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다는 사실에 슬퍼하지 마라
시도니 콜레트와 딸 시도니 가브리엘의 일화
시도니 콜레트와 딸 시도니 가브리엘(Sidonie Colette and her duaghter Sidonie Gabrielle) 콜레트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 여류작가, 시도니 가브리엘은 20세기 문학의 거장이다. 프랑스 생 소브웨어 엉 쀠세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초기에는 남편 헨리 고티에 빌라르와 함께 작품을 썼다. 이후 1906년 남편과 이혼하고 음악홀에서 무용수와 팬더마임 배우로 일하기도 했지만 결국 글 쓰기에 전념하기로 한다. 그녀는 반자전적 소설인 끌로딘 시리즈 "셰리(Cheri)", "지지(Gifi)"를 통해 사랑과 질투에 빠진 여성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작가로서 명성을 쌓은 후 그녀는 특히 어머니와 가까이 지냈다. 다음 편지는 그녀의 어머니가 일흔 중반의 나이에 쓴 편지이다. 콜레트는 어머니의 편지 속에서 어머니가 늙는다는 사실을 얼마나 훌륭하게 극복하였는지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안녕하십니까. 사랑하는 딸아이와 같이 지낼 수 있도록 저를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딸아이와 함께 지내기니 제가 딸아이를 볼 기회가 얼마 드물고, 또 아이와 함께 있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초대해 주신 배려에 더욱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당분간은 초대에 응할 수가 없을 것 같아 안타깝군요. 사실, 제가 아끼는 분홍 선인장 꽃이 이제 막 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선인장은 선물로 받은 것인데, 아주 희귀한 종이라 이 곳 기후에서는 사십 년에 한 번 정도 꽃이 핀답니다. 이제 제가 나이가 꽤 들었으니 이번에 꽃이 피는 걸 못 보면 앞으로 영영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죄송한 말씀의 편지를 씁니다.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또 그 친절을 잊지 않겠습니다.”
언젠가 중년이 된 콜레트는 이 편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왜 이렇게 형편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내 재능에 실망할 때마다, 나이가 들어 근육의 힘이 빠지고 욕망도 쇠퇴한 나 자신을 보며 고통스러울 때마다 나는 고개를 치켜들고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나는 이 편지를 쓴 여인의 딸이다. 이 몇 줄 안 되는 편지에는 일흔여섯이라는 나이에 여행을 준비하시다 선인장이 꽃을 피울지도 모른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모든 걸 중단하시고, 심지어 딸아이 보고 싶은 생각까지 잠재울 수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사실만은 잊지 말자. 나는 고개 숙여 선인장 향기를 맡으며 기뻐하고 꽃마울을 터뜨린다는 약소에 환희를 느끼며 주름진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신 여인의 딸이다. 칠십오 년 동안 한 번도 지치지 않고 선인장처럼 아름다운 꽃마울을 터뜨리신 분의 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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