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1975 유신 독재에 도전한 언론인들 이야기 (저자 윤활식, 장윤환 외 23명)

올드코난 2017. 3. 9.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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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관심사는 최대 2가지다. 하나는 역사 다른 하나는 언론이다. 이 두가지는 결국은 같은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하는데, 오늘 추천할 도서는 대한민국 언론인들이 가장 힘들었고 두려웠던 시기인 박정희 유신시대에 참 언론을 지키려 노력했던 언론인들을 다룬 “1975 유신 독재에 도전한 언론인들 이야기‘(저자 윤활식, 장윤환 외 23명)라는 책이다. 제목이 1975인 것은 1975년 3월 17일 자정 단식 중이던 동아일보 기자들에게 폭력을 가하고 강제 연행했던 바로 그 해 동아투위(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를 결성하게되어 박정희 유신과 끝까지 맞서게 된다. 그리고 이 해 긴급조치9호로 대한민국의 언론은 박정희에 의해 완전히 통제를 받게 된다. 바로 이 시기 민주 언론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분들이 이야기인 것이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언제 끌려가 고문을 당할지 모르던 이 시기에 언론인의 사명을 갖고 바른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가 아닐까. 우리는 그 시대의 언론인들을 제대로 알고나 있을까. 그리고 지금 시대의 언론인들은 이들의 용기의 반이라도 따르고 있을까. 이명박과 박근혜 9년동안 언론인들이 큰 고통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들이 더 많았다. 오히려 진급을 하고 사장이 된 일명 ’기레기‘들이 넘쳐나고 있다. 내 기억에 이명박근혜 9년은 박정희 유신시대만큼 힘들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기레기들이 많았다. 이 책 ’1975‘는 이 시기 독재에 맞섰던 언론인들을 소개하면서 지금의 언론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한다. 


그리고 이 책은 2013년 5월 발간되었는데, 알다시피 이해는 박정희 딸 박근혜가 대통령에 취임한 해였다. 이 시기에 맞춰 발간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된 것은 아직 박정희 유신시대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언론인 혹은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들은 이 책을 꼭한번 보기를 추천한다.


[책의 구성]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뉘는데 첫째 그룹은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구성원 18명이 동아일보사에 들어가서 보고 듣고 직접 행한 일들을 자전 에세이 형식으로 기록했다.

두 번째 그룹은 38년 동안 옥고와 병고로 세상을 떠난 동아투위 위원 18명의 유족 가운데 33명으로 이주헌(미술평론가)은 고 이의직 위원의 장남이고, 조연수는 홍종민 전 동아투위 총무의 부인, 송정숙은 심재택 위원의 부인이다. 자유언론과 민주화를 위해 헌신하다 고문 후유증과 난치병으로 작고한 아버지와 남편에 대한 회상을 담았다.

세 번째 그룹은 동아투위의 벗들로 이해동(목사)은 ‘반유신운동의 보루’인 한빛교회 목사 시절부터 38년 동안 동아투위와 함께 슬픔과 기쁨을 나누었다. 그래서 그의 별칭은 ‘동아투위 명예위원’이다. 박래부(새언론포럼 회장)는 한국일보 기자 출신으로서 현역 시절은 물론이고 현재도 동아투위 사람들을 ‘선배’라 부르며 자유언론 실천의 길을 함께 가고 있다. MBC 노조 위원장을 지낸 이근행(MBC 피디 겸 뉴스타파 피디)은 공정하고 독립적인 방송을 되찾기 위한 투쟁의 선봉에 섰다가 3년 가까이 해직의 고통을 겪고 나서 최근 현업에 복귀했다. 김세은(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진보적인 언론학자로서 일찍이 동아투위 사람들의 삶과 투쟁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 뒤 학계에서 최초로 ‘동아투위 생애사’를 논문으로 작성해서 발표한 바 있다.


[목차]

동아일보와 박정희와 나_장윤환(전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 전 한겨레신문 논설주간)

해직 두 해 만에 돌아가신 아버지, 그리운 아버지_이주헌(고 이의직 동아투위 위원 장남, 미술평론가)

곁에 계시지 않지만 자랑스러운 당신_조연수(고 홍종민 동아투위 총무 부인)

그렇게 서둘러 떠날 당신이 아니었는데_송정숙(고 심재택 동아투위 위원 부인)

문간방 나그네로 떠돈 38년 세월_허육(전 동아방송 피디, 전 롯데그룹 이사)

종각번역실과 나_황의방(전 동아일보사 여성동아부 기자, 전 리더스다이제스트 편집인)

‘좌빨’로 몰리며 살아온 세월_박지동(전 동아일보사 체육부 기자, 전 광주대 언론대학원장)

미국 이민 32년 내내 그리운 얼굴들_서권석(전 동아일보사 문화부 기자)

동아투위 간판을 내릴 날은 올 것인가_문영희(전 동아일보사 문화부 기자, 전 동아투위 위원장)

먹고 살고 싸우며_이종대(전 동아일보사 정치부 기자, 전 기아자동차 회장)

자유언론운동, 해직, 그 후의 삶_박종만(전 동아투위 총무, 전 YTN 이사)

동아 해직이 만들어 준 ‘미스터 스쿠프’_윤석봉(전 동아일보사 사진부 기자, 전 로이터통신 사진기자)

자유언론에 사로잡힌 나의 삶_이부영(전 동아일보사 문화부 기자, 전 열린우리당 의장)

아! 그 엄혹한 시절을 어찌 살아왔던가_이기중(전 동아일보사 체육부 기자, 전 한겨레신문사 판매국장)

우리는 유신독재에 이렇게 저항했다_성유보(전 동아일보사 편집부 기자, 전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역천의 세월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가_이영록(전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전 대한상공회의소 사무국장)

동아일보 해직과 굴절된 삶_김동현(전 동아일보사 사회부 기자, 전 한국광고협회 부회장)

홈그라운드를 빼앗긴 자의 슬픔_이태호(전 동아방송 사회문화부 기자, 전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간사)

해직 후, 장인의 한약방에서 건재를 썰던 시절_이명순(전 동아방송 피디, 전 동아투위 위원장)

언제까지 박정희와 함께 살아야 하나_김종철(동아투위 위원장,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

동아투위 명예회원으로 함께한 38년_이해동(목사)

어디서 동아투위 선배들을 다시 만나랴_박래부(새언론포럼 회장)

우리에게 깃발이며 등대인 동아투위_이근행(MBC PD 겸 뉴스타파 PD)

동아투위 위원들의 생애를 연구하다_김세은(강원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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