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오호 십육국 시대 전진(前秦, 351년~394년)은 티베트계 저족(氐族)에 의해 건국된 나라로 국호는 진(秦)으로 같은 이름의 나라가 많아 가장 먼저 건국된 이 나라를 전진으로 부른다.
중국 오호 십육국 시대 - 전진(前秦) 설명
중국 감숙성(甘肅省) 일대에 거주하던 저족(氐族)은 오호십육국시대 초기에는 포홍(蒲洪)을 지도자로 전조(前趙) 및 후조(後趙)의 용병으로 각지를 전전한다. 이때 후조에 의해 하북성 지역으로 강제 이주되고 349년 후조의 황제 석호(石虎)가 죽자 포홍은 350년에 자립해 삼진왕(三秦王)을 칭하고 성을 부(苻)로 고쳤다. 관중(關中)으로 돌아가기 위해 준비하던 부홍은 부하에게 살해되고 부건(苻健)이 뒤를 이었다. 부건은 왕호를 폐하고 동진(東晉)에 복속해 관중의 군벌 두홍(杜洪)을 방심시키고 장안을 공격 점령 351년에 전진을 건국한다.
352년에 황제에 즉위한 부건은 두홍의 잔당과 동진의 북벌군과 싸우면서 점차 관중을 평정해 나갔고 354년 환온(桓溫)의 북벌군을 물리치고 관중을 평정한다. 355년 부건이 죽고 아들 부생(苻生)이 황제에 즉위하는데 폭정으로 민심을 잃는다. 부생의 치세 동안 전량(前凉)이 복속하고 강족의 요양(姚襄)을 물리친다. 357년 부홍의 손자 부견(苻堅)이 반정을 일으켜 부생을 폐위하고 천왕에 즉위한다. 부견은 한족 왕맹(王猛)을 중용해 내치를 다지고 개혁을 실시한다. 왕맹은 부견의 총애를 등에 업고 법을 엄하게 적용하고 정치를 바로잡아 전진의 국력을 크게 성장시켰다. 366년부터 적극적으로 외정에 나선 부견은 전연(前燕)을 침공한 환온의 북벌군을 물리치는 등 많은 치적을 쌓았다. 370년 전연을 멸망시키고 화북 대부분을 지배하에 두었고 373년 동진의 사천(四川) 지방을 정복하고 376년에는 전량과 대(代)를 멸망시켜 화북을 통일하였다.
화북을 통일할 무렵 재상 왕맹이 죽었는데 이후 부견은 무리한 전쟁을 거듭하고 사치를 일삼았다. 또한 이상주의적인 정책을 펼쳐 수도 장안 인근에 선비족과 강족을 이주시키고 화북 곳곳의 거점에 지배민족인 저족을 이주시켜 지배권의 강화를 꾀한다. 378년 동진의 양양(襄陽)을 점령하고 383년 부견은 천하 통일을 목표로 여광(呂光)에게 서역을 정벌을 명하는 한편 동진 토벌을 위해 96만 명의 대군을 동원한다. 부견의 원정군은 동진의 국경 전체에 걸쳐서 공격해 들어갔으나 부견이 직접 참여한 비수(淝水) 방면의 전선에서 배반으로 인해 크게 패배하여 전군이 패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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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대전(淝水大戰)의 패전으로 전진은 혼란에 빠지고 하북에서는 모용수가 후연(後燕)을 건국하고 관중에서는 요장(姚萇)의 후진(後秦), 걸복국인(乞伏國仁)의 서진(西秦), 여광의 후량(後凉), 모용홍(慕容泓)의 서연(西燕) 등이 건국되었다. 부견은 모용홍, 모용충의 서연의 공격을 받아 장안을 버리고 도주하다 385년 요장에게 체포되어 살해되었다.
부견의 서장자 부비(苻丕)는 업(鄴)에서 모용수의 공격을 받아 1년여 동안 농성을 벌이다 탈출하여 진양(晉陽)에 이르렀는데, 부견의 사망 소식을 듣고 진양에서 황제에 즉위하였다. 부비는 부견의 복수를 위해 후진을 공격하기 위해 전열을 정비하지만 386년 모용영(慕容永)의 공격을 받아 패배하고 동진군에 의해 살해된다.
농서 지역의 전진 세력을 이끌던 부등(苻登)은 부비의 사망 소식을 듣고 황제에 즉위하고 전열을 정비 후진을 공격한다. 부등과 관중 일대의 전진계 군벌들과 손을 잡고 후진의 요장을 수 년 동안 공격하지만 389년 본거지를 기습당해 세력이 쇠퇴하고 393년 후진의 요장이 죽자 부등은 후진에 대한 최후의 공격을 감행한다. 그러나 요흥(姚興)의 반격을 받아 대패하고 살해된다. 태자 부숭(苻崇)이 황중(湟中)으로 도망쳐 제위에 올랐지만 서진의 공격을 받아 부숭은 살해되고 전진은 멸망한다.
[참고]
전진은 한반도에 불교를 전래해 준 나라로, 372년 전진의 부견(苻堅) 시기 승려 순도(順道)가 고구려에 불상과 경문을 갖고 오는데 이는 최초로 고구려에 불교가 전래된 것이었다. 이후 374년 전진에서 아도(阿道)가 건너와 불도를 고려에 전하고 소수림왕은 375년 초문사(肖門寺)를 창건하고 순도를 머물게 하고 이불란사(伊弗蘭寺)를 창건해 아도를 머물게 해 불교의 수용과 보급 정책을 취해 전진(前秦)과 평화적 관계를 수립하고 불교를 호국사상으로 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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