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 김구선생 일대기 나는 함평을 떠나 강진, 고금도, 완도를 구경하고 장흥을 거쳐 보성으로 갔다. 보성서는 송곡면(지금은 득량면이라고 고쳤다고 한다.) 득량리에 사는 종씨 김광언이라는 이를 만나 그 여러 댁에서 40여 일이나 묵고 떠날 때에는 그 동네에 사는 선씨 부인한테 필냥 하나를 신행 선물로 받았다. 보성을 떠나 나는 화순, 동복, 순창, 담양을 두루 구경하고 하동 쌍계사에 들러 칠자아자방을 보고 다시 충청도로 올라와 계룡산 갑사에 도착한 것은 감이 벌겋게 익어 달리고, 낙엽이 날리는 늦은 가을이었다. 나는 절에서 점심을 사먹고 앉았더니 동학사로부터 왔노라고 점심을 시켜 먹는 유산객 하나가 있었다. 통성명을 한즉, 그는 공주에 사는 이 서방이라고 하였다. 연기는 40이 넘은 듯한데 그가 들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