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좋은말

유태인의 전승민화 - 장난 삼아 한 결혼

올드코난 2010. 6. 2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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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의 전승민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교훈있는 글

삶의 지혜가 있는 글

-유태인의 전승민화에서 배우는

생활철학과 지혜

장난 삼아 한 결혼

 

  밖에는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는 몹시 추운 어느 겨울날, 랍비는 집안의

잡일을 맡아 일하는 소년을 불렀다.

  "이제 네 꼴을 보기 싫으니 당장 내 집에서 나가라."

  갑작스런 명령에 소년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절보고 나가라고 하시면 전 어디로 가야 합니까. 제가

잘못한 일이 있다면 벌을 내려 주십시오. 제발 이 집에서 나가라는 말만은 말아

주십시오."

  그러나 랍비는 완강하게 거절했다.

  "나의 집에서, 아니 이 고을에서 떠나라. 여기는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다. 네가

하는 짓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상, 넌 이곳에 있을 필요가 없다."

  소년은 눈물을 흘렸다. 랍비의 곁에 있던 사람들도 소년의 편을 들어

갑작스런 랍비의 마음을 돌리고자 애를 썼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랍비의

설득할 수는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년은 더 이상 랍비의 집에 머무를 수 없었다. 소년은

랍비의 집을 뒤로 하고 목적지도 없이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해가 질 무렵, 피곤과 추위에 지친 소년은 어느 여관 앞에 이르게 되었다.

소년은 여관의 여주인에게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사정을 했다.

  여주인은 추위에 떠는 소년의 모습을 보고는 가엾게 여겨 그것을 허락해

주었다. 눈보라가 치는 날씨에 하루종일 걸었던 소년은 따뜻한 난롯가에서 몸을

녹이다가 어느덧 잠이 들었다.

  그날 밤, 이 마을에 상인 몇 명이 찾아와서는 이 여관에 투숙하게 되었다.

그들은 여관의 식당에서 먹고 마시며 왁자지껄 떠들어댔다.

  그들은 한참을 그렇게 떠들다가 그것도 시들해져서 '무슨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하고 여관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난로 곁에서 자고 있는 소년을

발견하고는 여주인에게 그 소년을 깨우라고 했다. 그리고는 소년에게 식사를

대접케 했다.

  손님들은 돈 많은 상인들이었기에 여관 여주인은 손님들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그들 말대로 따랐다.

  얼마 후, 손님들은 여주인에게 혹시 딸이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딸이 하나 있긴 합니다만...."

  ", 잘 됐군. 혹시 이 소년을 사위로 삼을 마음이 없소? 만일 그럴 마음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 식을 올려주는 게 어떻소?"

  여관 여주인은 손님들이 심심해서 장난을 치고 싶은 모양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들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여주인은 딸을 불러내어 결혼식을 올리도록

했다. 어린 딸은 어리둥절하여 영문도 모르는 채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할

뿐이었다.

  마침내 상인들의 생각대로 결혼식은 올려지고 랍비의 집에서 쫓겨난 소년은

율법과 관습에 따라 신부를 맞이하게 되었다. 물론 여주인은

'장난이려니....'생각하고 있었다.

  식이 다 끝나자, 상인들은 모든 비용을 지불하고 목적지를 향하여 출발을

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여행을 떠났던 여관집 주인이 돌아왔다. 여주인은 얼마

전에 일어났던 일들과 재미있는 손님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여주인은 아주

재미있었다는 듯이 이야기를 했건만, 주인은 딸의 결혼 이야기를 듣고는 벌컥

화를 냈다.

  "아무리 장난이어도 그렇지, 결혼식을 올리다니 말이 되오! 이제 어떻게

하겠소, 율법과 관습에 따라 결혼식을 올렸다니 이제 그 결혼식은 무효가 될 수

없는 것 아니오!"

  주인은 곧 소년을 불러 어디 사람이며, 무엇을 하고 있으며, 왜 이곳에 오게

되었는가를 자세히 물었다. 소년은 랍비의 집에서 쫓겨난 이야기를 모두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이튿날 아침, 여관 주인은 마차를 준비하여 소년을 데리고 랍비가 살고 있는

마을로 갔다. 두 사람이 집 문턱을 넘어서자마자 랍비가 웃으면서 마중을

나왔다.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나는 그대의 딸이 이 소년의 아내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아주 전부터 알고 있었소. 그러나 그것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질 것인

지까지는 알 수가 없었지요. 딸의 아버지인 그대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

가난한 소년에게 그렇게 호락호락 딸을 주진 않으리란 생각이 들어서 과연

어떻게 결혼이 성사될 것인지 더욱 궁금했다오. 그래서 나는 이 소년을 밖으로

내쫓았으며 그 결과는 당신이 아는 바와 같소. 이 소년은 이제 당신의 사위가

되었소. 주님께서 그렇게 하신 일이니 조금도 서운해 할 필요가 없소. 이제 그

결혼식을 주선한 그 상인들이 누구였는지를 그대도 알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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