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 김구선생 일대기 이윽고 이동엽의 호령이 들렸다. "김접주에게 손을 대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 영장 이종선 이놈 막 잡아 죽여라." 이 말을 듣고 나는 이불을 차고 마루 끝에 뛰어나서서, "이종선은 내 명령을 받아서 무슨 일이나 한 사람이니 만일 이종선이가 죽을 죄를 지었거든 나를 죽여라." 하고 외쳤다. 이동엽이 부하에게 명하여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게 하고 이종선만을 끌고 나가더니, 이윽고 동구에서 총소리가 들리자, 이동엽의 부하는 다 물러가고 말았다. 이종선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나는 동구로 달려 내려갔다. 과연 그는 총에 맞아 쓰러졌고 그의 옷에서는 아직도 불이 붙어 타고 있었다. 나는 그의 머리를 안고 통곡하다가 내 저고리를 벗어 그 머리를 싸주었다. 그 저고리는 내가 남의 웃사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