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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시 230

시)아인슈타인 시집 – 심야편지深夜便紙, 심야편지 深夜便紙2

아인슈타인 詩 제 3 부 너와 나 심야편지 深夜便紙 매일의 일기를 적어서 편지로 띄우리 그대의 주소는 몰라도 된다 PC통신에 편지를 올리면 세상 어디쯤에서 그대는 그걸 읽고 느끼리 어제는 차를 몰고 광능내를 갔었네 나무 사이사이마다 그대의 다정한 숨결이 아직도 남아 바람으로 일고 우리의 시작이 저 키 큰 나무 아래서 걸어오고 있었네 그들은 낙엽 속으로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보이지 않았네 그리고 그들은 나오지 않았어 아 그게 언제였드라 누군가에게서 편지가 온다 10년이나 전에 입술을 덜덜 떨며 나도 그곳에 있었어요 비가 내리고 무척이나 추웠었죠 나는 그녀에게 편지를 쓴다 우리의 추억은 너무도 깊어 쓰디 쓴 맛이 나는 것 같소 이따금 사랑방에서 만나 대화를 나눕시다 또 누군가에게서 편지가 온다 시시껄렁한 이야..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자전거, 양평

아인슈타인 詩 제 3 부 너와 나 자전거 나는 그들에게 등을 돌리고 나만이 가야 할 길이 있는 것처럼 앞으로 나아간다 시가를 벗어나 들판을 지나고 다리를 건너 몇몇 마을이 지나고 이제 사물들은 그들의 이름에서 해방이 되어 또한 나를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가다가 배고프면 밥을 사 먹고 목마르면 물을 마시고 언덕에 이르면 내려서 걷고 진창길에선 매고 걷는다 나는 노을보다 앞서가고 어둠보다 멀리 본다 이제는 그들의 세상에 돌아가지 않으련다 통장에는 기천 만원이 있으니 이자만으로도 평생 이렇게 전국을 책처럼 펼칠 수 있으리 세상에 이토록 자유로운 혼이 어디 있을까 달빛 아래 슬리핑백에 누워 자전거 그림자를 올려다본다 두고 온 사람들 웃음소리 들리나 돌아가지 않으리 내게는 내달을 두 개의 바퀴가 있고 가야 할 길이..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여자의 집, 너와 나 사이의 빈 집, 벽에게

아인슈타인 詩 제 3 부 너와 나 여자의 집 안개로 저를 풀어 버린 저 들녘 한가운데 그 여자의 집이 불을 밝혀 들고 있으리 조금씩 안개를 베어 물면서 다가서면 길을 따라 흐르는 개울이 있고 다리가 있고 다리를 건너서 나 있는 두 갈래의 길 나는 문득 수도 없이 다녔던 그 길들이 낯설다 어느 길로 가든 희미한 불빛이 번져 오는 창이 보이고 문은 언제나처럼 열려 있으리 그러나 나는 오늘 길이 아닌 곳으로 가고 싶다 그윽한 안개가 내 속을 흐르는 동안 나는 논이며 밭이며 시궁창을 헤매어 쓰러지고 자빠지면서 일어나 가리라 가시에 찔리어 피를 뚝뚝 흘리며 그러나 안개를 타고 가볍게 흐르면서 길 없는 길을 만들며 나아가리 그리하여 마침내 내가 가지 않은 길들을 바라다보며 내가 가지 않은 길은 없다고 그녀의 집 앞..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속빛, 너, 신발

아인슈타인 詩 제 3 부 너와 나 속빛 그대 내 속에 들어와 떠나지 않네 꽃 속에도 들어가 웃고 흐르는 물 속 하늘 속 빛되어 이 세상 어디라도 까르르 까르르 석류는 터지네 바람 불어오는 그대 흔들려도 나는 촛불 들고 가네 그대 촛불되어 타오르고 밤되어 나를 지키네 나는 조용히 그대 속에 앉아 새벽되어 다시 열리는 그대 바라보네 너 너의 이름을 부르는 동안 너는 오리라 비안개 숲 푸르른 빗방울들 뚝뚝 듣는 속에서 콸콸 구르는 물소리로 부르는 너의 이름 온 계곡의 물이 되어 나를 덮치고 아아 나는 한개 말뚝이 되어 그 물의 힘 다 이겨내며 버티어 서서 등이 휘는데 온몸에 감기인 너 부르는 소리 온몸이 멍멍하여 너를 꿈꾸다 차라리 네가 되어 서는데 멀리 바다로까지 간 너 부르는 물소리 다시 하늘에서부터 휘감..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완벽한 순간, 돈바다

아인슈타인 詩 제 2 부 만화경 완벽한 순간 도서관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가 그 여름 마지막 지하철이 쿵쿵거리며 지나가는 소리 들리고 인생이란 의미가 있는 걸까 누군가 뇌까리는데 나는 마즌켠의 여자를 흘끔거리 며 나의 상상으로 그녀의 곁에서 잠자는 고양이를 꿈꾼다 고양이는 혓 바닥으로 그녀의 다리를 핥고 있고 나는 졸면서 그녀의 고양이가 되는 꿈을 꾼다 나는 로깡뗑의 일기를 읽으며 부우빌 시가를 걷는다 가로등 밑에서 백 인 여자와 흑인이 끼들거리며 지나가는 게 보인다 독학자는 G열을 읽 기 시작했다 나는 라열을 미친 듯이 찾았고 그 책들을 읽었고 그러자 머리 속이 개운하고 하품이 났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한잔 뽑아서 들고 그래 오늘 하루 도서관에서 무엇을 하였던가 생각해 본다 로깡뗑은 부우빌 시가를 거닐었고..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황달, 제천, 멀티포엠

아인슈타인 詩 제 2 부 만화경 황달 ―두꺼비 2 애보다 배가 커지면서 배보다 배꼽이 커지면서 전체가 뒤집히기 시작 했다 바깥이 안으로 말려들면서 한가운데에 있는 것들이 퍼져나가 저 를 품었다 계란후라이는 노른자위가 터져서 온통 노랗게 변하고 대출 이자가 집값보다 많아지고 청구서며 내용 증명 공시 송달이 우편함을 넘치고 노오란 은행잎이 거리를 뒤덮은 이 가을 어떻게 두꺼비는 배만 커지고 더욱 배가 부풀어오른다 아 누군가 몽둥 이로 배를 두들겨댄다 이대로는 못 살아요 못 살아 터져 버려라 터져 버려 모두들 모여서 두꺼비를 몽둥이로 두들겨 대고 있었다 그러자 배 꼽이 터지면서 오장육부가 터져나오고 그는 그걸 덜러덩거리며 돌아다 닌다 피를 뚝뚝 흘리며 낄낄거리며 지점장님 긴급대월 좀 한 장만 해 주시죠 해주시..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죠스의 샤갈, 걸어간다, 화두

아인슈타인 詩 제 2 부 만화경 죠스의 샤갈 톱니바퀴 사이로 내 몸이 빨려 들어갈 때 나는 웃었다 처음에는 잠바 자락이 휘감기더니 팔꿈치가 으지직 으지직 나를 끌고 들어갔다 멈추 어라 멈춰 나는 기계를 쳐다보고 소리쳤다 설마하니 니가 나를 삼키겠 느냐 나는 한쪽 팔에 힘을 주고 버티었다 그러나 팔이 들어가고 어깨 가 으스러지며 뿌드등뿌드등 소리가 났다 이건 누가 지르는 소리일까 내 한쪽이 으스러지면서 피가 튀어 올랐다 아득하게 기계가 멈추어 섰 고 나는 하늘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무수한 상어들이 나를 물고 놓지 않았다 이빨 사이로 나는 오렌지처럼 터지고 으깨어져 흐르고 있 었고 흐르는 피를 피하며 사람들이 밑에서 발을 동동 구른다 사람들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와 가위로 옷을 자르고 기계를 거꾸로 돌리며..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두꺼비, 소라를 들으며, 시간

아인슈타인 詩 제 2 부 만화경 두꺼비 두꺼비가 뱀에게 잡혀 먹힘으로서 뱀 속으로 들어가 제 집을 이루고 등이 터지며 알을 낳아 제 새끼를 키우는 것을 TV에서 보고 나는 무릎을 쳤다 나는 그걸 찍은 사람들이 TV속에 들어가 저희 새끼들을 키우고 TV가 거대한 집이 되는 것을 본다 그들이 죽은 후에도 새끼들은 자라고 무엇인가 될 것이다 실리콘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닐까 나도 누군가를 잡아먹은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내 속에서 누군가의 새끼가 자라며 나를 죽게 할 것이다 나는 나의 친구에게 돈을 대주었고 그의 발명 특허를 가로채서 돈을 벌었다 또 나는 누군가에게 잡아먹힌 기억도 있다 나는 등이 터질 것 같은 분노와 독기를 품었었지만 그러나 그것이 나의 새끼를 위한 일이었을까 세상은 둥글게 서로를 물고 굴러가는..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유령의 집, 용꿈, 카메라

아인슈타인 詩 제 2 부 만화경 유령의 집 아무도 없는데 가스불이 번쩍 파아란 눈을 뜬다 이윽고 국이 끓고 밥통에 김이 모락모락난다 갑자기 티브이가 켜지고 예쁜 아가씨가 튀어나와 온몸을 흔들며 노래한다 비디오 테이프가 스르륵스르륵 그 계집애를 먹어치운다 집에 있던 유령이 깜짝 놀라 장농 뒤에 숨어서 숨을 죽이고 내다본다 따르릉! 유령이 얼떨결에 달려가 손을 뻗는데 덜컥 수화기가 일어난다 밥 다 해 놓았니? 예 수화기가 덜꺽 주저앉으며 유령을 깔아버렸다 용꿈 용을 보았다 입에서 불을 뿜어대고 퍼렇게 번쩍이는 두 눈, 들판의 나무 와 집들은 꺼멓게 그슬려 있었다 세상에 종말이 온 것일까 나는 표류하 는 배에 실려 쓸쓸했고 천둥과 번개 속에 흠뻑 젖었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아내는 용꿈은 좋은 꿈이라고 좋아했다..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국가적 손해, 만화경, 국화빵틀 속에서

아인슈타인 詩 제 2 부 만화경 국가적 손해 글을 아껴서 쓰십시오 김서린 대중탕 한쪽 벽에 빨간 아크릴 글자가 눈을 꿈뻑이고 있는 것을 보고 나는 찔끔해서 다시 눈여겨본다 물을 아껴서 쓰십시오 개눈에는 뭣만 보인다더니 나는 문득 수도꼭지를 잠근다 물을 아껴서 쓰십시오 물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것을 느끼지만 김서린 저 편에서 준엄하게 나를 바라보는 눈 빌어먹을 꽉 쏟아지고만 싶은데 흥청흥청 나를 써버렸으면 좋겠는데 그게 무슨 국가적 낭비라나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다가 쏟아지란다 시인 여러분 나를 아껴서 써 주십시오 만화경 아이와 색종이를 오리면서 도화지에 붙이며 그림을 만들면서 그림 뒤로 사라져버리는 색종이의 뒷면을 생각했다 울긋불긋 빛나는 이 세상도 색종이의 뒷면 같은 무엇이 받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배움/시 201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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