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
"엄마, 엄마...!"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자 엉뚱이는 안방으로 건너갔어요. 엉뚱이 엄마
는 텔레비전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엉뚱이도 엄마 옆에 조용히 앉았
어요.
"엄마, 무슨 영화예요?"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저 영화는 언제 봐도 감동적이야!"
"어떤 내용인데요?"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두 집안끼리는 서로 원수
야. 그래서 비극적인 사랑으로 끝나지...."
엉뚱이 엄마는 영화 속에 푹 빠져, 이따금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곤 했
어요.
"저걸 어째. 로미오가 진짜 죽은 줄 알고 줄리엣이 따라 죽다니! 저 장면
은 역시 이 영화의 백미야, 쯧쯧...."
영화가 끝나고 엉뚱이가 물었어요.
"엄마, 백미가 뭐예요?"
"그건 '흰 눈썹'이란 말이야."
엉뚱이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그럼, 로미오와 줄리엣의 눈썹이 희었단 말이에요?"
엉뚱이 엄마가 고개를 가로저었어요.
"그럼, 왜 아까 백미라 그러셨어요?"
"너 삼국지 읽어 봤지?"
"예. 유비, 관우, 장비가 조조랑 싸우는 얘기요?"
"그래, 잘 들어 봐라. 삼국 중에서 유비가 세운 촉나라에는 마량이라는
사람이 있었어. 그는 어려운 일도 척척 해내는 비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
지. 그래서 그는 유비로부터 신임을 얻어 높은 벼슬에도 올랐단다."
엉뚱이는 엄마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앉아 귀를 기울였어요.
"본래 마량은 형제가 다섯 명이었는데 모두 한결같이 영이라고 학문에도
뛰어났다는 거야. 그 중에서도 맏형인 마량이 가장 뛰어나 주위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했지. 그런데 마량은 태어날 때부터 눈썹이 희었기 때문에 그
를 가리켜 '흰 눈썹', 즉 '백미'라 불렀단다. 그래서 어느덧 백미라고 하면
여럿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 혹은 좋은 것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을 가
리키는 말이 되었던 거란다. 그러니까 아까 그 영화에서 엄마가 백미라고
말한 부분이 가장 슬프고 감동적인 장면이라는 뜻이지."
엄마의 얘기가 끝나자 엉뚱이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물감과 붓을 꺼내
왔어요.
"아니, 엉ㄸ아 너 뭐 하려고 그러니?"
"저도 눈썹에 흰 물감을 칠하고 다니려구요. 그래야 훌륭한 사람이 될
거 아니에요."
"맙소사, 저 엉뚱이를 누가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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