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 - 노동의 풍경과 삶의 향기를 담은 내 인생의 문장들 (박지홍, 이연희 엮음)

올드코난 2017. 8.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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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오랜만에 읽어 본 산문집으로 2013년 발간된 봄날의 책 한국 산문선 “나는 천천히 울기 시작했다 - 노동의 풍경과 삶의 향기를 담은 내 인생의 문장들”(공선옥 외)이다. 산문이기에 주제와 내용이 다양하다. 과거에 대한 회상과 추억이 당연히 많고, 여기에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아버지에 대한 애증 그리고 4대강에 대한 비판 의식과 용산참사, 말양송전탑에 대한 글 등 이 책에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이계삼이 쓴 송전탑 분신 자결의 진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사건을 뉴스로만 봤는데, 보도가 되지 않았던 내용이 나온다. 노인들의 삶이 터전인 논밭에 송전탑이 세워지는 과정에서 용역을 동원하고 젊은 용역들은 이들 노인을 조롱하고 모욕했다. 그리고 4억원의 가치가 되던 땅값은 부동산 가치가 없는 땅이 되어버렸다. 팔 땅은 아니지만 문제는 이 때문에 대출금 상환 압박을 받으면서 금전적으로도 최악의 상황이 되어 버렸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한 노인분은 자살을 하고 만다. 사건이 발생한지도 수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들의 상처는 치유되지 못했다. 이명박 때 있었던 일이다. 


발간된 시기가 2013년이기에 이명박 정부까지만 다뤄졌는데, 혹시 2편이 나온다면 박근혜 정부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생각했었는지에 대한 글들이 담겼으면 좋겠다. 


세상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있고, 모든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생각과 추억이 있다. 가끔은 이런 산문집을 읽어 보면서 타인에 대한 이해를 넓혀 보는 것은 어떨까. 시간되면 꼭 한 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눈가에 눈물도 고이고 입가에  미소도 생길 것이다. 


[참고: 목차와 저자]

1 달려라 냇물아: 성석제-나의 산타클로스 /김연수-내리 내리 아래로만 흐르는 물인가, 사랑은 /김소연-선물이 되는 사람 /최성각-달려라 냇물아 /강광석-내 인생의 반려 농기계 /박성대-소 이야기 /오은-우산 /최은숙-선물 /함민복-이사 /류상진-와따~아 기왕에 뭣을 줄라문 /류상진-내가 아재를 지달리문 덜 미안하제~에 /류상진-내 절 받은 사람이 누구여? /최성각-소 한 마리 잡지 못하는 히말라야 사람들 /유소림-할머니, 크나큰 어머니 /이정록 어머니의 한글 받침 무용론 /이혜경 그해, 벌판에 내리던 눈 /백가흠-아버지와 나는 이제, 페친이다 /김별아-아버지라는 이름의 남자 /배병삼-권우 선생님을 그리며/ 김선주-자장면과 삼판주


2 살아간다는 것 : 이기호-아현정보산업고/ 이기호-반딧불이 /이기호-가난하고 어린 /최용탁-초상집 풍경 /김언-봄날의 노인병원 /성석제-서럽고 아련한 외로움, 갱죽 /김준-박찬호와 2001년의 어느 식당 아주머니 /유소림-세상에서 가장 끈질긴 것 /유병록-간판 /박수정-기억 속 집 /김중혁-빵차 습격사건 /박찬일-여름 음식의 서정 /김현진-들어갈 때 실컷 마셔라 /김광준-2루로 출근하는 어느 직장인의 이야기 /서효인-이종범, 여전히 전성기 /최문정-이 부장, 그러는 거 아이다! /김선주-자기를 위한 잔칫상을 차려라


3 갈 곳이 아무 데도 없다: 이계삼-다들 고향이 있지 않습니까 /유소림-그곳 /이혜경 봄은 고양이로다 /이정록 할머니의 광주리 /공선옥 쑥 /최용탁-고모 생각 /박정애-내 유년의 강, 명포를 추억하며 /김진숙-해고된 동지에게 /하종강-고문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 /이대근-우리는 조용히 죽어가고 있다 /박수정-마지막 가족사진 /이계삼-송전탑 분신 자결의 진상 /이계삼-고운 얼굴들


4 시인으로 산다는 것: 신해욱-봄의 정령 /신해욱-귀를 기울이면 /신해욱-영혼의 어떤 흔적 /이영주-파괴된 강에서 우리는 작별한다 /최용탁-내 마음속 남한강 /송경동-그 잡부 숙소를 잊지 못한다 /노순택-송경동이 시를 쓰기 힘든 시대 /노순택-그 시간, 정태춘은 노래하지 않았다 /김선우-엄동설한에 연(蓮)을 생각하다 /서효인-증명하는 인간 /김언-몸, 소극장을 만나다 /오은-상(床), 상(賞), 상(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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