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 김구선생 일대기 나는 옥에서 사귀었던 진오위장을 찾아갔다. 이 사람은 남영희궁에 청지기로 있는 사람으로서 배오개 유기장이 5, 6인과 짜고 배를 타고 인천 바다에 떠서 백동전을 사주하다가 깡그리 붙들려서 일년 동안이나 나와 함께 옥살이를 하였다. 그들은 내게 생전 못잊을 신세를 졌노라 하여 나에게 출옥하는 날에는 꼭 찾아 달라는 말을 남기고 나갔다. 내가 영희궁을 찾아간 것은 황혼이었다. 진오위장은 마루 끝에 나와서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더니, "아이구머니, 이게 누구요?" 하고 버선발로 마당에 뛰어내려 와서 내게 매달렸다. 그리고 내 손을 끌고 방으로 들어가서 내가 나온 곡절을 듣고는 일변 식구들을 불러서 내게 인사를 시키고 일변 사람을 보내어 예전 공범들을 청해 왔다. 그들은 내 행색이 수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