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세계사

베트남 전쟁 반전의 상징이었던 사이공식 처형 사진의 진실

올드코난 2015. 2. 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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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사진은 1968년 1월 30일 당시 구정(설)이었던 휴일 이틀동안 남베트남 전역에서 기습 공격을 한 북 베트남의 구정 공세 당시 사진가 에디 애덤스(Eddie Adams)가 사이공에서 찍은 사진이다. 베트남전의 반전을 상징하는 매우 유명한 사진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사진에 대해서 잘못알고 있다. 이 사진과 사진에 찍힌 인물에 대해 설명해 본다. (글/사진 참고 및 출처: 위키백과, MBC 서프라이즈, 전쟁사, 연합뉴스)


베트남 전쟁 뒷이야기 반전의 상징이었던 ‘사이공식 처형’ 사진과 사진속 인물 응우옌 응옥 로안(Nguyễn Ngọc Loan) 경찰서장의 진실


1. 사진

구정대공세 초기였던 1968년 2월 1일, 당시 남베트남 경찰서장 응우옌 응옥 로안(Nguyễn Ngọc Loan)은 시가전 중 사로잡힌 베트콩 장교로 추정되는 응우옌 반 램(Nguyễn Văn Lem)을 권총으로 처형한다. 당시 경찰서장 옆에 있던 AP통신 사진작가 에디 애덤스와 NBC 취재팀이 그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당시 사진 설명은 General Nguyen Ngoc Loan executing a Viet Cong prisoner in Saigon(사이공에서 응우옌 응옥 로안 장군이 베트콩을 처형하다)이었고 사진 제목은 '사이공식 처형'이었다.

이 사진을 촬영한 에디 애덤스는 1969년 퓰리쳐상을 받았다.



2. 사진 속의 진실

당시 사진이 처음 공개되었을때 처형된 사람은 민간인이고, 처형을 한 자는 부패한 월남 장군으로 알려졌다. 무장한 베트남 군인이 재판 과정 없이 처형한 사실에 대해 여론이 들끓었고, 에디 애덤스는 퓰리처상을 수상하게 된다.


애덤스가 진실을 알게된 것은 1968년 사진을 찍은 에디가 처형 장면이 담긴 필름을 AP통신 보도국에 보내고 사진이 언론에 보도되기를 기다리는 중, 베트남 시민으로부터 죽은 민간인이 사실은 악인이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부터였다.


총을 쏜 무장 군인은 당시 신망이 두텁던 베트남의 경찰청장 로안이었고, 총살당한 남자는 베트콩군의 악명높은 암살부대 대장 응우옌 반 램(Nguyễn Văn Lem)이었던 것이다.


남베트남 측에 의하면, 로안에 의해 처형된 응우옌 반 램(Nguyễn Văn Lem)는 월맹 암살단의 지도자였으며 그날의 목표는 경찰 혹은 경찰 가족들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응우옌 반 램(Nguyễn Văn Lem)은 최소 7명의 경찰 가족의 시체가 포함된 학살 현장에서 체포되었다.


처형된 응우옌 반 램렘은 베트콩의 암살부대 대장이었고 그의 부대원들은 남베트남 경찰들의 부인, 자녀, 친척들을 34명이나 살해해서 도랑에 버렸다. 응우옌 반 램은 자신의 행위를 자랑스러워 했고 공산주의 이념에 투철하였고 암살 지령을 받은 사람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완수했음을 과시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알게된 에디는 AP 본부에 정정기사를 요구했지만 AP는 이를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


3.사진의 여파

이 사진은 제대로 된 재판과정 없이 길거리에서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는 장면으로 오해되었고, 미국내 반전 여론이 급격하게 형성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재까지도 이를 오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진에 찍힌 당사자인 로안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뀐다. 당시 남베트남에서 존경을 받던 인물에서 용서받지 못할 악인으로 지탄을 받게 된다.

이 사진이 촬영되고 몇개월 후, 로안 서장은 북베트남 기관총에 의해 부상을 입고 다리를 절단하게 된다. 1975년 사이공 함락 당시 로안은 남베트남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해 버지니아 주에 정착해 조그만 음식점을 열었지만, 악인으로 찍혀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에 미국정부는 로안의 거주 허가 취소를 통보한다. 많은 비판과 곤란한 삶을 살던 로안은 1998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67세 나이에 암으로 사망한다.



4. 에디 아담스의 고백

로안이 1998년 암으로 사망한후 에디는 2001년 루게릭 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평생을 죄책감을 느끼며 살았지만, 자신이 쌓아온 사진 기자로서의 명성을 잃고 싶지 않아 쉽게 사실을 밝히지 못했던 에디는 죽기전에 모든 진실을 밝히기로 결심한다. 에디는 방송에 직접 출연해 '사이공식 처형'의 실상을 모두 밝혔고, 구엔에게 사죄했다.


아담스는 자신의 사진이 원치 않은 반응을 이끌어냈다며 후회를 했고 이 사진으로 인해서 살인마로 비난받은 응우옌 응옥 로안(Nguyễn Ngọc Loan) 장군과 그의 가족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했고 이후 타임 지에 다음과 같은 글을 기고했다.


“장군은 베트콩을 죽였지만, 나는 내 카메라로 장군을 죽였다. 사진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사람들은 사진을 믿지만, 사진가들은 거짓말을 한다. 심지어 조작을 하지 않고도 거짓말을 한다. 사진은 절반 정도만 진실일 뿐이다. 사진이 말하지 않은 것은 이런 것이다. "당신 이때 장군이었고, 미국인을 두어명 죽인 이른바 악당을 이 더운날 만나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그리고 응우옌 응옥 로안(Nguyễn Ngọc Loan)에 대해 에디 애덤스는 이런 말을 남긴다.

“그는 영웅이였다. 미국은 그의 죽음을 슬퍼해야 한다. 미국인들이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게 너무 싫다.”


참고로 16년전 애덤스가 한국에 오기전 연합뉴스 기사를 옮겨본다. 

[1999.1.2. 연합뉴스 기사 참조] 

이 사진이 찍히던 당시 동아일보 전직 사진기자 김용택(金容澤)이 현장에 있었다고 한다. 김용택과 애덤스는 로완 베트남 경찰국장이 총을 쏘려는 순간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며 셔터를 눌렀지만 김용택은 곁에 있던 군인이 팔을 치는 바람에 총을 맞고 쓰러진 장면만 찍을 수 있었다고 한다. 김용택이 사진을 찍을 수 있던 상황을 놓여 아쉬움을 토로했는다.

1999.1.2 연합뉴스 인터뷰에

"셔터를 연신 눌러대자 르완 국장은 처형을 끝낸 뒤 `갓댐'이라고 소리치며 총구를 우리에게 겨누더라구요. 등골이 서늘해지는 순간 애덤스가 `아임 소리'를 연발하며 사정했고 나도 미안하다는 말을 되뇌며 함께 슬그머니 도망쳤지요. 어떤 면에서 애덤스는 내 생명의 은인인 셈입니다. 생각할수록 아찔하고도 한편으로는 아쉬웠던 순간입니다."

동아일보에는 애덤스의 사진은 물론 김용택이 찍은 처형 뒤 장면도 실리지 않았고, 경찰이 처형 대상자를 끌고 오는 사진만 게재됐다. 김씨는 당시 애덤스가 정식 직원이 아니어서 AP 사이공지국이 처음에는 피터 아네트(현 CNN 기자)의 사진으로 보고했다가 수상작으로 뽑히자 뒤늦게 정정했다는 비화도 소개했다. 

애덤스는 2004년 9월 19일 사망했다.


5. 응우옌 응옥 로안(Nguyễn Ngọc Loan) 인물평

응우옌 로안은 부정부패와 연관없는 깨끗한 인물이었고 국가주의성향이 매우 강한 사람이었다고 전한다. 매우 어렵고 복잡했던 사이공 치안 문제를 많이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능숙한 조종사로써 직접 베트콩을 대상으로 지상타격임무를 맡기도 했다고 한다. 

전쟁 당시 미국이 남베트남 몰래 벌였던 작전 등을 꽤 많이 누설하고 미국의 비밀 작전등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고 한다. 당시 미국 정부는 로안을 "Trouble-maker" 이라고 하며 싫어했다고 한다.


정리하자면 응우옌 응옥 로안(Nguyễn Ngọc Loan)은 당시 부패하고 무능한 장군과 관료들이 장악했던 남베트남에서 유능하면서도 인품을 갖춘 보기 드문 군인이었다. 만일, 사진이 찍히지 않았다면, 그의 인생은 그리 비참하지도 않았고, 존경 받는 삶을 살수 있었던 사람이었다.

단 한 장의 사진이 그의 경력과 인생을 망쳐버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애덤스가 비록 사과를 했다고는 하지만 너무 늦었다. 

사후에 하는 사과가 고인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었다고는 해도, 생전에 했더라면 로안은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삶을 마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로안은 너무 큰 상처를 안고 세상을 떠났다. 반면, 애덤스는 최고의 종군기자, 풀리처상을 받은 명예로운 삶을 살았다. 죽기전에 진실을 밝혀준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글 작성/편집 올드코난 (Old Co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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