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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의 전승민화 - 인간 세상에 온 하계의 왕자

올드코난 2010. 6. 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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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의 전승민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교훈있는 글

삶의 지혜가 있는 글

-유태인의 전승민화에서 배우는

생활철학과 지혜


인간 세상에 온 하계의 왕자

 

  어느 마을에 부자가 살고 있었다. 그 부자는 재물이 많을 뿐 아니라 현명하고

자비롭기로 소문이 나 있는 사람이었다. 그 아내 또한 정이 많은 여자로 어려운

사람을 보면 항상 도와주고 힘이 되어 주곤 하였다.

  그런데 이들 부부에게 근심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슬하에 자식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부부의 집에 어떤 초라한 부인 네가 찾아왔다.

그녀는 비록 헐벗었지만 덕망이 있어 보였는데 그녀는 어린 계집아이를 데리고

있었다. 그 부인은 이 집의 안주인의 발 밑에 엎드려 애원을 했다.

  "이 아이와 저는 집도 친지도 없는 불쌍한 모녀입니다. 부디 이 집에서

일하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만일 저희에게 동정을 베풀어서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안주인은 기품 있어 보이는 부인의 딱한 처지에 동정이 갔다.

  "그렇게 하게나. 이 집에서 우리와 함께 살도록 하세."

  "정말, 감사합니다. 이젠 더 이사 바랄 게 없습니다. 이 집의 하인으로서 정말

열심히 일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렇게 하여 이 집의 하인이 된 모녀는 그 어떤 하인들보다 열심히 일했다.

그들 모녀는 아무리 고된 일도 기쁜 얼굴로 정성껏 해내었기 때문에, 곧 그들

모녀는 주인 내외로부터 따뜻한 대접을 받게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죽고 딸만 남게 되었다. 주인 내외는 그 어린

딸을 마치 자기들의 친딸인 것처럼 소중하게 여겨 주었다. 안주인은 그녀에게

예의규범을 가르쳐서 여느 양가집 딸 못지 않은 여성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렇게 하는 동안 세월은 흘러 그 어리기만 했던 소녀가 어느덧 13살이 되었다.

  어느 날, 그 집에 건장한 체격을 한 미남자가 찾아와서는 주인 앞에 무릎을

꿇고는 애원하였다.

  "저를 이 집의 하인으로 써 주십시오. 먹고 자는 것만 해결되면 더 이상

바라지 않겠습니다."

  친절한 주인은 그렇게 하라고 승낙했다.

  "네가 정말 열심히 일하면 정당한 급료를 주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젊은이는 그 집에 머물면서 주인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였다. 주인이 입을

열기가 무섭게 그대로 행했고 아무리 힘든 일을 시켜도 그 젊은이는 척척

해내는 것이다.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으로부터 인정받게 되었으며 하인

중에서도 대접받는 존재가 되었다. 주인은 젊은이의 일하는 모습에

만족하였으며 날이 갈수록 그에 대한 신임이 두터워졌다.

  어느덧 2년이란 세월이 흘러 젊은이와 15살이 된 처녀 사이에 사랑이 싹트기

시작했다. 젊은이는 아름다운 처녀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당신과 결혼하고 싶소. 내 사랑을 받아주지

않겠소?"

  씩씩한 젊은이로부터 달콤한 사랑의 고백을 들은 처녀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저도 당신이 좋아요. 하지만 제게 친부모나 다름없는 양부모의 허락을 얻기

전에는 아무 말씀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만일 그분들이 허락하신다면 저도

당신의 청혼을 받아들이겠어요."

  "당신의 그런 뜻은 내가 주인님께 말씀드려 보겠소. 아마 주인님께 서로

허락해주실 것이오."

  다음 날, 젊은이는 주인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제게 소원이 하나 있는데 주인님께서 허락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 무언지 말해 보거라. 내 힘으로 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소원인들 못

들어주겠느냐."

  "주인님께서 딸처럼 키우신 처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 처녀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그거 반가운 얘기로구나. 나로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으니 네 소원대로 해도

좋다. 그런데 그 아이도 그런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그 애가 만일

좋다고 하면 둘이 결혼을 해도 상관없다."

  주인은 처녀를 불러 그녀의 의견을 물었다.

  "너는 이 젊은이와 결혼할 마음이 있느냐?"

  "주인 어른께서 허락해 주신다면...."

  "축하할 일이다. 너희 둘은 모두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니 너희들의 결혼

준비는 내게 맡기거라. 너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모두 내가 준비해 주마.

너희들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구나."

  주인은 곧 아내와 의논하여 혼례 준비를 시작했다. 신부를 위한 드레스며

살림살이, 또 신랑의 예복 등등, 한 달 후에는 모든 준비가 갖추어졌으며 주인

부부는 마치 친자식을 결혼시키듯이 매우 기뻐하며 두 남녀를 결혼시켰다.

  예식을 올려 부부가 된 두 사람은 더욱 열심히 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여기서 한 가지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씩씩하고 잘 생긴 젊은이는 다름 아닌 하계의 왕 아스모데우스의 아들로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이 집의 하인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그가 그렇게 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하계의 왕 아스모데우스가 죽자, 당연히 뒤를 이어야 할 왕자를 제쳐두고

모두들 다른 자를 왕으로 추대했다. 이에 몹시 화가 난 젊은이는 모든 보물들을

봉인해 버리고 이 세상으로 나와 신분을 감추고 하인으로 지냈던 것이다.

  그런데 그 후계자도 왕위를 오른 얼마 후에 죽고 말았다.

  하계의 대신들은 누구를 왕으로 추대할 것인가를 의논하다가, 이번에는

왕자인 젊은이를 왕으로 세우기로 결정을 보았다.

  글들은 그 젊은이를 여러 방면으로 찾았지만 전혀 소식을 알 길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그가 인간 세상으로 올라가서 모처의 집에서 살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하계의 대신들은 네 명의 사신을 선발하여 왕자를 뵙고 오라고 인간

세상으로 파견하였다. 하계에서 온 사신들은 왕자를 만나 아뢰었다.

  "왕자님, 왕자님께서 이번에 왕의 후계자로 추대되셨습니다. 저희들과 함께

돌아가셔서 저희들을 다스려 주십시오."

  젊은이가 대답했다.

  "나는 이곳에서 아내를 맞이하여 인간들과 똑같이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그러니 쉽게 너희들을 따라나설 수가 없구나. 마일 아내에게 이 사실을 밝히고

함께 가겠다고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지만, 만일 함께 가기를 거절한다면

모세와 이스라엘의 율법에 따라 이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네. 내가 하계로

돌아가기 위해 아내를 버린다는 것은 결코 옳지 못한 행실이 아니겠느냐.

그래서 너희들을 따라 나서겠다는 대답을 쉽게 할 수 없다네."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그 문제라면 깨끗하게 정리하실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그 후에 저희들이 모시러 다시 오겠습니다."

  사신들은 충분히 왕자의 심정을 헤아리고는 물러갔다.

  젊은이는 우선 주인에게 가서 모든 것을 밝혔다.

  "주인님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실은 제가 그 동안 주인님께 진실을 밝히지

않고 있었나이다. 저는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니라 실은 하계의 왕,

아스모데우스의 아들입니다. 부친이 돌아가신 뒤, 왕자인 저를 제쳐두고 다른

자를 왕위에 세우더군요. 그래서 화가 치민 저는 그곳을 떠나 이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주인님의 하인으로 평생을 살기로 마음먹었죠. 그래서 결혼도

했구요.

  그런데 얼마전, 저를 왕위에 추대하겠다고 저를 만나러 사신들이 왔었습니다.

과거에 저에게 반대했던 자들이 이번엔 의견을 모아 저에게 왕관을 씌울 것을

결정했다구요. 하지만 저는 우선 주인님께 허락을 구하고 아내에게 이야기하여

모든 것을 분명히 해두기 전에는 돌아갈 마음이 없습니다. 만일 아내가 저와

함께 가는 것을 동의한다면 왕비가 되어 저와 함께 여생을 살겠지만, 혹시 함께

가지 않겠다면 율법에 따라 이혼장을 건네주고 이혼 계약서에 정한대로 돈을

지불할 생각입니다."

  젊은이의 이야기를 다 들은 주인은 젊은 아내를 불러 그녀의 남편이 조금

전에 했던 이야기를 모두 전했다. 그러자 아내는 한참을 생각한 후에 입을

열었다.

  '저는 남편을 따라 가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저는 하계에서

만든 것은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음식은 이곳에서 가져가

주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저는 제 손으로 직접 만든 것만 먹겠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젊은이는 말했다.

  "당신이 그것을 원한다면 그렇게 하도록 해주겠소."

  두 사람은 주인 내외의 손에 입을 맞추고 하직인사를 했다.

  그리고 나서 아스모데우스의 아들은 아내와 함께 인간의 세상에서 영의

세계로 떠났다.

 

  남자가 여자에게 끌리는 것은 남자로부터 갈비뼈를 빼내어 여자를

만들었으므로 남자는 자기가 잃은 것을 되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다.--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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