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인물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고려 간신 이인임(李仁任) 평가

올드코난 2016. 1. 2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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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KBS드라마 사극 정도전에 이인임을 너무 멋지게 표현해낸 것이 내심 불쾌했었다. 이인임은 분명 시대의 간신으로 지탄을 받아 마땅한 인물이었다. 이인임에 대해 정리해 본다.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고려 간신 이인임(李仁任) 평가


1.가계와 출생

이인임(李仁任, ? ~ 1388년) 본관 성주(星州) 호(號)는 승암(勝巖) 시호(諡號)는 문숙(文肅)·황무(荒繆).

고려 경상도 성주군 고령현 성산면(지금의 경상북도 고령군 성산면)에서 대제학 이조년의 손자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성산군 이조년(李兆年)이고, 아버지는 성산후 이포(李褒)로 이포의 아들은 장남 이인복(李仁復), 차남 이인임(李仁任), 이인미(李仁美), 이인립(李仁立), 이인달(李仁達), 이인민(李仁敏) 등이다. 고려 멸망 후 은거한 도은 이숭인의 5촌 당숙이다.


2.관직

음보(蔭補)로 전객시승(典客寺丞)이 되고, 전법총랑(典法摠郞)을 거쳐 공민왕 초에 좌부승선(佐副承宣)으로 승진했다. 1359년(공민왕 8년) 서경존무사에 임명되어 평양으로 부임하고, 그해 숙부 이승경과 함께 홍건적의 침입을 막아 1등 공신에 올랐다. 1364년(공민왕 13년) 최유(崔濡) 등이 덕흥군(德興君)을 받들고 고려에 쳐들어오자 서북면 순문사(西北面 巡問使) 겸 평양윤(平壤尹)으로 이를 격퇴했고, 1368년(공민왕 17년) 서북면도통사(西北面都統使)로 원의 동녕부를 토벌하여 공을 세웠다. 한때 신돈(辛旽)의 문하에 있다가 신돈이 살해된 후 한직으로 밀려났다가 1374년(공민왕 23년) 곧 수문하시중에 임명되고, 광평부원군(廣平府院君)에 봉해졌다.


3.권력장악

그 해 공민왕이 시해되자 공민왕을 죽인 홍윤, 최만생과 그 일파를 모두 처형하고 명덕태후(공원왕후)에 반대해 공민왕의 아들 왕우(우왕)을 왕으로 추대 정권을 잡았다. 정권을 장악한 후에는 권문세족의 수장으로서 친원 정책을 견지하여 친명 정책을 주장하던 신진사대부들과 개혁 세력의 관료들을 추방했고, 10년간 우왕을 직접 섭정했다.

그 후 지윤(池奫), 임견미, 염흥방(廉興邦) 등 심복들을 요직에 앉히고 토지를 수탈하는 등 탐학을 자행하게 두었으며, 문하시중 경복흥을 도당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소하여 귀양보냈다. 그 후 노쇠하여 우왕에게 사직을 청하였지만 우왕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히려 영문하부사, 영삼사사, 영중방 사헌 개성부사에 임명되었다가 1386년(우왕 12년)에는 좌시중이 되었고 이듬해 노병으로 은퇴하였다.


4. 최후

이인임이 은퇴한 이후 그의 일파였던 임견미, 염흥방 등의 부패는 더욱 심해져 고려 백성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다. 1388년 최영, 이성계 등에 의해 임견미, 염흥방, 반복해 등은 처단되었고, 이인임은 최영의 건의로 경산부에 안치되었다 병사했다. 사후 시호는 문숙(文肅)으로 내려졌다가 뒤에 황무(荒繆)로 개시되었으나 이성계 집권 후 추탈되었다.


5.종계변무

명나라 법전 및 역사서 대명회통(大明會通)에 이인임을 이성계의 부친(실제 부친은 쌍성총관부의 유력자인 이자춘)으로 기입해 조선초기부터 선조대까지 200년간 조선과 명나라 사이에 외교적 마찰이 있었는데, 이는 명나라의 의도적인 면도 있었다. 1518년 (중종 13년) 무인(戊寅)해에 좌찬성 이계맹(李繼孟, 1458년(세조 4년)~1523년(중종 18년)을 주청사로 보내 대명회통(大明會通)에 이인임(李仁任)과 단(旦, 태조 이성계의 본명)이 고려 사왕(四王, 공민, 우왕, 창왕, 공양)을 시해하였다는 잘못된 기록까지 확인했고 이러한 외교적 마찰은 종계변무(宗系辨誣)로 이어져 남곤(南袞)이 주청사로 가서 시정을 요구하는 등 중종 때만 해도 여러 번 사신을 보냈으나 실현되지 못하다가 명나라 만력제 치세였던 1584년(선조 17년) 종계변무주청사 황정욱(黃廷彧) 등이 가서 정정키로 확정을 보고, 1588년 유홍(兪泓)이 고쳐진 《대명회전》(大明會典)을 가지고 돌아와 일단락되었다. 이성계의 적이었던 이인임이 아버지라는 이 잘못된 기록을 무려 200년이 되어서야 정정이 된 것이다.



6.이인임 평가

사극 드라마는 일반인들에게 역사에 흥미를 준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인물을 왜곡해 논란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데, 이인임 역시 그러하다. 2014년 KBS 사극 드라마 정도전 속에서 이인임은 지나칠 정도로 멋진 정치인으로 그려졌다. 고려말 매우 중요한 시기에 고려 멸망을 가속화 시킨 것이 이인임과 그 패거리들이었다. 이인임이 권력을 잡은 시기 동아시아는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이 중요한 시기에 이인임은 백성을 수탈하고, 국정을 농락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도 있을 수 없다. 최영 등에 의해 이들 이인임의 잔당들이 소탕되지 않았다면 고려는 신흥대국 명나라 속국으로 전락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고려 백성들이 엄청난 고통을 받던 시대적 사명을 저버리고 간신으로 살다간 이인임에 대해 좋은 평가나 동정은 금물이다. 

정리하자면, 이인임은 분명 능력이 있는 관료출신이었지만, 절대관력자로 변한후 전형적인 탐관오리로 변질해 버렸다. 견제받지 않는 절대권력자는 반드시 부패한다는 것을 이인임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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