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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95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비, 어느 것이 참이냐, 여름밤이 길어

늙은코난(OLD CONAN) 추천 문학, 시, 소설 만해 한용운(韓龍雲) 비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 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비는 해를 가리고 하늘을 가리고, 세상 사람들의 눈을 가립니다. 그러나 비는 번개와 무지개를 가리지 않습니다. 나는 번개가 되어 무지개를 타고, 당신에게 가서 사랑의 팔에 감기고자 합니다. 비오는 날 가만히 가서 당신의 침묵을 가져온대도, 당신의 주인은 알 수가 없습니다. 만일 당신이 비오는 날에 오신다면, 나는 연잎으로 웃옷을 지어서 보내겠습니다. 당신이 비오는 날에 연잎옷을 입고 오시면, 이 세상에는 알 사람이 없습니다. 당신이 비 가운데로 가만히 오셔서 나의 눈물을 가져 가신대도 영원한 비밀이 될 것입니다.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 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어..

배움/시 2010.07.03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하나가 되어 주셔요, 나의 꿈, 명 상

늙은코난(OLD CONAN) 추천 문학, 시, 소설 만해 한용운(韓龍雲) 하나가 되어 주셔요 님이여, 나의 마음을 가져가려거든 마음을 가진 나에게서 가져가셔요. 그리하여 나로 하여금 님에게서 하나가 되게 하셔요. 그렇지 아니하거든 나에게 고통만 주지 마시고 님의 마음을 다 주셔요. 그리고 마음을 가진 님에게서 나에게 주셔요. 그래서 님으로 하여금 나에게서 하나가 되게 하셔요. 그렇지 아니하거든 나의 마음을 돌려 주셔요. 그리고 나에게 고통을 주셔요. 그러면 나는 나의 마름을 가지고 님이 주시는 고통을 사랑하겠습니다. 나의 꿈 당신이 맑은 새벽에 나무 그늘 사이에서 산보할 때에, 나의 꿈은 작은 별이 되어서 당신의 머리 위를 지키고 있겠습니다. 당신이 여름날에 더위를 못 이기어 낮잠을 자거든, 나의 꿈은 ..

배움/시 2010.07.03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나의 노래, 고적한 밤

늙은코난(OLD CONAN) 추천 문학, 시, 소설 만해 한용운(韓龍雲) 나의 노래 나의 노래가락의 고저 장단은 대중이 없습니다. 그래서 세속의 노래 곡조와는 조금도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나의 오래가 세속 곡조에 맞지 않는 것을 조금도 애달파하지 않습니다. 나의 노래는 세속의 노래와 다르지 아니하면 아니 되는 까닭입니다. 곡조는 노래의 결함을 억지로 조절하려는 것입니다. 곡조는 부자연한 노래를 사람의 망상으로 토막쳐 놓은 것입니다. 참된 노래에 곡조를 붙이는 것은 노래의 자연에 치욕입니다. 님의 얼굴에 단장을 하는 것이 도리어 흠이 되는 것과 같이, 나의 노래에 곡조를 붙이면 도리어 결함이 됩니다. 나의 노래는 사랑의 신(神)을 울립니다. 나의 노래는 처녀의 청춘을 쥐어짜서, 보기도 어려운 맑은 ..

배움/시 2010.07.03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나는 잊고자, 당신이 가신 때, 떠날 때의 님의 얼굴

늙은코난(OLD CONAN) 추천 문학, 시, 소설 만해 한용운(韓龍雲) 나는 잊고자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자 하여요. 잊고자 할수록 생각하기로 행여 잊을까 하고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잊으려면 생각하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지도 말고 생각도 말아 볼까요. 잊든지 생각하든지 내버려 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 되고 끊임없는 생각생각에 님뿐인데 어찌하여요. 구태여 잊으려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시 죽음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하여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자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 당신이 가신 때 당신이 가시 때에 나는 다른 시골에 병들어 누워서 이별의 키스도 못하였습니다. 그때는 가을바람이 처음으로 와서 단풍이 한 가지에 두서너 잎이 붉었습니다. 나는..

배움/시 2010.07.03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당신이 아니더면, 사랑의 존재, 사랑의 측량

늙은코난(OLD CONAN) 추천 문학, 시, 소설 만해 한용운(韓龍雲) 당신이 아니더면 당신이 아니더면 포시럽고 매끄럽던 얼굴에 왜 주름살이 접혀요. 당신이 기룹지만 않다면, 언제까지라도 나는 늙지 아니할 테여요. 맨 처름에 당신에게 안기던 그때대로 있을 테여요. 그러나 늙고 병들고 죽기까지라도, 당신 때문이라면 나는 싫지 않아요. 나에게 생명을 주든지 죽음을 주든지 당신의 뜻대로만 하셔요. 나는 곧 당신이어요. 사랑의 존재 사랑을 사랑이라고 하면, 벌써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을 이름지을 만한 말이나 글이 어디있습니까. 미소에 눌려서 괴로운 듯한 장미빛 입술인들 그것을 스칠 수가 있습니까. 눈물의 뒤에 숨어서 슬픔의 흑암면(黑闇面)을 반사하는 가을 물결의 눈인들 그것을 비칠 수가 있습니까. 그림자 없는..

배움/시 2010.07.03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이별은 미의 창조, 참아주셔요 (참아주세요), 그를 보내며

늙은코난(OLD CONAN) 추천 문학, 시, 소설 만해 한용운(韓龍雲) 이별은 미의 창조 이별은 미의 창조입니다. 이별의 미는 아침의 바탕(質)없는 황금과 밤의 올 없는 검은 비단과, 죽음 없는 영원한 생명과, 시들지 않는 하늘의 푸른 꽃에도 없습니다. 님이여, 이별이 아니면 나는 눈물에서 죽었다가 웃음에서 다시 살아날 수가 없습니다. 오오, 이별이여. 미는 이별의 창조입니다. 참아주셔요 (참아 주세요) 나는 당신의 이별하지 아니할 수가 없습니다. 님이여, 나의 이별을 참아주셔요. 당신은 고개를 넘어갈 때에 나를 돌아보지 마셔요. 나의 몸은 한 작은 모래 속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님이여, 이별을 참을 수가 없거든, 나의 죽음을 참아주셔요 나의 생명의 배는 부끄럼의 땀과 바다에서, 스스로 폭침(爆沈)하려..

배움/시 2010.07.03

시) 랭보의 시집 - 지옥에서 보낸 한철 中 이별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 中 이별 Adieu 이 별 벌써 가을인가! - 그렇다 하더라도, 어째서 하나의 영구불변 (永久不變)의 태양을 아끼는가. 설령 우리가 옮겨가는 계절의 사이사이에서 사멸하는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 천계의 광명의 발견에 관여할 각오를 정한 이상에는. 가을이다. 자욱하게 서 움직이지 않는 안개 속으로 떠오르는 우리들의 배는, 비참의 항구를 향하여, 화염과 진흙이 붙은 하 늘을 짊어진 거대한 거리를 향하여, 뱃머리를 돌린다. 아아! 썩 은 누더기여, 비에 젖은 빵이여. 곤드레 만드레로 취한 취기여. 나를 십자가에 걸은 수많은 애욕이여! 이미 죽어서, 심판을 받 게 될 무수한..

배움/시 2010.06.30

시) 랭보의 시집 - 지옥에서 보낸 한철 中 아침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 中 아침 Matin 아 침 나에게도, 한번 쯤은, 사랑스러운 영웅적인 우화(寓話)를 생각 케하는 따위 황금의 종이 위에 써두어야 할, 하나의 청춘이 있 지 않았던가, - 너무나 운이 좋았던 청춘이! 그 어떤 죄(罪) 때 문에 그 어떤 잘못 때문에 나는 오늘 지금의 이 쇠약한 모습의 보상을 얻은 것인가? 당신네들이 슬픔에 흐느껴 운다든가, 병 자들이 절망하고 있다든가 죽은 사람들이 악몽에 짓눌린다든가 그런 것을 주장하는 분들이여, 나의 전락과 나의 깊은 잠을 얘 기해주지 않겠는가. 나로 말하면, 나의 전락과 나의 깊은 잠을 얘기해주지 않겠는가. 나로 말하면, 나에겐, 저 주..

배움/시 2010.06.30

시) 랭보의 시집 - 지옥에서 보낸 한철 中 섬광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 中 섬광 L'Eclair 섬광(閃光) 인간의 노동! 이것이, 내가 있는 심연은 때때로 번개와 같이 비치는 폭발이다. "비어있는 것 따위는 아무것도 없다. 과학을 향해서, 자 전진 이다!" 근대(近代)의 '전도자'가, 즉 세간사람들 전부가 그렇게 외친다. 그래도 역시 사악한 놈이랑 게으른 놈의 시체는, 다른 사람들의 심장 위에 무겁게 떨어지는 것이다.… 아! 서둘러라, 좀더 급히. 밤의 어둠을 넘어서, 저편에는 미래(未來)의 영겁 (永劫)의 그 보상이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그것을 놓쳐버리 는 것인가?… - 나에게 이 세상에서 무엇이 가능한가? 나도 노동을 알고 있 다. ..

배움/시 2010.06.30

시) 랭보의 시집 - 지옥에서 보낸 한철 中 불가능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Jean Nicolas Arthur Rimbaud, 지옥에서의 한 계절 Une Saison en Enfer 中 불가능 L'Impossible 불가능 아 - 나의 소년시절의 - 저 생활. 일년 내내 거리를 헤매고 다 녔고, 초자연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절식(節食)을 하고 거지중 의 상거지보다도 더 이욕(利慾)에 초연하였고, 고향도 없고 친 구도 없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었다. 생각하면 얼마나 어리석 은 일이었을까. - 그리고 나는 이제야 겨우 그것을 깨달았다! - 내가 저 사나이들을 경멸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 우리의 여자 들의 정결과 건강에 기생하여 단 한 번의 애무의 기회라도 놓치 지 않으려 하고 있었던 저 사나이들을 경멸한 것은. 하기야 오 늘에 와서는 여자들이 우리와 ..

배움/시 201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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