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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의 전승민화 - 죽음을 부른 디혼의 배신

올드코난 2010. 6. 2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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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의 전승민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교훈있는 글

삶의 지혜가 있는 글

-유태인의 전승민화에서 배우는

생활철학과 지혜


죽음을 부른 디혼의 배신

 

  디혼이 정령의 세계에 온 지도 어느덧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아들 솔로몬과 즐겁게 놀던 디혼이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 옆에 있던

공주가 의아해서 물었다.

  "무슨 걱정이라도 있으신지요?"

  디혼은 그렇게 말했지만 우울한 표정은 감추어지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데요. 말씀해 보세요."

  "실은 인간 세상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들이 갑자기 생각이 나서 그렇다오."

  "저에게 싫증이 나셔서 그러시나요?"

  ", 아니.... 그런 것이 아니오. 솔로몬이 놀고 있는 모양을 보니 다른

자식들이 생각났을 뿐이오. 단지 그것뿐이라오."

  공주는 디혼이 한편으로는 안쓰러우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지난날 저와 한 약속을 잊으셨나요. 힘께 첫날밤을 보내기 전에 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제 곁에 오지 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무리 인간 세상이

그립더라도 다시는 그런 내색을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공주는 디혼에게 2년 전의 약속을 환기시켰다. 디혼도 마음을 다시 잡은 것

같았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다시 한숨을 쉬며 상심해있는 것이 역력했다.

아내는 살며시 동정이 갔다.

  "그렇게 보고 싶으시다면 당신을 보내드리지요. 당신이 부인과 아이들

생각으로 근심에 차서 한숨을 몰아쉬는 것을 더 이상 볼 수가 없군요. 하지만

돌아오실 시간을 분명히 정해놓고 가시기 바랍니다."

  "정말 그렇게 해도 되겠소?"

  "얼마동안이나 다녀오시겠습니까?"

  "그것은 당신이 결정하시오. 난 그것에 따르겠소."

  "그럼, 1년간의 휴가를 드리지요. 그러나 1년 후엔 반드시 이곳으로

돌아오셔야 합니다."

  "물론이오."

  아스모데우스의 딸은 시종들을 불러 성대한 주연을 베풀었다.

  "나의 남편이 첫 번째 부인과 자녀들을 만나보기 위해 인간 세상으로 떠나실

작정이다. 너희들 중 누가 그곳까지 나의 남편을 모셔다 드리겠는가?"

  "제가 모셔다 그리지요."

  테이블 끝에 앉아 있던 외눈박이 꼽추 시종이 지원을 하고 나섰다.

  "그분의 고향까지 하루만에 모셔다 드리겠나이다."

  "그렇게 해주겠느냐. 나의 남편이 무사히 고향에 닿도록 애써 주려무나.

절대로 나의 남편의 신변에 해가 없도록 해야 하느니라."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공주는 남편을 향해 인사의 말을 건넸다.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그리고 1년이란 기간을 꼭 지키시기 바랍니다."

  "물론이오. 내 잊지 않으리다. 내가 없는 동안 잘 있으시오."

  두 사람의 작별이 끝나자, 외눈박이 시종은 디혼을 어깨에 태우고 날아

그날로 디혼의 고향 말을 근처에 무사히 내려다 주었다.

  날이 새기 시작하자 외눈박이 시종은 인간의 모습으로 바꾸고 디혼과 함께

마을로 걸어 들어갔다. 길을 걷던 중, 디혼은 과거엔 알고 지내던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혹시 당신은 배를 타고 나갔던 디혼이 아닙니까?"

  ", 나를 기억하시는군 요. 바로 맞추었소. 내가 디혼이오."

  그는 디혼의 대답을 듣자 깜짝 놀라면서도 기뻐하였다.

  "내가 빨리 달려가서 이 기쁜 소식을 당신의 부인에게 알려두겠소. 당신의

부인은 당신을 생각하며 여지껏 홀로 지내고 있다오."

  그 사람은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 기쁜 소식을 알렸다. 디혼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를 보려고 마을 입구 쪽으로 몰려 나왔다. 디혼은 친척, 친구들

그리고 아내와 자녀들을 다시 만난 감격으로 눈물을 흘렸다.

  디혼을 아는 사람들은 그를 반기는 뜻에서 성대하게 잔치를 열었다. 이 사람

저 사람의 인사를 받느라 어느새 얼큰하게 취기가 오른 디혼은 하계에서 온

시종을 놀려대기 시작했다.

  "넌 왜 외눈박이냐? 그런 꼴로 뭐가 보이느냐?"

  외눈박이는 묵묵히 있다가 말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저의 결점을 들추어내지 마십시오."

  "꼴 같지 않은 소리 말아라. 넌 게다가 꼽추이지 않느냐? 그런 흉한 몰골로

어떻게 살아 있을 생각을 했지?"

  "왜 그리 어리석게 구십니까? 나를 화나게 해서 좋은 일은 없을 텐데요."

  꼽추 시종을 실컷 놀려먹은 디혼은 가족들에게 그에게도 뭔가 마실 것을

가져다주라고 말했다.

  "이곳의 음식은 아무것도 먹지 못합니다. 식사 기도를 올리도록 해 주십시오.

저는 저의 나라로 돌아가겠습니다.

  "마음대로 하렴."

  식사 기도가 끝나자 외눈박이 귀신은 디혼에게 물었다.

  "공주님께 전할 말씀이 없으신 가요?"

  "나는 이곳에서 영원히 살 것이라고 전하여라. 그 나라에는 두 번 다시

돌아가지 않을 생각이다. 공주는 나의 아내가 아니다. 공주는 사람이 아니고

귀신이데 어찌 인간인 나가 남편이 될 수 있겠느냐."

  "그렇게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당신은 공주님께 1년 후 돌아가겠다고

맹세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그따위 맹세를 한 적이 없어!"

  디혼은 큰 소리로 첫 번째 아내를 불러 옆에 앉혔다.

  "여기 이 사람이 나의 아내다. 이 여자는 나와 마찬가지로 인간이지. 하지만

네가 모시는 공주는 귀신이야."

  화가 난 시종은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 자리를 물러나와버렸다.

그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정령의 세계로 돌아와 공주의 앞에 당도했다.

  "나의 남편은 무사히 도착했느냐? 나의 남편이 뭐라고 하더냐? 기뻐하더냐?"

  "공주님이 그렇게 궁금해하는 그 사람은 공주님을 사랑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은 첫 번째 아내를 만나자마자 공주님에 대해선 싹 잊어버리고

말더이다. 심지어는 공주님에 대해 악담을 해대며 두번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시종의 말에 공주는 속이 상했지만 약속했던 1년 동안은 아무 말 않고 기다려

보기로 작정했다.

  1년이 되는 날, 공주는 외눈박이 꼽추 시종을 불렀다.

  "나의 남편을 모시고 오너라. 오늘이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그분은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고 하셨는데요."

  "그분이 그렇게 말한 것은 아직 기한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그러니 어서 가서 기한이 다 되었음을 일깨워 드리고 오너라."

  시종은 공주의 명령을 받들어 디혼에게로 찾아갔다.

  "이제 약속했던 1년이 다 되었습니다. 공주님께 돌아 가셔야지요."

  "너의 주인에게 가서 전해라. 나는 돌아가지 않겠노라고. 1년 전에 네게 내가

말한 것 같은데. 너는 무엇 때문에 헛수고를 하느냐?"

  시종은 다시 공주에게로 돌아와 디혼의 말을 그대로 전했다. 공주는 외눈박이

꼽추 시종보다 신분이 높고 점잖게 생긴 다른 시종을 불러 남편을 보시고

오라고 시켰다.

  두 번째 사자는 디혼을 만나서는 공주의 마음을 전하고 더이상 고집 부리지

말고 돌아가자고 설득을 했다. 그러나 디혼의 대답은 강경했다. 그리하여 둘째

사자 역시 공주에게 슬픈 보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

  "디혼님은 이미 공주님를 사랑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신을

보내거나 하시지 마십시오. 헛수고일 뿐입니다."

  두 번째 사자의 보고를 들은 공주는 아버지에게 찾아가 그 동아의 디혼에

관한 일을 모두 이야기하고 대책을 의논했다. 아버지인 아스모데우스 왕은 몹시

화를 냈다.

  "걱정 말아라. 내가 군대를 몰고 가서 그놈을 데려오고 말 테니까. 만약

그래도 오지 않겠다고 버티면 내 그놈과 그 고을 사람을 모두 죽여버리고

말리라."

  "그런 일로 아버님이 직접 군대를 이끌고 나서신다는 것은 체통이 깎이는

일입니다. 그것보다도 아버지가 신임하는 신하 몇을 골라 주십시오. 그들과

함께 제가 직접 그를 만나보겠습니다. 제가 가면 그 사람도 마음을 돌리

것입니다."

  대왕은 딸의 생각에 동의하여 몇 명의 신하를 딸에게 딸려 보냈다.

  공주는 일행은 드디어 디혼이 사는 마을에 도착했다.

  신하들은 마을에 들어가서 주민들을 모두 죽여버리자고 했다. 그러나 공주는

그들을 진정시키고는 기다리라고 명했다. 그리고는 이제는 소년이 된 아들

솔로몬을 불렀다.

  "얘야, 너의 아버지께 가서 어머니가 오셨다고 전해라. 그리고 약속대로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가서 함께 살자고 말씀드려라."

  어머니의 말을 새겨듣고 솔로몬은 아버지가 잠들어 있는 침대 곁으로 갔다.

  "아버지, 아버지! 눈을 떠보세요."

  가만히 부르는 소리에 디혼은 깜짝 놀라 일어났다.

  ", 누구야? 왜 나를 깨웠지?"

  "접니다, 아버님. 당신의 아들 솔로몬입니다."

  벌떡 일어나 자신의 아들임을 확인한 디혼은 아들을 꼭 끌어안았다.

  "그래, 여기는 어떻게 왔느냐?"

  "아버님이 돌아오시지 않아서 제가 왔습니다. 어머니도 함께 오셨으니 어서

돌아가시지요."

  "네 어머니가 공연한 걸음을 했구나. 나는 이제 더 이상 네 어머니의 남편이

아니다. 나는 사람이고 그녀는 정령이니 서로 다른 세계의 사람이 어찌 함께 살

수 있겠느냐? 나는 네 어머니와 함께 갈 수 없다."

  "1년 후에 돌아오겠다는 맹세는 그럼 왜 하셨는지요? 아버지는 한입으로 두

가자 말을 하시는군요. 어머니는 아버지와 결혼한 후 아버지를 정성껏 섬겼고

대왕께서도 아버지를 아끼시고 다른 정령들보다도 더 높은 대우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어머니를 꺼려하시고 우리의 세계로 돌아가시길 거부하시는

겁니까?"

  "그런 이야기는 더 이상하지 말자. 그때 맹세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이곳으로 오기 위해 했던 것일 뿐 처음부터 지킬 생각은 없었다. 난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다."

  "아버지의 생각이 그러시다면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맹세를 깨뜨린 죄의 대가를 톡톡히 받게 되실 것입니다."

  솔로몬은 어머니에게 돌아가 아버지와 나눈 이야기를 자세하게 고하였다.

공주는 분노에 가득 차 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였지만 억눌렀다.

  "내가 한 번 더 참지. 이 마을의 회당으로 찾아가서 남편의 일에 대해

사제들이 어떻게 판결을 내리는 지 들어보기로 하자."

  공주 일행은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주민들이 회당으로 모여들자 공주는 회당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성가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사제에게 말했다.

  "여기 모이신 분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과 한

마을에 살고 있는 디혼은 나의 남편입니다. 그 사람이 죄를 짓고 저희 나라로

도망쳐 온 것을 저의 아버지인 아스모데우스 왕이 불쌍히 여겨 구해주셨을 뿐만

아니라 잘 보살펴 주셨습니다. 그는 저와 결혼을 하고 결혼 계약서에도

서명하였으며 평생동안 나를 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디혼은 나를 배신하고 나 아닌 다른 부인과 이곳에서 살겠다고 합니다. 그의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 여러분들께서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회당의 사제들은 디혼에게 물었다.

  "그대는 왜 저 여인을 버리려고 하는가?"

  "제가 이 여인과 그런 약속을 했던 것은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람과 살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인간인 내가 어떻게 정령인 여자를

아내로 삼겠습니까. 이 여인은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자기와 같은 정령을

남편으로 맞아야 할 주로 생각합니다. 저는 이 인간 세상에서 처음 결혼했던

아내와 살고자 합니다."

  아스모데우스의 딸은 다시 한번 사제들에게 말했다.

  "여러분들은 아마도 저의 남편 디혼에게 죄가 있다고 판결하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디혼이 저렇게 말을 한다면 사제님들께서 어떠한 판결을

내리시든지 저 사람과 함께 돌아갈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그대신 한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디혼과 키스할 기회를 허락해 주십시오."

  사제들은 디혼에게 이 여인의 소원을 풀어주라고 명하였다. 디혼은 마지못해

공주에게 다가가 키스를 하였다. 공주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디혼의 목에

팔을 감고 조르기 시작했다.

  "이것은 당신이 맹세를 깨뜨리고 나를 웃음거리로 만든 것에 대한 벌이오.

당신은 나를 일생동안 독신으로 만들었으니 이번에는 당신의 부인을 일생동안

독신이 될 차례요."

  디혼은 힘없이 팔을 내젓다가 이윽고 목숨을 끊어졌다. 그녀는 회당의

사제들에게 명했다.

  "당신들도 죽음을 당하지 않으려면, 나의 아들 솔로몬을 두고 갈 테니

훌륭하게 키워서 당신들의 왕으로 삼으시오. 솔로몬은 인간의 피를

이어받았으니 이 세상에 남아있어야 하오."

  이야기를 마치고 아스모데우스의 딸은 다시 하계의 나라로 돌아갔다.

  회당에 모인 사제들은 공주의 바람대로 솔로몬을 훌륭하게 키웠다. 그리고

훗날엔 왕좌에 추대하여 왕위를 이어받도록 하였다.

 

  만약 당신이 악에의 충동에 사로잡힌다면 그것을 내쫓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배우기 시작하라.--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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