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기억하겠습니다 - 일본군 위안부가 된 남한과 북한의 여성들 (저자 이토 다카시, 안해룡)

올드코난 2017. 5. 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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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를 용서할 수 없는 이유중 하나는 한일 위안부 졸속 합의였다. 위안부 문제는 일본이기 때문에 용서를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는 존엄성과 인권을 침해 받은 일이며 여성 차별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깔려있다. 위안부에 대해서 세계에서 관심을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성도 사죄도 없는 일본의 뻔뻔한 태도도 분노할 일이지만 일본을 용서하자고 떠드는 자들 그리고 이제는 그만 잊자고 말하는 자들은 어떤 자들인가? 일제강점기 친일파들과 그 후예들이 이승만 박정희 그리고 박근혜까지 이어진 것은 아닐까. 박근혜가 한일 위안부협상을 강행하고, 한국의 보수들은 이를 잘했다고 박수를 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잘못된 협상이며 취소하기를 원하지만, 그럼에도 이런 협상을 강행하게 된 배경에는 협상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이제는 그만 잊기를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과거를 잊으면 반드시 되풀이 되는데 역사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꼭 한번 보기를 추천하는 책이 있다. 올해 3월에 발간된 기억하겠습니다 - 일본군 위안부가 된 남한과 북한의 여성들 (이토 다카시 사진/글)이라는 책이다. 저자 일본인 이토 다카시는 1981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 피해를 취재하던 중 약 7만명의 조선인도 당시에 피폭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일본과 한반도에 사는 피폭자들을 취재하면서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과 위안부에 대해 알게 된다. 일본이 저지른 야만스런 짓에 대해 일본인 이토 다카시는 분노하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800명의 성노예 피해자들을 취재하게 된다. 이 책에는 14분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인터뷰만 실려있는데 이분들의 고통을 이해하는데에는 부족하지 않다. 


그리고 나는 부끄럽게 생각한다. 이유는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 이렇게 진실된 마음으로 인터뷰를 한 책을 한국인이 작성하고 발간한 책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피해자는 바로 우리들인데 왜 우리 한국인들은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 이토록 무관심했을까. 말로만 흥분하고 겉으로만 분노를 했던 것은 아닐까. 이토 다카시는 40년 가까이 이 일을 해 오고 있다. 이제 우리가 위안부 할머니의 일을 밝히고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해 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한국인이기 때문에 봐야 하며 인간이기에 꼭 봐야할 책이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고통을 잊지말고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과거를 잊으면 반드시 되풀이 된다. 그리고 반성하지 않는 자를 용서하면 반드시 그들에게 또 다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참고:목차]

한국어판에 부쳐/ 들어가며

피해자 증언

노청자_내 존재가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이귀분_조선인 특공대와 함께 노래하며 울었습니다

김영실_일본군 장교가 어린 도키코의 머리를 베어버렸습니다

리상옥_우리 셋은 처녀 공출이라는 명목으로 동원되었습니다

심미자_정신을 차리니 후쿠오카의 위안소였습니다

김대일_150명의 여자를 나란히 세우고 목을 베기 시작했습니다

강순애_공습이 심해져도 위안소에는 군인들이 줄을 섰습니다

황금주_벌거벗은 여자는 일본군 장교에게 반항하다 성기에 권총을 맞고 죽었습니다

곽금녀_죽인 위안부들을 지하실에 버렸습니다

문옥주_한 사람이 하루에 30~70명을 상대했습니다

리계월_임신하면 아무짝에 쓸모없으니 죽어라

강덕경_근로정신대로 갔다가 위안부가 되었습니다

리복녀_군인은 그녀의 머리를 잘라 끓는 물에 넣었고, 그것을 마시라고 강요했습니다

김학순_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이 사실을 가르쳐야 합니다

르포르타주

빼앗긴 기억을 찾아_일본군 위안부 심달연 할머니의 강제 동원 현장에서

일본에 대한 한, 전쟁에 대한 한_위안부였음을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에 있는 성노예 피해자들_가늠할 수 없는 고뇌 끝에서 토해낸 과거

무궁화에 둘러싸여_일본군 위안부 김학순 할머니의 죽음

지은이 후기/ 옮긴이 후기


[참고: 저자 이토 다카시]

1952년 나가노현 출생. 포토저널리스트로 아시아 민중의 관점에서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취재를 계속하고 있다. 일본이 일으킨 아시아태평양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아시아의 사람들과 일본이 관계한 아시아의 대규모 환경 파괴 현장을 취재해 잡지와 방송을 통해 발표했다. 일본과 한국, 일본과 북한의 관계에 대한 취재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저서로는 『지구를 죽이지마라환경파괴대국일본地球を殺すな!―環境破大·日本』(風媒社, 2004), 『히로시마·평양ヒロシマ·ピョンヤン』(風媒社, 2010), 『평양에서의 고발平からの告』(風媒社, 2001), 『속·평양에서의 고발·平からの告』(風媒社, 2002)』, 『파괴된 침묵破られた沈』(風媒社, 1993), 『아시아의 전쟁 피해자들アジアの被害者たち』(草の根出版, 1997), 『버려진 황군棄てられた皇軍』(影書房, 1995), 『원폭피해자 기민原爆棄民』(ほるぷ出版, 1987) 등이 있다. 다큐멘터리로는 히로시마·평양ヒロシマ·ピョンヤン 아리랑 고개를 넘어アリラン峠を越 등이 있다.


[참고2; 저자 안해룡]

사진가이며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전시기획자 등 텍스트와 사진, 영상을 넘나들면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 1995년부터 한국, 중국, 일본 등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사진과 영상에 담는 기록 작업을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다이빙벨을 감독했다. 현재는 일본에 있는 재일 한국인의 역사, 조선인이 관계한 일본 현지의 전쟁 유적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저서로는 『북녘 일상의 풍경들』(현실문화, 2005), 역서로는 『몇 번을 지더라도 나는 녹슬지 않아』(바다출판사, 2016), 『가부키초』(눈빛, 2014), 『공습』(휴머니스트, 2008), 『미디어 리터러시』(커뮤니케이션북스, 200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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