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어머니전 -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소설이다 (저자 강제윤, 박진강) 우리 할머니들의 이야기

올드코난 2017. 8. 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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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책 표지 때문에 고른 책이 있다. 2012년 발간된 어머니전 -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소설이다 (강제윤 글, 박진강 그림)라는 책이다. 책에 그려진 할머니의 모습은 과거 어린 시절 봤던 내 할머니의 모습이기도 하고, 지금 늙어버린 우리 어머니의 모습 그대로가 보여져 나도 모르게 책을 꺼내 들고 단숨에 읽었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3번을 읽었다. 눈가가 촉촉해졌다. 


이 책에 나오는 수 많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잘 이해를 못할 지 모르겠다. 내 나이를 기준으로 나의 할머니 혹은 조금 나이가 더 든 어머님들의 인생을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할 것이다. 특히 남자들은 더더욱 모른다. 과거 우리들의 어머님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한국에서 여자로 어머니로 산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 


이 책은 저자가 지방을 돌면서 직접 만나본 할머님들의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할머니 한 분당 그 이야기는 길지 않았다. 한 분당 2,3 페이지 정도 되는 짦은 분량에 할머님들의 인생 모든 것을 담지는 못했지만, 짧지만 인생을 통달한 말 한마디에 어떻게 살았는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0대에 과부가 되어 평생을 홀로 살아온 할머니, 평생 섬마을에서 살아온 할머니, 못난 아들을 둔 할머니... 이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대한민국이 얼마나 가난했던 나라이며, 여성들이 살기에 참으로 힘든 나라였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버지의 사랑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어머니의 사랑과 그 헌신만큼 크다 할 수 있을까. 


이 책 우리 못난 아들들이 꼭 보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책을 소장해 두었다 아들과 손자에게 이 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어떨까.


[참고: 목차]

책을 내면서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위하여/ 눈 와도 곡식이 연대, 때맞춰 일해 줘야 열재 _ 진도 남도석성 /그물코도 삼천 코면 걸릴 날 있다고 차분히 맘먹고 사시오 _ 제주시 동문시장 /여기 오는 사람들은 전부 내 밥 먹고 가 _ 영광 낙월도 /세월아 네월아 오고 가지를 마라 _ 통영 지도/ 삶이란 나눌수록 풍요로워지는 것 _ 사천 마도/ 아들놈들은 꼭 돈을 넘어다봐 _ 고흥 득량도 /정의란 정情이다 _ 고흥 거금도 /자식만 많이 낳으면 뭐해, 사람 못 만들면 소용없지 _ 제주시 서귀포 /여행 가면 남이 해 준 밥 묵고 놀고 그랑께 젤로 좋아요 _ 신안 가거도 /자식들이 같이 살자 해도 여가 좋아요 _ 거제 화도 /날도 좋은데 하늘로 딱 올라가 버리면 좋겠어 _ 여수 금오도 /나이를 거꾸로 드시고 _ 통영 두미도 /몸 아프면 자식들 성가시게 할까 봐 그게 젤 걱정이요 _ 고흥 우도 /꽃섬에 가면 _ 고흥 꽃섬 /돈 안 받을 테니까, 빵 하나 먹고 가 _ 인천 대청도 /지붕이 날아갈까 봐 무섭소 _ 여수 거문도 /어머니, 그 한없이 따뜻하고 잔혹한 이름 _ 목포 /노인의 걸음은 진화다! _ 제주도 오조리 /집이 징글징글하게 이뻐요, 비 오면 새고 하늘이 보이고 _ 인천 덕적도 /여자들은 철들면 시집가는데 사내들은 철들면 죽어 뿌러! _ 완도군 보길도 /고향도 잊어버리고 _ 인천 아차도 /애들 다 줘도 안 아깝죠 _ 보령 삽시도 /하느님이 일등만 살라 했남 _ 보령 삽시도 /눈으로 포도씨 까듯이 일했슈 _ 서산 웅도 /삶은 매 순간이 꽃이다 _ 여수 손죽도 /바다에서 건진 돈은 물거품이 되더라고 _ 인천 신도 /아들이 장동건이같이 잘생겼어요 _ 보령 효자도 /조개가 삶아 논 것마냥 안 커요 _ 보령 육도 /빚도 다 갚고 살 만하니까 덜컥 암에 걸렸슈 _ 보령 월도 /썰어, 무조건 썰어 _ 덕적군도 못섬 /나 세상 산 이야기를 어디다 말하고 죽으까 _ 완도군 청산도 /청춘 금방 가 버려, 애들도 늙구만 _ 진도 /너는 누구네 털보냐? _ 진도군 관매도 /너머나 오래 살 것도 아닌디 오래 붙잡고 있소 _ 영광 안마도 /하느님 아부지가 누구는 차별하것소 _ 영광 안마도 /성도 이름도 없이 누구 어메라 하고 _ 통영 연화도


[참고: 저자 강제윤]

1988년 『문학과 비평』을 통해 등단한 시인. 문화일보의 '평화인물 100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청년시절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혁명가로, 인권운동가로 살았으며 3년 2개월의 옥고를 치렀다. 1998년, 귀거래사를 부르며 보길도로 귀향했으나 고향에서의 삶도 순탄하지 않았다. 보길도의 자연하천을 시멘트 구조물로 바꾸고 고산 윤선도 유적지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려는 행정관청, 토목업자들과 맞서야 했다. 그 결과 자연하천을 지켰고 33일간의 단식 끝에 댐 건설도 막아냈다. 하지만 2005년 어느 날, 문득 떠돌며 살고 싶은 열망에 이끌려 다시 고향을 떠났다. 지금껏 거처 없는 유랑자로 자발적 가난의 삶을 살아간다.2006년, 가을 홀연히 보길도를 떠나 청도 한옥학교 한옥 목수 과정을 졸업했다. 졸업 후 티베트를 다녀온 뒤 한국의 사람 사는 섬 500여 개를 모두 걷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섬 순례 길에 올랐다. 사람 사는 한국의 모든 섬을 걷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지금까지 8년 동안 300여 개의 섬을 걷고 기록해 왔다. 통영으로 여행을 가서 3년째 눌러 살며 통영을 여행 중이다. 인문학습원'섬학교'와 '통영학교' 교장이며 도서출판 호미 기획위원이다. '섬학교'에서 다달이 섬 답사를 이끌고 있다. 『올레, 사랑을 만나다』『섬을 걷다』『부처가 있어도 부처가 오지 않는 나라』『숨어사는 즐거움』『보길도에서 온 편지』『어머니전』 『바다의 황금시대 파시』 『그별이 나에게 길을 물었다』『자발적가난의 행복』,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이다』, 『섬을 걷다』 등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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