내놓지 않으면

 

    燔灼而喫也 구워서 먹으리

 

형식 - 4구체 한역시가, 서사적 서정시

셩격 - 주술요, 노동요, 집단가요, 집단무가

주제 - 수로왕 강림 기원

표현 - 주술적 표현, 명령어법, 직설적 표현

의의

   현전 최고의 집단 무요(舞謠)

   주술성을 지닌 현전 최고의 노동요

별칭 - 영군가, 영신군가, 구지봉 영신가, 가락국가

구지가의 해석

   잡귀를 쫓는 주문으로 보는 견해

   영신제의 절차 중에서 가장 중추가 되는 희생 무용에서 가창된 노래라는 견해

   원시인들의 강렬한 성욕을 표현한 노래로 보는 견해

   거북점을 칠 때 부른 노래라는 견해

    그러나 700여년 후 성덕왕 때 불려졌다는 내용 및 주제가 같은 해가와 연결시켜 볼  때 원시 주술적 집단 무요로 부는 것이 유력하다.

 

시가에 반영된 사상 - 무속신앙, 동물 숭배 사상(토테미즘)

같은 집단 가요 - 향두가, 강강수월래, 쾌지나칭칭나네, 모내기 노래

유사한 노래 - 해가

위협적 언사가 가지는 의미 - 소망의 강렬성

거북의 상징적 의미 - 신령스러운 존재, 오래 삶, 신 또는 임금, 새 생명

집단 무요가 오늘까지 전승되는 이유 - 소원 성취를 위한 주술성이 있기 때문에

구지가와 해가의 공통점

    주술적 성격의 집단 무요

   원시 종교 의식과 관계가 깊음 

   동물 숭배 사상의 반영

   제의적 성격

감상

 

이 노래는 원래 우리말로 불리던 것이 한역되어  전하므로 그 원형은 알 수 없으나 영신군가, 영신가, 가락국가 등으로 불리는 가락국 건국  신화에 나오는 삽입가요이다. 향가의 4구체와 비슷한 형식을 가진 이 노래는 수로왕 강림의식에서  불리어진 주술적 집단 무요이다.

이 노래는 노동요로 보는 견해, 잡귀를  쫓는 주술요로 보는 견해, 원시인들의 성욕에  대한 은유적 표현으로 보는 견해, 영신제의 희생무용에서 불려진 노래 등의 견해가 있으나, 700년 후 성덕왕 때 불려졌다는 '해가'와 연결해 본다면 원시 주술적 집단 무요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옛 기록상의 연대로는 황조가나 도솔가보다 후대의 작품인 이 노래는 동북 아시아를 중심으로 고대인 신앙의 바탕이 된 샤머니즘을 근간으로 하고 있어 그들 노래보다 훨씬 이전의 노래일 것이다. 한편 이 노래는 소박, 단순한 고대인의  정신을 나타내고 있다. 거북은 신군을 상징하는 말로, 머리는 생명의 근원을 상징하는 말로 볼 수 있으나, 이 노래의 근본적인  성격은 소망(새로운 왕의 영접)을 성취시키기 위하여 주술적으로 불린 집단  무요라 할 수 있다.

 

해설

 

제의적인 집단요로 현전하는 최고의 작품은 <구지가>이다. 김수로왕의 출현을 기대하는 가락국의 구간(九干)이 인도하는 무리가 구지봉에서 부른 집단요이기도 하다.

 

'머리를 내어 놓는다'는 말이 바로 '수로(首露)'이다. 구워서 먹겠다는 것은 물과 관련된 거북을 불로 위협해서 분발하도록 한 역설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해서 봄이 태어나고 나라의 시조가 태어났다. 수로왕은 아기인 채로 숭앙의 대상이 된  점에서 혁거세와 같다고 하겠으나, 탄생의 신이함이 더욱 강조되어 있어서 주목된다. 구지가는 <굿노래>  한 대목이지만 굿을 하지 않을 때에도, 무당이 아닌 예사 사람도 부르는  노래로 떨어져 나오지 않았나 싶다. 상대방을 위협하면서 소원을 이루자는  노래로 널리 전승되어 와 오늘날  들을 수 있는 동요로도 이어진 것같다.(조동일, 한국문학통사,지식산업사,1988)

이와 같은 조동일님의 견해에 대한 방증을 아이들이 모래집을 만들며 부르는 노래에서 찾을 수 있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물론 이와 같은 현재의 동요에는 위협의 내용은 없다. 그러나  어떤 대상을 정해놓고 그 대상에게 자신의 소원을 빌어서 그것을 이루고자 하는 기본 심리는 같다. 이것은 다시 구지가와 같은 원시 종합 예술에서 분화된지 오래지 않은 문학 형태의 방증이 될 수 있다.

구지가를 '실제의 민족 이동과 건국'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다.

가락국 지역의 구간들이 지배하는 지역의 백성들을, '거북'을 신앙의 대상으로 섬기는 거북 토템의 부족이었다고 가정할 수 있다. 구지봉이라는 명칭은 거북의 봉우리이지 수로의 봉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거북 토템 신앙을 지니고 있는 9개 부족 연합 형태의 느슨하고 미약한 집단에 하늘에서, 실제로는 북쪽일 것이다, 강력하고도 많은 수의 이주민들이 내려온다. 이들의 힘은 막강해서 구간들은 항쟁에 대한 꿈도 꾸지 못한 채 그들을 받아들인다.  그들은 모두 하늘의 자손임을 자랑하는  천신족들이다. 이들은 거북 토템의  상징인 구지봉을 신성 모독한다. 그 방법이 파헤치는 것이다. 거북의 생명 상징인 구지봉 꼭대기는 거북 토템에게 제사를 지내던 신성 장소였을 것이다. 그러한 산마루에서 자신들, 즉 천신족의  강림을 기원하라는 이야기는 모든 것을 완전히 포기하고 투항하라는 위협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결국 구지가에서 노래 가사만 보았을 때에는 거북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천신족에 의해 자신들의 신앙의 대상인 거북에게  명령하도록 강요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후에 만들어진 해가는 이미 역사적  내용은 잊혀진 '단지 노래의 흔적과 설화'에 의해 만들어진 주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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