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 김구선생 일대기 내가 복역한 지 칠팔 삭 만에 어머니께서 서대문 감옥으로 나를 면회하러 오셨다. 딸깍하고 주먹 하나 드나들 만한 구멍이 열리기로 내다본즉 어머니가 서 계시고 그 곁에는 왜간수 한놈이 지키고 있다. 어머니는 태연한 안색으로, "나는 네가 경기 감사나 한 것보담 더 기쁘게 생각한다. 면회는 한 사람밖에 못한다고 해서 네 처와 화경이는 저 밖에 와 있다. 우리 세 식구는 잘 있으니 염려 말아라. 옥중에서 네 몸이나 잘 보중하여라. 밥이 부족하거든 하루 두 번씩 사식 들여 주랴?" 하시고 어성 하나도 떨리심이 없었다. 저렇게 씩씩하신 어머니께서 자식을 왜놈에게 빼앗기시고 면회를 하겠다고 왜놈에게 고개를 숙이고 청원을 하셨을 것을 생각하니 황송하고도 분하였다. 우리 어머니는 참말 갸륵하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