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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인슈타인 시집 – 바위 속의 집, 머나 먼 우주로의 여행

올드코난 2010. 7.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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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1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바위 속의 집                  

  

 바위에 누워서 햇살이 그 속으로 들어가는 걸 본다

 나도 그 위에 누워서 차츰 녹아들어 간다

 바위 속의 고요하고 아득한 하늘이 열리고

 수십 가지 색깔의 바람들이

 나부끼고 한줄기 길이

 뻗어 있었다

 나는 그 길을 따라 바람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바람은 멀리 안드로메다까지 뻗어 있었고

 가지가지의 빛깔로 빛나며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빛깔에 흔들리며 바람을 흔들어 본다

 우수수 나뭇잎이 내리고 눈이 그리고 비가 내린다

 봄 여름 갈 겨울이 함께 내려서

 아득하다 누가 바깥을 흔들고 가는지 기우뚱거려도

 언제나 제 자리에 동그랗게 뭉쳐져 있는 나의 집이여

 나는 이제 나가기가 싫다 들어온 햇살도 나가지 않는다

 지난 겨울의 눈도 천년 전의 비도 여기 다 모여 있다

 오늘도 한 여자가 녹아드는 햇살을 바라 바위에 누워서 하늘을 본다

 나는 가만히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아 본다

 

 

머나 먼 우주로의 여행

 

우주의 날씨는 맑았다

 이제 모든 별들이 앞쪽으로만 몰려들어*   

 멀리 별들의 무지개가 떠오른다

 대 마젤란 은하가 모든 별들을 중력 렌즈**로 모아서

 저들을 수많은 여럿으로 만들어 보인다

 아 현란한

 별들의 무지개의 파도여!

 있고 없음이 저 안에 있고

 저 안에는 없음마저도 잔상의 빛을 뿜고 있도다

 안드로메다까지는 15 161일 남았다

 어떻게 13년을 달려왔는지

 이미 지구에서는 100만년이 흘렀으리

 은하를 벗어난 지도 2년이 지났다

 지금 내 우주선의 속도는 광속의 99.9999999999452%

 나는 나의 생을 우주선 안에서 보내기로 한 이후

 이제 최대의 절정기를 맞이한다

 중력의 렌즈에 맺혀져 오는 만상의 빛 속에서

 영원의 한순간 순간이 튀어나오며

 나를 저의 속으로 꽂아 넣는 것이어니

 나는 이제

 아무도 본 적이 없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우주의 건너편 해안에 이 작은 배를 대어야 한다

 영원의 바다에 점 하나 찍으며 나의 생은 흐르지만

 이제 나는 나만의 것이 아니고

 우주 또한 저 홀로 있지 아니하여서

 또 다른 우주의 생명이 내게로 흘러 들어오리

 그리하여 모든 것은 다시 시작되리라

 빛이 우주를 다 돌아와서야 저의 의미를 이루듯

 나는 안드로메다에 이르러 다시 시작하는 아침을 일구리라

 내 생명 시계는 지구에 도착하면 멎으리

 내 돌아가면 지구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앞으로 41 161일 남았다

 360만년 남았다

  

   *우주선의 속도가 광속에  접근해 가면 뒤쪽에 있는 별들이 앞쪽에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 광속의 90%에 도달하면 우주선의  앞쪽에 대부분의 별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밝은 별의  집단 주위를 오렌지색의  별이 고리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이 현상은별무지개 STARBOW’라고 불리우고 있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중력은 공간을 굽게 한다. 그것은 바로 앞에  있는 은하나 은하단의 중력이 공간을 일그러뜨려서 렌즈와 같은 구실을 하여 먼 곳의 천체가 여러  개로 보이거나 그 형체가 일그러져 보이게 한다. 이 현상을중력 렌즈효과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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