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정지용 詩
해바라기 씨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롱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라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실이 나려와 같이 자고 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해ㅅ빛이 입맞추고 가고,
해바라기는 첫시약시 인데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아니 든다.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소리를 깩 ! 지르고 간놈이-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청개고리 고놈이다.
지는 해
우리 오빠 가신 곳은
해님이 지는 서해 건너
멀리 멀리 가셨다네.
웬일인가 저 하늘이
피ㅅ빛 보담 무섭구나!
난리 났나. 이 났나.
띠
하늘 우에 사는 사람
머리에다 띠를 띠고,
이땅우에 사는 사람
허리에다 띠를 띠고,
땅속나라 사는 사람
발목에다 띠를 띠네.
산너머 저쪽
산너머 저쪽 에는
누가 사나?
뻐꾸기 영우에서
한나절 울음 운다.
산너머 저쪽 에는
누가 사나?
철나무 치는 소리만
서로 맞어 쩌 르 렁!
산너머 저쪽 에는
누가 사나?
늘 오던 바늘장수도
이봄 들며 아니 뵈네.
홍 시
에저께도 홍시 하나.
오늘에도 홍시 하나
까마귀야. 까마귀야.
우리 남게 왜 앉었나.
우리 오빠 오시걸랑.
맛뵐라구 남겨 뒀다.
후락 딱 딱
훠이 훠이!
반응형
'배움 >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당신의 편지, 예술가, 생명 (0) | 2010.07.08 |
---|---|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쾌 락, 거문고 탈 때, 밤은 고요하고, 꽃이 먼저 알아 (0) | 2010.07.08 |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잠 없는 꿈, 착인 (0) | 2010.07.08 |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포도주, 진 주, 자유정조(自由貞操) (0) | 2010.07.08 |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길이 막혀, 달을 보며, 후 회 (0) | 2010.07.08 |
평가) 시인 정지용에 대한 평가 – 문혜원 평론가의 평 (0) | 2010.07.06 |
인물) 시인 정지용의 생애와 이력 (0) | 2010.07.06 |
시) 변영로 - 논개 (0) | 2010.07.06 |
시) 최남선 - 해에게서 소년에게, 봄길 (0) | 2010.07.06 |
시) 이병기 - 난초, 아차산, 오동꽃 (0) | 2010.07.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