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詩 제 3 부 너와 나 여자의 집 안개로 저를 풀어 버린 저 들녘 한가운데 그 여자의 집이 불을 밝혀 들고 있으리 조금씩 안개를 베어 물면서 다가서면 길을 따라 흐르는 개울이 있고 다리가 있고 다리를 건너서 나 있는 두 갈래의 길 나는 문득 수도 없이 다녔던 그 길들이 낯설다 어느 길로 가든 희미한 불빛이 번져 오는 창이 보이고 문은 언제나처럼 열려 있으리 그러나 나는 오늘 길이 아닌 곳으로 가고 싶다 그윽한 안개가 내 속을 흐르는 동안 나는 논이며 밭이며 시궁창을 헤매어 쓰러지고 자빠지면서 일어나 가리라 가시에 찔리어 피를 뚝뚝 흘리며 그러나 안개를 타고 가볍게 흐르면서 길 없는 길을 만들며 나아가리 그리하여 마침내 내가 가지 않은 길들을 바라다보며 내가 가지 않은 길은 없다고 그녀의 집 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