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탄 사나이 2
(The Naked Gun 2 1/2:The Smell Of Fear)
"괴짜 경찰 간부가 펼치는 요절복통 범죄 소탕극"
제작:91년, 미국
감독:데이비드 쥬커
음악:아이라 뉴본
출연:레슬리 닐슨, 프리실라 프레슬리, 조지 케네디, 오 제이 심슨, 로버트 굴렛,
리처드 그리피스, 재클린 브룩스
이 영화는 '켄터키 프라이드 무비'(77)나 '플라잉 하이'(80)등 일련의 풍자 코미디를 발표해 이 분야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던 데이비드 쥬커의 재치가 담긴 히트작이다.
쥬커는 짐 에이브라함, 제리 쥬커 등과 함께 ZAZ로 약칭이 되면서 80년대 할리우드 풍자극의 산실로 대접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 중 '총알탄 사나이' 시리즈는 바로 ZAZ 사단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대표적 작품으로 거론되고 있는 영화다.
속편에서는 부시 전 대통령을 쏙 빼닮은 사람을 등장시켰고 '이티'(82), '카사블랑카'(42), '사랑과 영혼'(90)등 주요 히트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패러디 Parody로 사용해 웃음꽃을 자아냈다.
음악을 담당한 이는 '블루스 브라더스'(81), '드라그넷'(87) 등에서 수완을 발휘했던 아이라 뉴본.
뉴욕 출신의 뉴본은 어머니가 오페라 가수이고 부친도 음악 작곡가로 활동한 집안 환경에 의해 일찍부터 음악과는 친숙한 관계에 있었다. 그는 고교시절부터 록밴드를 결성해 재능을 발휘했고, 뉴욕 대학 재학 때는 클럽 등지를 돌아다니면서 연주 공연을 펼쳐 본격적으로 프로 세계에 발을 들여 놓았다. 이 같은 정력적인 활동이 그룹 맨하탄 트랜스퍼 The Manhattan Transfer의 리더인 팀 하우저에게 인정받아 그들의 신보 음반에 편곡자이자 기타리스트로 참가하게 됐고 영화계까지 입문한다.
속편 사운드 트랙은 1부와 거의 비슷한 가락으로 구성돼 있는데 60년대 텔레비전 형사 드라마에서 즐겨 사용했던 높은 혼 악기를 채용해 테마곡 'Main Title'을 들려 주고 있다. 이 곡을 유심히 들어본 음악 애호가들은 뉴본의 전작인 '드라그넷'과 매우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1부에 이어 2부에서도 등장하고 있는 홍일점 배우인 미스 스펜서역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전부인인 프리실라 프레슬리가 등장하고 있다. 그녀의 모습이 보일 때마다 들려 오고 있는 테마곡이 'Miss Spencer'이다.
색소폰을 가락으로 해서 차분한 느낌을 전달해 주고 있는 'Miss Spencer'는 1부에서도 등장하고 있는 곡이다.
이외에 스펜서가 버스 안에서 흥얼거리고 있는 노래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주연의 '추억 The Way We Were'(73)의 동명 주제곡인데, 사운드 트랙에서는 안타깝게도 누락이 돼 들을 수가 없다.
'빌보드'지 영화음악평
영화음악은 영화의 줄거리나 분위기를 위해 완성된다는 사실 때문에 흔히 영화에 종속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음악인들도 있는데 그들은 어떤 영화는 촬영이 완료된 후 기존의 곡을 끌어다 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The Four Seasons'의 경우는 음악에 맞추어 뒤늦게 영화가 제작된 사례가 됐다.
'총알탄 사나이 2 Naked Gun 2 1/2:The Smell Of Fear'는 이미 과거의 수많은 영화 속의 기법을 리바이벌시켜 웃음을 선사했고, 음악도 역시 이전에 만들어진 것을 배경으로 쓰고 있다.
이 작품에 수록된 곡은 모두 과거 영화 사운드 트랙 스타일을 모방했다. 심지어 긴장감, 서로 쫓고 쫓길 때의 분위기 모두가 70년대 액션영화의 배경음악 스타일로 완성되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히트곡을 표절 Plagiarism하거나 멜로디를 도용했다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많은 작품 패턴을 원용하여 색다른 모티브극과 음악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이것은 감독, 음악가 등이 옛스러운 감각을 새로운 분위기에 맞게 재창조했다는 것이고, 이 점은 바로 이 영화가 재능꾼들의 작품임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요인이 됐다.
전체적으로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미국식 영화배경음악을 완벽하게 재현해 낸 이 영화의 사운드 트랙은 재능 있는 예술 창작자들도 감탄사를 터뜨린 아이디어 작품이다.
(글:이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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