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자료

부모가 자녀들에게 들려주는 재미있는 상식 - 백미

올드코난 2010. 6. 2.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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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

 

"엄마, 엄마...!"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자 엉뚱이는 안방으로 건너갔어요. 엉뚱이 엄마

는 텔레비전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엉뚱이도 엄마 옆에 조용히 앉았

어요.

"엄마, 무슨 영화예요?"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저 영화는 언제 봐도 감동적이야!"

"어떤 내용인데요?"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두 집안끼리는 서로 원수

. 그래서 비극적인 사랑으로 끝나지...."

엉뚱이 엄마는 영화 속에 푹 빠져, 이따금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곤 했

어요.

"저걸 어째. 로미오가 진짜 죽은 줄 알고 줄리엣이 따라 죽다니! 저 장면

은 역시 이 영화의 백미야, 쯧쯧...."

영화가 끝나고 엉뚱이가 물었어요.

"엄마, 백미가 뭐예요?"

"그건 '흰 눈썹'이란 말이야."

엉뚱이는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그럼, 로미오와 줄리엣의 눈썹이 희었단 말이에요?"

엉뚱이 엄마가 고개를 가로저었어요.

"그럼, 왜 아까 백미라 그러셨어요?"

"너 삼국지 읽어 봤지?"

". 유비, 관우, 장비가 조조랑 싸우는 얘기요?"

"그래, 잘 들어 봐라. 삼국 중에서 유비가 세운 촉나라에는 마량이라는

사람이 있었어. 그는 어려운 일도 척척 해내는 비상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

. 그래서 그는 유비로부터 신임을 얻어 높은 벼슬에도 올랐단다."

엉뚱이는 엄마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앉아 귀를 기울였어요.

"본래 마량은 형제가 다섯 명이었는데 모두 한결같이 영이라고 학문에도

뛰어났다는 거야. 그 중에서도 맏형인 마량이 가장 뛰어나 주위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했지. 그런데 마량은 태어날 때부터 눈썹이 희었기 때문에 그

를 가리켜 '흰 눈썹', '백미'라 불렀단다. 그래서 어느덧 백미라고 하면

여럿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 혹은 좋은 것 중에서도 가장 좋은 것을 가

리키는 말이 되었던 거란다. 그러니까 아까 그 영화에서 엄마가 백미라고

말한 부분이 가장 슬프고 감동적인 장면이라는 뜻이지."

엄마의 얘기가 끝나자 엉뚱이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물감과 붓을 꺼내

왔어요.

"아니, 엉ㄸ아 너 뭐 하려고 그러니?"

"저도 눈썹에 흰 물감을 칠하고 다니려구요. 그래야 훌륭한 사람이 될

거 아니에요."

"맙소사, 저 엉뚱이를 누가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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