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해외

영화와 음악) 네이크드 런치(Naked Lunch) 작품해설

올드코난 2010. 7. 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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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크드 런치
(Naked Lunch)

    
"
약물 중독자인 작가가 경험하는 기이한 도피 여행"

 

 

  제작:91, 캐나다, 영국 합작

  감독: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음악:하워드 쇼어, 오네트 콜만

  출연:피터 웰러, 쥬디 데이비스, 이안 홈, 줄리안 샌즈, 로이 슈나이더, 모니크

머큐어, 니콜라스 캠벨, 마이클 젤니커

 

이 작품은 알랜 긴즈버그, 잭 케르아크와 나란히 문단계의 비트 제너레이션 Beat

Generation(패배 세대라는 뜻. 기존 도덕이나 질서 등에서 탈피해 인간성 회복에

초점을 맞추어 활동한 문예 사조와 작가 군단을 지칭) 흐름을 주도했던 소설가 윌리암

S.바로우즈의 대표작을 영상으로 옮긴 것이다.

  영상으로 표현하는 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난해하고 복잡한

구도를 갖고 있었던 원작 소설은 연출자의 엄청난 끈기와 노력으로 영화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찬사를 들었다.

  1950년대 뉴욕시. 윌리암 리(피터 웰러)는 벌레소독사로 일하고 있다. 한때 소설을

쓰기도 했던 윌리암은 자신을 찾아온 두 명의 문학 동료들에게 자신은 이미 10년 전에

절필했다고 밝히면서 지금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이라고 털어 놓는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마약에 중독돼 "카프카는 벌레 같은 인간"이라고 횡설수설하는

아내 조앤(쥬디 데이비스)의 광기 어린 모습을 보게 된다.

  이후 마약 소지자로 체포된 윌리암에게 역시 마약에 중독된 거대한 풍뎅이가 "아내

조앤은 당신을 죽이기 위해 온 첩자"라고 떠들자 그는 이 벌레를 신발로 쳐서 죽인다.

  그렇지만 이후 정체 모를 거대한 벌레에 의해 윌리암 내부에 잠재돼 있던 광기가

서서히 밖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윌리암 텔을 흉내내듯 아내 머리 위에 컵을 올려 놓고 사격을 하는 윌리암. 이어

그는 충동적으로 총구를 아내 머리에 겨냥해서 사살한 뒤 인터 존이라는 곳으로

피신한다.

  인터 존에서도 타이프 라이터 벌레는 윌리암에게 "동성애자는 불필요한 쓰레기 같은

존재"라고 떠벌리고 있고, 이후 윌리암은 벌레가 명령하는 대로 행동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전락한다.

  연출자 크로넨버그는 이미 '플라이'(86), '비디오 드럼'(83) 등으로 범상치 않은

재능의 소유자임을 드러낸 바 있다. 아울러 바로우즈의 열광적 팬이었던 피터 웰러도

'로보캅3'(93)의 주역을 거부하고 이 작품 출연을 자청했다고 한다.

  원작자 바로우즈는 "현대 사회는 중독의 피라미드처럼 모든 사람들이 무엇인가에

홀려 있다."고 냉소적으로 토로했는데, 이 같은 현상의 일단이 벌레의 주문에 의해

행동하는 주인공의 처지로 드러나고 있다.

  전체적으로 사실감 넘치는 광기와 환상의 정신세계가 적갈색의 영상으로 펼쳐진다.

이러한 화면 구도에 녹아 있는 음악 연출자는 하워드 쇼어가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런던 필하모니의 협연으로 고급스럽고 품위 있는 배경음악을 만들어 주었다.

  배경음악으로 은은히 들려오는 알토 색소폰 소리는 오네트 콜맨의 솜씨. 고정된

재즈 형식에서 일탈해서 프리 재즈를 들려 준 그는 크로네버그의 기이한 영상 효과를

강하게 심어 주는 데 기여했다.

  재즈 전문가들은 "오네트 골맨의 연주곡만을 따로 발췌해 들어도 감칠맛이 난다."

호평했다.

  수록곡 중 'Hauser And O`Brien/Bug Powder', 'Intersong', 등은 하워드 쇼어의

작품인데 3__4명 혹은 7__8명으로 구성된 재즈 캄보 밴드 Cambo Band에 의해 연주되고

있다.

  오네트 콜맨은 지난 92년 이 영화의 사운드 트랙 삽입곡을 중심 연주곡으로 편성해

'뮤직 프럼 인터존 Music From Interzone'이라는 타이틀로 일본을 포함하는

동남아시아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외에 수록곡 중 'Misterioso'는 재즈

피아니스트인 델로니어스 몽크가 오네트 콜맨의 영향을 받고 작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평가들은 이 영화에 대해 "마약과 성에 대해 극단적 일면을 파헤쳐 기존 예술계의

흐름에 철저히 반기를 들었던 원작자의 의도가 90년대 들어 크로넨버그의 환각적인

감각과 어우러져 재음미하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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