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좋은말

유태인의 전승민화 - 목숨을 살리는 부적

올드코난 2010. 6. 2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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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의 전승민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교훈있는 글

삶의 지혜가 있는 글

-유태인의 전승민화에서 배우는

생활철학과 지혜


목숨을 살리는 부적

 

  랍비 아론이 베네벤트에 이르렀을 때의 일이다. 그가 그 마을에 도착하자

마을 사람 모두가 마중 나와 그를 환영해 주었다.

  그가 함께 자리한 안식일 행사에는 전보다 훨씬 엄숙하게 예배를 드렸고

예쁘장한 소년으로 하여금 앞에 나와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기도 드리며 성가를

부르게 하였다.

  그런데 소년은 '주님 찬미합니다'의 부분에 이르러서는 선율을 길게 늘일 뿐

주님이라는 가사를 부르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것이었다.

  랍비 아론은 노래의 몇 구절을 듣고는 그 소년이 살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

이미 죽은 자임을 눈치채게 되었다. 죽은 자는 주님을 찬미하는 것을 허락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론은 큰 소리로 송가를 중지시켰다. 그리고는 부드럽게

소년을 달래면서 말했다.

  "너는 더 이상 노래를 부르지 말아라. 주님께 기도 드리는 것은 너에게는

허락되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두려워하지는 마라. 여기 우리들 앞에서 너의

이야기를 해보거라. 너는 어디에서 왔니? 여기 있는 사람들 앞에서 진실을

고백하는 게 좋을 거다. 만일 네가 진심으로 주님을 받든다면 너의 신앙이

독실한 사람들처럼 주님의 영원한 부르심을 받게 될 것이다."

  아론이 그 소년을 달래자 소년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랍비님이 저에 대해 좀 아시는 것 같군요. 모두 말씀드리죠. 실은 저는 죽은

자입니다. 죽은 자인데도 불구하고 주님 운운한 저의 죄를 부디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잠깐이라도 이곳에 있게 해주신다면 여러분들께 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그 소녀의 말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자 소년은 자신이

어떻게 죽은 자가 되어서 이승을 떠돌고 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일 년에 꼭 세 번 예루살렘을 순례하는 아피먼이라는 유태인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어느 때인가 순례를 떠나기 전에 저의 집에 와서는 저를 데리고

떠나고 싶다고 저의 어머니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는 저의 어머니께 약속하기를

'아드님을 무사히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만일 무슨 변고가 생긴다면 저와 저의

가족은 주님 앞에 죄인이 될 것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저희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길을 떠난 지 얼마 후, 저희들은

성경학교의 선생님 가족과 식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교구의

장로님이 일어나더니 '이제 아피먼님과 함께 온 아이의 노래를

들어봅시다'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야기도 하고

노래도 불러, 주님을 찬미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백발의 나이 많은 노인도

자리하고 있었는데 저의 노래를 듣는 동안에 갑자기 얼굴 색이 변하더니 슬픈

표정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아피먼 선생님께서 당황하여 노인에게 다가가서 왜 슬퍼하시냐고 물으셨죠.

   '방금 노래 부른 저 예쁘게 생긴 아이를 주님께서 곧 불러갈 것이오' 

  노인의 말을 들은 아피먼 선생님은 눈물을 흘리며 입고 있던 옷을 쥐어뜯으며

괴로워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끝장입니다. 저 아이와 함께 길을 떠나면서 그의 어머니에게

아이를 잘 데리고 있다가 무사히 집으로 돌려 보내주기로 약속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 아이가 하나님 곁으로 가야 한다면 저는 무슨 낯으로 그의 어머니를

보겠습니까. 무슨 수가 없을까요? 전 저 아이를 그의 어머니에게 데려다

주어야만 합니다'

  아피먼 선생님이 울부짖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자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저를 이 세상에 남아 있도록 하기 위해 거룩하신 이름을 쓴 부적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저의 오른쪽 어깨를 칼로 찢고, 그 속에

넣었답니다. 그리하여 저는 이 세상에 살아 남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 진짜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제 생명은

다했으나, 제 몸에 있는 부적 때문에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 있는 것입니다.

부적이 박혀 있는 곳은 저 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저의 문제를

랍비 아론님에게 맡기고자 합니다. 아론님께서 부디 알아서 처리해 주십시오."

  아론은 사람들에게 소년의 옷을 벗기도록 했다. 그리고 부적이 박힌 장소를

찾아 그 부적을 빼내었다. 그러자 곧바로 소년은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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