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시

시) 시인 정지용 作 해협, 다시 해협, 지도, 귀로

올드코난 2010. 7. 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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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정지용 詩


 
해 협

 

포탄으로 뚫은 듯 동그란 선창으로

눈썹까지 부풀어오른 수평이 엿보고,

 

하늘이 함폭 나려앉어

크낙한 암탉처럼 품고 있다.

 

투명한 어족이 행렬하는 위치에

홋하게 차지한 나의 자리여 !

 

망토 깃에 솟은 귀는 소라ㅅ속 같이

소란한 무인도의 각적을 불고-

 

해협 오전 두시의 고독은 오롯한 원광을 쓰다.

서러울리 없는 눈물을 소녀처럼 짓쟈.

 

나의 청춘은 나의 조국 !

다음날 항구의 개인 날세여 !

 

항해는 정히 연애처럼 비등하고

이제 어드매쯤 한밤의 태양이 피여오른다.

 

 

  다시 해협

 

정오 가까운 해협

백묵 흔적이 적력한 원주 !

 

마스트 끝에 붉은기가 하늘보다 곱다.

감람 포기 포기 솟아오르듯 무성한 물이랑이여 !

 

반마같이 해구같이 어여쁜 섬들이 달려오건만

일일이 만져주지 않고 지나가다.

 

  *

 

해협이 물거울 쓰러지듯 휘뚝 하였다.

해협은 엎지러지지 않었다.

 

지구 우로 기여가는 것이

이다지도 호수운 것이냐 !

 

외진곳 지날제 기적은 무서워서 운다.

당나귀처럼 처량하구나.

 

해협의 칠월 해ㅅ살은

달빛보담 시원타.

 

화통 옆 사닥다리에 나란히

제주도 사투리하는 이와 아주 친했다.

 

스물 한 살 적 첫 항로에

연애보담 담배를 먼저 배웠다.

 

 

  지도

 

지리 교실전용지도는

다시 올아와 보는 미려한 칠월의 정원.

천도열도 부근 가장 짙푸른 곳은 진실한 바다보다 깊

.

한가운데 검푸른 점으로 뛰여들기가 얼마나 황홀한 해

학이냐 !

의자 우에서 따이빙 자세를 취할 수 있는 순간,

교원실의 칠월은 진실한 바다보담 적막하다.

 

 

  귀 로

 

포도로 나리는 밤안개에

어깨가 저윽이 무거웁다.

 

이마에 촉하는 쌍그란 계절의 입술

거리에 등불이 함폭 ! 눈물 겹구나.

 

제비도 가고 장미도 숨고

마음은 안으로 상장을 차다.

 

걸음은 절로 드딜데 드디는 삼십적 분별

영탄도 아닌 불길한 그림자가 길게 누이다.

 

밤이면 으레 홀로 돌아오는

붉은 술도 부르지않는 적막한 습관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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