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영업관리소 팀장이 나이로 봐서 아버지뻘 되는 대리점주에게 전화로 반말과 욕설을 한 일명 남양유업 영업사원 막말 사건이 제품 불매운동과 인터넷 청원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양유업 대표이사가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직원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는데요. 과연 이게 직원 한 사람만의 잘못인지, 과거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실재로 제가 겪은 일임을 밝혀드립니다.
저는 대학을 많이 늦게 간 편입니다. 군대를 제대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학창시절, 방학 때는 노가다(막노동)을 하고 학기중에는 우유배송 등의 일을 했었습니다. 그때의 일입니다.
이 글을 쓰는 시기는 1996년입니다. 남양유업의 OO 우유보급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당시로 구체적인 장소 설명은 생략합니다. 당시 우유대리점은 지금보다는 형편이 조금 나은 편이었습니다. 대형마트가 없어서 많은 가정이 우유를 배달로 받던 시기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남양유업의 신제품 아인슈타인이 큰 인기를 얻어서 조금 비싸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 그 우유를 받는 가정이 꽤 되었었습니다.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남양유업은 제품 떠넘기기를 수시로 자행을 했는데, 그게 도가 넘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부분 잘 팔리지 않는 제품들을 주문도 하지 않았는데 우유대리점 사장들에게 무작정 갖다 주고 입금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우유를 대리점에 공급해주는 화물차 운전자들은 거기서 우유 한두개씩 꺼내 먹고는 했는데, 이 정도는 대리점 사장들이 참아 주었지만, 간혹 보급소 직원들이 박스 단위로 가져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족구하다 마시겠다는 심뽀로 슬쩍하는 건데, 가져가는 측은 겨우 이 정도 갖고 뭘 그래하는 말을 하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도둑 맞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항의를 하는 젊은 대리점 사장이 있었는데, 그때 우유 보급소에서는 잘 팔리는 아인슈타인 제품을 주문한 것보다 적게 보내 주는 방식으로 대리점 사장을 압박했고, 2일만에 사과를 한 경우도 있습니다. 회식비를 걷어 주는 경우도 있었는데, 액수는 모릅니다.
그리고 제가 결정적으로 남양유업 배송일을 그만 두게 된 일이 있습니다.
남양유업 회장 일가가 성북동으로 이사를 갔는데, 우유보급소 직원들과 배송 트럭 운전자들이 대거 동원되어 회장 일가 개인의 이삿짐을 운반해 주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남양유업의 상당수 직원들이 회장이 이사를 가는데 동원이 된 겁니다. 그렇다고 이 일이 끝난 후에 배송일을 쉰 것도 아닙니다. 새벽에 우유를 다 나른 후 이삿짐을 운반한 겁니다.
이 일을 하고 나서 기분이 착잡하더군요. 이전부터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봐왔기에 이 일이 겹치면서 정이 떨어지더군요. 당시 나는 아르바이트 생으로 정직원이 아니어서 큰 고민없이 그만 두었습니다. 이후 대학졸업까지 우유대리점에서 우유배달을 했는데, 남양유업은 아니었습니다.
1996년도의 일이었으니까 벌써 17년 전 일입니다.
이 시간동안 남양유업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남양유업 측에서는 막말파문을 일으킨 영업사원 한 사람을 문제 삼지만, 제가 7개월간 일해 보고 이후 우유배달을 하면서 이 쪽 종사자들 몇 분을 아는데, 그 분들을 통해 느낀 것은, 가장 큰 문제는 남양유업 회장 일가의 잘못된 사고방식이라고 봅니다. 직원은 사장을 닮아갑니다. 돈 밖에 모르는 회장이 직원들을 돈 벌이 수단으로 보기에 직원들이 대리점 사장들을 괴롭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중에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남양유업 사건이 남일처럼 느껴지겠지만 세상일은 모르는 겁니다. 여러분들도 부득이한 사정으로 자영업을 하게 될 수 있습니다. 만일 남양유업 같은 회사와 거래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이번 남양유업 사건은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갑과 을의 관계에 대해 같이 고민을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글 작성 올드코난 (Old Co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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