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 16년차 부장검사가 쓴 법과 정의, 그 경계의 기록 (저자 안종오)

올드코난 2017. 4. 30. 11:09
반응형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난을 많이 받는 집단은 바로 검찰이다. 김기춘, 우병우와 진경준 그리고 대통령 후보로 나선 막말의 아이콘 홍준표 같은 못난 검사출신들 때문에 국민들은 검찰을 보는 시선이 매우 차가워 졌다. 물론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편견을 버리고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나쁜 검사 보다는 좋은 검사들이 더 많다. 어떤 조직이든지 죄를 짓는 이들은 많지 않다. 문제는 이런 못된 자들이 조직 전체를 비난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겠지. 우병우가 최순실을 돕던 그 시간에도 대다수 검사들은 사무실 한켠에서 올바른 법집행을 위해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대다수 성실한 검사들의 이야기들을 대중들은 잘 모른다는 점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이런 나쁜 검사들때문에 비난받고 있는 검찰들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하게 만드는 책으로 현직 검사가 쓴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 16년차 부장검사가 쓴 법과 정의, 그 경계의 기록 (안종오 지음)라는 책이다. 도서관에서 이 책이 손이 간 이유는 ‘검사’가 썼다는 호기심때문이었다. 가짜가 아닌 진짜 검사들은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으며, 어떤 철학으로 살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마침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것이었다.


저자는 대다수 검찰들처럼 분명 출세를 하겠다는 그런 마음으로 사법고시를 봤겠지만 검사가 된 이후 자신의 출세욕만을 위해 법을 농락했던 우병우는 다른 성실한 검사였다. 공황장애를 앓았고, 가족을 사랑하며, 정의를 믿고, 비록 죄를 저질렀지만, 인간적으로 그들을 이해하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책의 내용을 보면 자신을 자랑하기 위해서, 어떤 목적을 위해 쓰지도 않았다. 마치 수필처럼 어린시절과 최근의 일 등을 추억하듯이 그리고, 반성하듯이 썼다. 자신의 마음 모든 것을 다 꺼내지는 않았겠지만 전체적으로 진솔하게 써 내려갔고 그래서인지 그의 글에서 공감과 감동이 느껴졌다. 특히 전문 작가가 쓴 책이 아니기에 더 친근한 매력도 느껴진다. 


이 책은 우병우 같은 나쁜 검사만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하지만,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청춘들, 그리고 검사들이 꼭 한 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또, 검사라는 그런 직함과는 상관없이, 한 사람의 이야기에 대해 궁금한 일반인들도 이 책을 한 번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사람 사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고 있는 직업과 위치가 다를 뿐이다. 검사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이 책을 읽어 보면 그런 생각이 들 것이다. 

그리고 저자 안종오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는데, 차후 알아 본후 따로 정리해 볼까 생각중이다.



[참고: 저자 안종오]

법무연수원에서 신임검사들을 가르친 부장검사로 자신의 직업이 무겁게 느껴질 때쯤 격무와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마음의 병을 앓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글을 쓰게 됐고, 글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상처까지 치유하게 되었다. 유머를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40대이자,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의정부지검, 성남지청, 정읍지청 등 검찰청에서 수사와 공판업무를 해온 16년 경력의 검사이다. 『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출간 직전 스스로 검사직을 내려놓고 평범한 중년이 되었다. 경희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환경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제1호 대검찰청 공인인증 환경전문검사이다. 저서로는 공저 『Laws of Korea』가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