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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227

시) 시인 김상용 作 남으로 창을 내겠소, 향수

시인 김상용 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깔 이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향수 인적 끊긴 산 속 돌을 베고 하늘을 보오. 구름이 가고, 있지도 않은 고향이 그립소. ------------------------------------------------------------------- 시인 김상용. (1902 – 1950). 소개 설명 경기 연천 출생. 호는 월파. 이화여전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1935년 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첫시집 (1939)에 ‘남으로 창을 내겠소’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 시집을 통해 명랑하고 관조적인 시세계를 깔끔한 필..

배움/시 2010.07.14

시) 시인 오일도 作 5월의 화단, 누른 포도잎

시인 오일도 詩 5월의 화단 5월의 더딘 해 고요히 나리는 화단 하루의 정열도 파김치같이 시들다. 바람아, 네 이파리 하나 흔들 힘 없니! 어두운 풀 사이로 월계의 꽃 조각이 환각에 가물거린다. 누른 포도잎 검젖은 뜰 위에 하나 둘... 말없이 내리는 누른 포도잎. 오늘도 나는 비 들고 누른 잎을 울며 쓰나니 언제나 이 비극 끝이 나려나! 검젖은 뜰 위에 하나 둘... 말없이 내리는 누른 포도잎. ------------------------------------------------------------ 시인 오일도. 1901 - 1946. 소개 설명 경북 영양 출생이며, 본명은 희병이다. 서울에서 중학교편을 잡으며 시단에 등단, 1935년 지를 창간하여 5호까지 주재했다. 시문학파의 흐름을 받아 우수어..

배움/시 2010.07.14

시) 시인 김현승 作 눈물, 플라타나스(플라터너스), 가을의 기도,절대고독

시인 김현승 詩 눈물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는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플라타나스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나스, 너의 머리는 어느 덧 파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 모르나 플라타나스, 너는 내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나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너의 영혼을 불어 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나스, 나는 너와 함께 신이 아니다!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배움/시 2010.07.14

시) 시인 김용호 作 주막에서, 눈오는 밤에

시인 김용호 詩 주막에서 어디든 멀찌감치 통한다는 길 옆 주막 그 수없이 입술이 닿은 이 빠진 낡은 사발에 나도 입술을 댄다. 흡사 정처럼 옮아 오는 막걸리 맛 여기 대대의 슬픈 노정이 집산하고 알맞은 자리, 저만치 위의 있는 송덕비 위로 맵고도 쓴 시간이 흘러가고 세월이여! 소금보다도 짜다는 인생을 안주하여 주막을 나서면 노을 빗긴 길은 가없이 길고 가늘더라만 내 입술이 닿은 그런 사발에 누가 또한 닿으랴 이런 무렵에. 눈오는 밤에 오누이들의 정다운 얘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 파묻은 불씨를 헤쳐 잎담배를 피우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 바깥엔 연방 눈이 내리고. 오늘 밤처럼 눈이 내리고. 다만 이제 나 홀로 눈을 밟으며 간다. ..

배움/시 201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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