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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인슈타인 시집 – 우정 ,바다, 물방울 별 1, 물방울 별 2

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우정 안녕! 이따금 해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속으로 인사를 한다 하릴없이 내 주위를 매일같이 돌아 주는 친구여 그대의 큰 덩치와 그대와의 거리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그대의 우정이 너무도 큰 것임을 안다 언젠가 내가 먼 우주로 떠나서 그대를 쳐다보지 않는다해도 그대는 여전히 기웃거리며 나를 찾아오겠지 안녕! 바다 그는 외줄을 탄다 출렁출렁 중심을 잡으며 부지런히 빈 개펄을 달려오고 달려나가며 어진 아낙이 제 바깥을 그러하듯이 기우뚱한 지구를 바로잡으며 모든 별의 한가운데에 있게 한다 방파제에 홀로 앉아 네 눈물처럼 맑은 소주를 마시며 네가 한없이 달려가는 소리를 듣는다 물방울 별 1 가만히 지구를 두들겨 본다 땡땡 반대편에 있는 누군가 발밑을 내려다 본..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아직 태어나지 않은자의 별, 모래, 물구나무

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아직 태어나지 않은자의 별 네가 왔다 가는 걸 나는 냄새로 안다 너의 땅을 두고 너는 그림자처럼 지나만 간다 너의 빈 집에서 나는 화초에 물을 주고 언 창을 닦고 난로에 불을 지피고 너의 침대보를 갈아 낀다 밤새 너를 기다리며 뜨락에 나가 서성이다가 나는 너의 장의자에 쭈그리고 앉아서 잠이 든다 밤새 네가 오는 발자욱 소리 들리는 듯하고 그렇게 밤새 비가 내리고 그 비 발자욱 소리에 한 알 과일처럼 너 없는 별이 굴러가고 있다 그래도 아침이면 온 들판에는 네가 지나간 발자욱 거리마다 너의 냄새로 가득하고 안개는 먼 바다 소리를 낸다 해마저 너 없는 땅에 씨를 뿌리고 온 여름내 가꾸어 네가 온다는 소문을 퍼트린다 이제 가을이 오고 해는 들에서 얼굴을 빛..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땅, 목장

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땅 땅이 내쉬는 숨이 파아랗고 숲에 이르면 그 향기가 더욱 독하다 안개는 더욱 자욱하여서 허리를 감싸고 그 아래 흐르는 물소리 가득하다 거기에 목을 축이는 짐승들이 눈을 들어 눈을 들어 하늘을 본다 파아랗게 숲이 내쉬는 숨으로 하늘은 더욱 자욱하고 더러는 숲을 지나서 산정에 올라 하늘을 우러르며 팔 벌려 소리친다 오라 오라 아아 누가 오나 땅이 내쉬는 숨 맡으러 파아랗게 하늘이 오는데 목장 얼어붙은 눈길에 바람이 차다 차라리 몸이 없으면 발을 구르며 뛰지 않아 도 될 텐데 그러나 땅의 실팍한 경사에 기대어 오르는 목장을 보아라 지난 봄에 풀씨를 뿌리고 자라난 풀들이 시퍼렇게 오르던 언덕이 눈 속에 묻혀 서 풍만한 가슴을 꿈꾸며 나를 다시 오르게 하느니..

배움/시 2010.07.28

시)아인슈타인 시집 – 바위 속의 집, 머나 먼 우주로의 여행

아인슈타인 詩 제 1 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바위 속의 집 바위에 누워서 햇살이 그 속으로 들어가는 걸 본다 나도 그 위에 누워서 차츰 녹아들어 간다 바위 속의 고요하고 아득한 하늘이 열리고 수십 가지 색깔의 바람들이 나부끼고 한줄기 길이 뻗어 있었다 나는 그 길을 따라 바람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바람은 멀리 안드로메다까지 뻗어 있었고 가지가지의 빛깔로 빛나며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빛깔에 흔들리며 바람을 흔들어 본다 우수수 나뭇잎이 내리고 눈이 그리고 비가 내린다 봄 여름 갈 겨울이 함께 내려서 아득하다 누가 바깥을 흔들고 가는지 기우뚱거려도 언제나 제 자리에 동그랗게 뭉쳐져 있는 나의 집이여 나는 이제 나가기가 싫다 들어온 햇살도 나가지 않는다 지난 겨울의 눈도 천년 전의 비도 여기 다 모여 ..

배움/시 2010.07.28

시) 박희진 作 지상의 소나무는, 골과 향수, 회복기

박희진 詩 지상의 소나무는 지상의 소나무는 하늘로 뻗어가고 하늘의 소나무는 지상으로 뻗어와서 서로 얼싸안고 하나를 이루는 곳 그윽한 향기 인다 신묘한 소리 난다 지상의 물은 하늘로 흘러가고 하늘의 물은 지상으로 흘러와서 서로 얼싸안고 하나를 이루는 곳 무지개 선다 인생의 무지개가 지상의 바람은 하늘로 불어가고 하늘의 바람은 지상으로 불어와서 서로 얼싸안고 하나를 이루는 곳 해가 씻기운다 이글이글 타오른다 골과 향수 골 어머니 자궁속에 태아와 같이 밀폐된 관 속에 그녀는 황골로 불만이 없었다. 그 볼을 곱게 물들이던 피 한 방울, 머리칼 하나, 살 한 점 안 남기고. 남 몰래 사랑으로 빛났을 눈동자, 아 한 번도 사나이 가슴을 대 본 일이 없었기에 수밀도처럼 익었을 젖가슴의 심장이나마 남은들 어떠리오. 허..

배움/시 2010.07.21

시) 정지용 作 - 백록담

정지용 詩 백록담 1 절정에 가까울수록 뻑국채 꽃키가 점점 소모된다. 한 마루 오르면 허리가 슬어지고 다시 한마루 위에서 모가 지가 없고 나종에는 얼골만 갸옷 내다본다. 화문처럼 판박힌다. 바람이 차기가 함경도 끝과 맞서는 데서 뻑국 채 키는 아조 없어지고도 팔월 한철엔 흩어진 성신처 럼 난만하다. 산그림자 어둑어둑하면 그러지 않어도 뻑 국채 꽃밭에서 별들이 켜든다. 제자리에서 별이 옮긴다. 나는 여기서 기진했다. 2 엄고란, 환약 같이 어여쁜 열매로 목을 축이고 살어 일어섰다. 3 백화 옆에서 백화가 촉루가 되기까지 산다. 내 가 죽어 백화처럼 흴 것이 숭없지 않다. 4 귀신도 쓸쓸하여 살지 앟는 한모롱이, 도체비꽃 낮 에도 혼자 무서워 파랗게 질린다. 5 바야흐로 해발 육천척 우에서 마소가 사람을 대..

배움/시 2010.07.20

시) 시인 김상용 作 남으로 창을 내겠소, 향수

시인 김상용 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깔 이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향수 인적 끊긴 산 속 돌을 베고 하늘을 보오. 구름이 가고, 있지도 않은 고향이 그립소. ------------------------------------------------------------------- 시인 김상용. (1902 – 1950). 소개 설명 경기 연천 출생. 호는 월파. 이화여전에서 교편을 잡았으며 1935년 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첫시집 (1939)에 ‘남으로 창을 내겠소’ 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 시집을 통해 명랑하고 관조적인 시세계를 깔끔한 필..

배움/시 2010.07.14

시) 시인 오일도 作 5월의 화단, 누른 포도잎

시인 오일도 詩 5월의 화단 5월의 더딘 해 고요히 나리는 화단 하루의 정열도 파김치같이 시들다. 바람아, 네 이파리 하나 흔들 힘 없니! 어두운 풀 사이로 월계의 꽃 조각이 환각에 가물거린다. 누른 포도잎 검젖은 뜰 위에 하나 둘... 말없이 내리는 누른 포도잎. 오늘도 나는 비 들고 누른 잎을 울며 쓰나니 언제나 이 비극 끝이 나려나! 검젖은 뜰 위에 하나 둘... 말없이 내리는 누른 포도잎. ------------------------------------------------------------ 시인 오일도. 1901 - 1946. 소개 설명 경북 영양 출생이며, 본명은 희병이다. 서울에서 중학교편을 잡으며 시단에 등단, 1935년 지를 창간하여 5호까지 주재했다. 시문학파의 흐름을 받아 우수어..

배움/시 2010.07.14

시) 시인 김현승 作 눈물, 플라타나스(플라터너스), 가을의 기도,절대고독

시인 김현승 詩 눈물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는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플라타나스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나스, 너의 머리는 어느 덧 파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 모르나 플라타나스, 너는 내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나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너의 영혼을 불어 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나스, 나는 너와 함께 신이 아니다!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배움/시 2010.07.14

시) 시인 김용호 作 주막에서, 눈오는 밤에

시인 김용호 詩 주막에서 어디든 멀찌감치 통한다는 길 옆 주막 그 수없이 입술이 닿은 이 빠진 낡은 사발에 나도 입술을 댄다. 흡사 정처럼 옮아 오는 막걸리 맛 여기 대대의 슬픈 노정이 집산하고 알맞은 자리, 저만치 위의 있는 송덕비 위로 맵고도 쓴 시간이 흘러가고 세월이여! 소금보다도 짜다는 인생을 안주하여 주막을 나서면 노을 빗긴 길은 가없이 길고 가늘더라만 내 입술이 닿은 그런 사발에 누가 또한 닿으랴 이런 무렵에. 눈오는 밤에 오누이들의 정다운 얘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던 밤 파묻은 불씨를 헤쳐 잎담배를 피우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던 할머니, 바깥엔 연방 눈이 내리고. 오늘 밤처럼 눈이 내리고. 다만 이제 나 홀로 눈을 밟으며 간다. ..

배움/시 201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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