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 - 장진영 김영균의 사랑 이야기 (저자 김영균)

올드코난 2017. 8. 2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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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인 2009년 9월 1일 한 여배우가 세상을 떠났다. 싱글즈 (2003),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2006) 등의 영화에 출연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많은 남성팬들에도 사랑받았던 여배우 장진영이 암 투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주었었다. 그리고 그녀가 죽기 얼마전 사랑하던 남자와 혼인식을 치렀다는 소식과 여러 가지 뒷이야기가 전해졌지만, 그냥 이런저런 소문일뿐 장진영의 마지막으로 사랑하던 남자는 누구였을까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장진영을 끝까지 지켜주고 그녀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했던 이는 사업가 정도로만 알려졌던 김영균이라는 사람이었다. 대중들은 그를 알고 싶어했고 이들의 사랑은 사실이었을까? 이들은 어떻게 사랑을 나누었을까.. 등등 이런 의문과 궁금증들이 있던 때인 2009년 12월 장진영의 남자 김영균은 둘의 만남과 사별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에세이, 배우 장진영 마지막 모습을 담은 그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 - 장진영 김영균의 사랑 이야기 (저자 김영균)를 발간했었다. 


책에는 2008년 1월 23일 첫 만남을 갖고, 2009년 9월 1일 장진영이 세상을 떠날때까지 이들의 만남은 1년하고도 8개월이 채안된다. 2년도 안되는 짦은 시간이었지만 이들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하며 보냈다. 이들이 처음 만났을때만해도 장진영이 암에 걸릴 줄 누가 알았겠는가. 조금씩 사랑을 키워가며 결혼까지 생각을 하던 때에 이 둘 사이를 암이 갈라놓고 말았던 것이다. 그녀를 떠나 보낸 그 과정을 있는 그대로 그리고 고인에 대한 사랑과 명예를 지켜주려는 마음으로 과하지 않게 하지만 있는 그대로 써 내려갔다.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영화 같지만 사실이었다. 영화보다 더 극적인 이들의 사랑이야기를 많은 이들이 알고 싶어했고, 나도 그 중에 한 명이었다. 그래서 2009년 말에 이 책이 발간되고 다음해인 2010년 1월 처음 이 책을 읽었었다. 마음이 참 아팠었다. 어느덧 8년이 지나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오늘 또 읽어봤는데, 나이를 좀 더 먹고 읽어 보니, 그때와는 또 다른 감동을 받는다. 8년전에는 남녀간의 사랑에 주목했다면, 지금은 인생과 죽음에 대해 더 진지해졌다는 생각을 해 본다. 


저자 김영균은 장진영과의 추억과 대중들이 그녀를 잊지 말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남긴 것으로 알고 있다. 장진영을 기억하고, 아름다운 사랑, 그리고 진짜 사랑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이 책 한 번 읽어 봄이 어떨까. 이들의 사랑은 진솔했고 아름다웠다.


[참고: 목차]

Prologue/ 1장 만남: 첫 만남 /끌림 /방문 /인연 /그녀에게 /고백 /편지1 /여자의 기도 /여자이고 싶다 /편지2

2장 사랑 : 첫 키스만 50번째 /행복 레시피 /편지3 /도쿄에서의 첫날 밤 /도쿄 이튿날 /편지4 /엇갈림 /편지5 /여인의 향기 /100일 /그동안 어디에 있었니 /문화생활/홍콩에서 생긴 일 /강원도 스쿠버다이빙

3장 희망 : 스토커의 존재 /이사와 인사 /초대 받지 않은 손님 /지금 모습 그대로 /항암치료 시작 /폭풍 속의 고요 /치유의 시간 /좋은 징조 /수술 거부 /편지 6 /전이, 다시 시작 /치유를 위한 여행 /5월의 악몽 /프러포즈

4장 작별 : 전이, 미국으로 /결혼식 /너를 닮은 아이 /죽음 한 가운데 /혼인신고 /그녀의 요리 /Epilogue_읽지 못한 추도문


[참고: 저자 김영균]

지금은 고인이 된 배우 장진영의 남편, 운명 같은 사랑을 믿어왔던 남자는 마흔한 살, 그의 바람대로 투명하리만치 맑은 눈과 영혼을 가진 배우 장진영을 만났다. 사업에 전념하느라 제대로 연애해 볼 시간도 없었던, 그래서 치열했지만 건조했던 남자의 생활은 그녀를 만난 후 그 어느 순간보다 생기롭게 바뀌었다. 대학 시절 사진을 전공했던 그는 필름에 아름다운 풍경을 담듯 그녀의 눈부신 웃음과 맑은 목소리를 가슴에 담았다. 이대로 깨어나지 않아도 좋을 만큼 행복한 날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예기치 않게도 그녀에게 위암진단이 내려졌다. 그는 한창 진행 중인 사업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그녀 곁을 지켜주었다. 암을 꼭 이겨 내겠다 다짐하는 그녀를 응원하며 수없이 그녀를 낫게 해달라 신에게 기도 했다. 울음을 참아내며 아픈 그녀를 따뜻하고 섬세하게 챙겨주는 그를 그녀는 ‘울보 부인’이라 불렀다. 그러나 더없는 그의 사랑에도 그녀의 몸은 시간이 갈수록 약해졌고 의사는 그녀가 낫기 위해서는 ‘기적’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던 그는 그녀와 둘 만의 결혼식을 올렸고, 혼인신고로 ‘아내’라는 소중한 이름을 선물했다. 2009년 9월 1일, 그는 차마 보낼 수 없는 그녀를 신에게 보냈다. 아내라는 이름을 선물한지 4일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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