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모던 씨크 명랑 - 근대 광고로 읽는 조선인의 꿈과 욕망 (저자 김명환) 일제강점기 신문광고 뭐가 있었을까?

올드코난 2017. 4. 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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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소개하는 책은 특이하다. 특이하다고 표현한 것은 여태 이런 주제로 쓴 책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번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던 씨크 명랑(김명환 지음)이라는 책으로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부터 1940년까지 조선내에 20여년간 발행된 신문 6천여 부의 광고면에 올랐던 신문광고를 통해 당시 근대 조선인의 삶과 사회상을 짚어낸 책이다. 


책 내용을 보다보면 그때도 신문 광고가 있었다는게 우선 놀라웠고 껌과 토마토 케찹도 있었다는게 놀라웠다. 이뿐이 아니다. 축음기, 화학조미료, 자동차, 샴푸, 성병약에서부터 콘돔, 향수, 탈모 치료제 , 여성 모델 벗기기, 누드 사진집, 여배우 모집 등등 정말 다양했다. 우리는 과거에는 모든 것이 폐쇄적이었다고만 알고 있었지 이 시기에 이런 성적인 제품들도 버젓이 광고가 되고 있었다는 것을 대다수는 모르지 않았을까. 


우리는 학교에서 근대사 수업시간에 일제강점기 시대에 대해서는 독립운동과 일제의 만행, 위안부, 병사징집 등 일본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만을 다룬 내용만을 배웠다. 당연히 배워야 할 내용들이지만, 한가지가 빠져있다. 그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일제 강점기 36년동안 모두가 다 매국노로 살았던 것도 아니고, 모두 다 독립운동을 했던 것도 아니다. 그 시대에도 저마다의 살아가는 방식이 있었다. 특히, 이 시기는 조선이 망하고 서양 문화가 물밀 듯이 들어오면서 가치관 등의 혼란을 겪었을텐데, 우리는 이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었다. 내가 이 책에 흥미를 느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때에는 무엇이 있었고 사람들은 무엇을 원했는지 책에서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아주 깊이가 있는 책은 아니지만, 편하게 볼 수 있고 내용도 흥미있다. 그리고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데 요즘 근현대사 책들을 보다 보면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색다른 주제를 다룬 책들이 많아지면 근대사에 더 관심이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참고: 저자 김명환]

1981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재학 시절부터 ‘대학신문’ 기자 활동을 시작 1979년에 편집장을 지냈다. 그때부터 ‘충실한 신문 만들기’를 위하여 ‘지나친 전공 공부’를 삼갔다고. 1984년 조선일보 공채 21기로 입사해 대부분의 기간을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문학, 영화, 연극 분야의 기라성 같은 스타들을 원 없이 만나고 원 없이 썼다. 현재 조선일보 사료연구실장으로 재직하며 <김명환의 시간여행>을 연재하고 있다. 근대 풍속사·사회사와 사물에 대한 그치지 않는 호기심을 바탕으로 옛 신문 지면 곳곳에 숨어 있는 의미 있고 재미있는 사실을 발굴해내는 연재 글은 올해로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은 책으로 『대박 뒤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공저) 『서울의 밤문화』(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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