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반드시 죽는다는 당연한 사실에 대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인간을 포함한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갖고 있는 본능이 아닐까. 그리고 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면 이를 담담하게 받아 들일수는 없을까. 나이를 먹어가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할 때가 많다. 그리고 이런 원초적인 질문에서 좀 더 깊게 들어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해 진진하게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는 책이 있어 소개한다. 13가지 죽음 - 어느 법학자의 죽음에 관한 사유 (이준일 지음)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법학 학자로 법학 학자 입장에서 죽음을 법률적인 해석에 따라 13가지로 분류를 해 설명을 해 주고 있다.  


13가지 죽음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면 첫째는 자연사다. 병이나 사고가 아닌 말 그대로 늙어서 고통없이 죽는 가장 이상적인 죽음이다. 하지만, 자연사는 20%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80%는 자연사가 아닌 다른 12가지에 의한 죽음이다. 차례로 정리해 보면, 두 번째 죽음의 이유는 바로 뇌사다. 과거에는 심폐가 멈춰야 죽임으로 인정을 받았었다. 뇌가 죽었어도 심장이 살았으면 죽은게 아니라는 시각에서 이제는 뇌사 판정을 받으면 죽음판정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뇌사 판정을 받아도 생명연장 장치를 통해 죽음을 연장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리고 뇌사판정을 받았어도 다른 장기가 쓸만하다면 이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이식수술을 해 그들을 살리는게 최선이 아닐까. 그래서 세 번째 죽음이 안락사다. 이미 죽음이 결정된 환자들에게 남은 것은 고통뿐이다. 그리고 이미 고통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뇌까지 죽은 상황이라면 이들에게 편하게 죽을 수 있는 죽음에 대한 권리를 주는게 옳지 않을까. 


네 번째 죽음은 병사다. 개인적으로 장례식을 가다 보면 대부분 병에 의한 죽음이었다. 문제는 병에 의한 죽음은 현실적으로 가장 많은 돈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서민 집에 환자 한 명 있으면 그 집은 파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병사만은 피하고 싶다. 다섯 번째 죽음은 의사다. 다른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죽은 의들을 우리는 의사자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들을 이렇게 존중해서 부른다고 해서 이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이들에 대해 국가적인 혜택이 매우 부족하고 저자도 이것을 지적해 주었다. 여섯 번째는 자살로 저자는 자살에 대한 이유와 예방을 강조한다. 일곱 번째는 사회적 타살로 경제적 불평등 빈곤과 차별 그리고 억압에 의해 죽음을 선택하거나 강요를 받은 이들에 대한 저자의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여덟 번째는 고백적 죽음이다. 책에서는 전태일 열사의 예가 나온다. 죽음으로 대중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사회적인 문제점을 고백하거나 고발하는 것으로 이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가진 자들도 있지만, 저자는 이들의 절실함을 이해하면서 왜 이들이 이런 선택을 해야했는지에 대해 같이 고민해 주기를 충고한다. 아홉 번째 죽음은 갑작스런 죽음 변사다. 변사의 원인은 여러 가지겠지만 중요한 것은 억울한 죽음이 없어야겠기에 반드시 죽음의 원인을 밝혀주어야 하는 것이다. 열 번째 죽음은 살인으로 어떤 이유 혹은 이유가 없는 묻지마 살인같은 범죄 행위에 의한 죽음에 대한 설명이다. 


열한번째 죽음은 열사다. 대표적인 분이 바로 안중근 의사다. 대의명분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린 위대한 죽음에 대한 설명이다. 열두번째는 의문사다. 개인적으로 변사와 의문사가 조금 구분이 가지 않았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게된 것은 변사는 정말 이유를 모르는 갑작스런 죽음이라고 한다면 의문사는 대부분 공권력에 의해 죽음이 은폐되는 경우다. 대표적인 예가 6.25 전쟁당시 벌어진 노근리 학살 사건이 있고, 군대 의문사 사건들이 있다. 마지막 열세번째 죽음은 법에 의한 살인 즉 사형이다. 저자는 사형을 반대한다. 이 또한 살인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찬반 논란이 진행중이다. 중요한 것은 한 번 죽은 이는 절대 다시 살릴 수 없다는 점이다. 인간은 한 번 죽으면 그것으로 끝인 것이다.


이상 저자가 기술한 13가지 죽음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해봤는데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아주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고나면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죽음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타인의 생명을 존중히 하라는 아주 중요한 메시지를 담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꼭 한 번 보기를 추천한다.


[참고: 저자 이준일]

이준일은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킬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동대학교와 광운대학교를 거쳐 2003년부터 지금까지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헌법과 인권법을 연구하고 있다. 학교 밖에서는 헌법재판소 헌법연구위원, 국회 입법지원위원,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 겸 조정위원으로 활동했다. 주요 저서로 《헌법학강의》 《인권법》 《차별금지법》 《헌법과 사회복지법제》 《섹슈얼리티와 법》 《가족의 탄생》 등이 있고, 역서로 《법의 개념과 효력》 《기본권이론》 등이 있다. 〈한국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법적 쟁점〉 〈차별, 소수자, 국가인권위원회〉 〈헌법상 혼인의 개념-동성간 혼인의 헌법적 허용가능성〉 〈대법원의 존엄사 인정과 인간의 존엄 및 생명권〉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며 인간의 존엄과 인권 문제를 고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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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더불어 사는 세상 Old Co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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