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시

시)아인슈타인 시집 – 땅, 목장

올드코난 2010. 7.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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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1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의 별

  

  

 땅이 내쉬는 숨이 파아랗고

 숲에 이르면 그 향기가 더욱 독하다

 안개는 더욱 자욱하여서 허리를 감싸고

 그 아래 흐르는 물소리 가득하다

 거기에 목을 축이는 짐승들이 눈을 들어

 눈을 들어 하늘을 본다 파아랗게

 숲이 내쉬는 숨으로 하늘은 더욱 자욱하고

 더러는 숲을 지나서 산정에 올라

 하늘을 우러르며 팔 벌려 소리친다

 오라 오라

 아아 누가 오나

 땅이 내쉬는 숨 맡으러

 파아랗게 하늘이 오는데

 

목장

  

 얼어붙은 눈길에 바람이 차다 차라리 몸이 없으면 발을 구르며 뛰지 않아

도 될 텐데 그러나 땅의 실팍한 경사에 기대어 오르는 목장을 보아라 지난

봄에 풀씨를 뿌리고  자라난 풀들이 시퍼렇게 오르던 언덕이 눈 속에 묻혀

서 풍만한 가슴을 꿈꾸며 나를 다시  오르게  하느니 발을 구르며 오르는

나는 허이허이 다 올라서야 목장을 보겠네 여기 아니면  내 쉬일 곳이 없

어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었으니 기댈 곳 없는 자여 너의 집 언덕에

다 올라서야 불을 켜 들고 약한 마음을 뉘우치며 휘날리는  눈보라를 내려

다 보느냐 눈보라는 한 열흘 내려서  누리를 덮고 모든 숨쉬는 것들을 

숨 속에 있게 한다 나는 이 놈 저 놈을 쓸어안으며 그 껌벅거리는 눈 

에 내가 기대어 서 있는 것을 아아 아직도 비척거리며 기대어 서서 무럭무

럭 김오르는 두엄더미에서 피어나는 나를 본다 보아라 그들의 숨결을 타고

오르는 나의 숨결 목장의 경사가 하늘로 이어지며 펼쳐 오르는 것을  눈이

멎은 어느 날 하얗게 이어져 끝간 데 없는 것을 하도 눈이 부시어  무어라

할 말도 잊고 서서 보고만 있느니 몸이 없으면 저 빛도 바라보지는 못하였

으리 발을 동동 구르며 달음질치지도 못하였으리

 아아 얼어붙은 눈길에 바람이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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