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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0

시) 정지용 作 - 산엣 색시 들녘 사내, 내맘에 맞는 이, 무어래요

정지용 詩 산엣 색시 들녘 사내 산엣 새는 산으로, 들녁 새는 들로. 산엣 색시 잡으러 산에 가세. 작은 재를 넘어 서서, 큰 봉엘 올라 서서, (호-이) (호-이) 산엣 색시 날래기가 표범 같다. 치달려 달어나는 산엣 색시, 활을 쏘아 잡았읍나? 아아니다, 들녘 사내 잡은 손은 차마 못 놓더라. 산엣 색시, 들녘 쌀을 먹였더니 산엣 말을 잊었음네. 들녘 마당에 밤이 들어, 활 활 타오르는 화투불 너머로 너머다 보며- 들녘 사내 선웃음 소리 산엣 색시 얼골 와락 붉었더라. 내맘에 맞는 이 당신은 내맘에 꼭 맞는이. 잘난 남보다 조그만치만 어리둥절 어리석은 척 옛사람 처럼 사람좋게 웃어좀 보시오, 이리좀 돌고 저리좀 돌아 보시오, 코 쥐고 뺑뺑이 치다 절 한 번만 합쇼. 호. 호. 호. 호. 내맘에 꼭 맞..

배움/시 2010.07.08

시) 정지용 作 - 바 람, 별똥, 기차, 고향

정지용 詩 바 람 바람. 바람. 바람. 늬는 내 귀가 좋으냐? 늬는 내 코가 좋으냐? 늬는 내 손이 좋으냐? 내사 원통 빨개졌네. 내사 아므치도 않다. 호 호 칩어라 구보로! 별똥 별똥 떨어진 곳, 마음해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오. 기차 할머니 무엇이 그리 슬어 우십나? 울며 울며 녹아도로 간다. 해여진 왜포 수건에 눈물이 함촉, 영 ! 눈에 어른거려 기대도 기대도 내 잠못들겠소. 내도 이가 아퍼서 고향 찾어 가오. 배추꽃 노란 사월 바람을 기차는 간다고 악 물며 악물며 달린다. 고향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꽁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 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 꽃이 인정스레 웃..

배움/시 2010.07.08

시) 정지용 作 - 병, 할아버지, 산에서 온 새

정지용 詩 병 부엉이 울든 밤 누나의 이야기- 파랑병을 깨치면 금시 파랑바다. 빨강병을 깨치면 금시 빨강 바다. 뻐꾸기 울든 날 누나 시집 갔네- 파랑병을 깨트려 하늘 혼자 보고. 빨강병을 깨트려 하늘 혼자 보고.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담배ㅅ대를 물고 들에 나가시니, 궂은 날도 곱게 개이고, 할아버지가 도롱이를 입고 들에 나가시니, 가문 날도 비기 오시네. 말 말아, 다락 같은 말아, 너는 즘잔도 하다 마는 너는 왜 그리 슬퍼 뵈니? 말아, 사람편인 말아, 검정 콩 푸렁 콩을 주마. * 이말은 누가 난 줄도 모르고 밤이면 먼데 달을 보며 잔다. 산에서 온 새 새삼나무 싹이 튼 담우에 산에서 온 새가 울음 운다. 산엣 새는 파랑치마 입고, 산엣 새는 빨강모자 쓰고, 눈에 아름 아름 보고 지고. 발 벗고 간 ..

배움/시 2010.07.08

시) 정지용 作 - 무서운 시계, 삼월 삼질 날,딸레, 산소

정지용 詩 무서운 시계 오빠가 가시고 난 방안에 숯불이 박꽃처럼 새워간다. 산모루 돌아가는 차, 목이 쉬여 이밤사 말고 비가 오시랴나? 망토 자락을 녀미며 녀미며 검은 유리만 내여다 보시겠지! 오빠가 가시고 나신 방안에 시계소리 서마 서마 무서워. 삼월 삼질 날 중, 중, 때때 중, 우리 애기 까까 머리. 삼월 삼질 날, 질나라비, 훨, 훨, 제비 새끼, 훨, 훨, 쑥 뜯어다가 개피떡 만들어. 호, 호, 잠들여 놓고 냥, 냥, 잘도 먹었다. 중, 중, 때때 중, 우리 야기 상제로 사갑소. 딸레 딸레와 쬐그만 아주머니, 앵도 나무 밑에서 우리는 늘 셋동무. 딸레는 잘못 하다 눈이 멀어 나갔네. 눈먼 딸레 찾으러 갔다 오니, 쬐그만 아주머니 마자 누가 다려 갔네. 방울 혼자 흔들다 나는 싫여 울었다. 산소 ..

배움/시 2010.07.08

시) 정지용 作 - 해바라기씨, 지는 해, 띠, 산너머 저쪽, 홍시

정지용 詩 해바라기 씨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롱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라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실이 나려와 같이 자고 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해ㅅ빛이 입맞추고 가고, 해바라기는 첫시약시 인데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아니 든다.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소리를 깩 ! 지르고 간놈이-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청개고리 고놈이다. 지는 해 우리 오빠 가신 곳은 해님이 지는 서해 건너 멀리 멀리 가셨다네. 웬일인가 저 하늘이 피ㅅ빛 보담 무섭구나! 난리 났나. 이 났나. 띠 하늘 우에 사는 사람 머리에다 띠를 띠고, 이땅우에 사는 사람 허리에다 띠를 띠고, 땅속나라 사는 사람 발목에다 띠를 띠네...

배움/시 2010.07.07

시) 변영로 - 논개

변영로 作 논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렬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이릿땁던 그 아미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 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훈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 변영로(1898 – 1961) 서울 출생. 호는 수주. 미국 산호세 대학 졸업 동아일보, 이화여전, 성균관대 교수 역임. 동인..

배움/시 2010.07.06

시) 최남선 - 해에게서 소년에게, 봄길

최남선 作 해에게서 소년에게 1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따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태산같은 높은 뫼 집채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따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콱. 2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내게는 아무것 두려움 없어 육상에서 아무런 힘과 권을 부리던 자라도 내 앞에 와서는 꼼짝 못하고 아무리 큰 물결도 내게는 행세하지 못하네. 내게는 내게는 나의 앞에는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콱. 3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나에게 절하지 아니한 자가 지금까지 있거든 통기하고 나서 보아라. 진시황 나팔륜 너희들이냐. 누구 누구 누구냐 너희 역시 내게는 굽히도다. 나하고 겨룰 이 있건 오너라.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콱. ..

배움/시 2010.07.06

시) 박인환 - 목마와 숙녀

목마와 숙녀 詩: 박인환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못 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볍게 부서진다. 그러한 잠시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 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사랑의 진리마저 애증의 그림자를 버릴 때 목마를 탄 사랑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 한 때는 고립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해야 한다. 술병이 바람에 쓰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늙은 여류 작가의 눈을 바라다 보아야 한다. 등대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모든 것이 떠나든 ..

배움/시 2010.07.01

한국 대 아르헨티나 전, 4대1 실력으로 졌다.

한국 대 아르헨티나 전, 실력으로 졌다. 4대1, 변명의 여지가 없다. 실력차이로 진 것이다. 특히 수비불안은 정말 큰 문제였다. 첫 번째 골이 박주영의 자책 골이었다면, 나머지 골들은 모두 아르헨티나의 화려한 개인기와 정확한 찬스를 놓치지 않은 골들이었다. 전반전에서 2대0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이청용의 한 골을 만회했을 때만 해도 후반전의 선전을 기대했지만 후반전에서는 오히려 정신력과 실력에서 모두 밀려 결국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리스 전에서 2대0으로 승리를 거둘 때만해도 16강 진출이 쉬울 듯이 보였다. 하지만 이번 아르헨티나의 경기에서 보듯 아직 우리나라의 실력은 강팀에 들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인식을 해야 할 때다.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이과인이 3골을 넣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한국팀이 대패..

엔터/연예가 2010.06.17

남아공 특집 ‘남자의 자격’, ‘놀러 와’ SBS가 흥을 깨다

남아공 특집 ‘남자의 자격’, ‘놀러 와’ SBS가 흥을 깨다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신화, 유상철, 황선홍, 김태영씨가 출연해 월드컵 때의 숨겨진 일화와 자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근데 저는 뒤끝이 개운하지 않았습니다. SBS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번 주 ‘남자의 자격’ 팀이 남아공월드컵 응원을 위해 남아프리카 현지에 가서 직접 촬영을 했는데, SBS에서 문제를 삼아 여러가지로 시끄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남자의 자격’이 거기에 왜 갔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모로 이번 월드컵은 좋다가도 화가 납니다. 아무리 ‘놀러와’와 ‘남자의 자격’에서 월드컵을 축제로 만들겠다고 시도해도 결국 시청자들은 SBS를 통해서만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있습니다. ..

엔터/연예가 201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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