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詩 산엣 색시 들녘 사내 산엣 새는 산으로, 들녁 새는 들로. 산엣 색시 잡으러 산에 가세. 작은 재를 넘어 서서, 큰 봉엘 올라 서서, (호-이) (호-이) 산엣 색시 날래기가 표범 같다. 치달려 달어나는 산엣 색시, 활을 쏘아 잡았읍나? 아아니다, 들녘 사내 잡은 손은 차마 못 놓더라. 산엣 색시, 들녘 쌀을 먹였더니 산엣 말을 잊었음네. 들녘 마당에 밤이 들어, 활 활 타오르는 화투불 너머로 너머다 보며- 들녘 사내 선웃음 소리 산엣 색시 얼골 와락 붉었더라. 내맘에 맞는 이 당신은 내맘에 꼭 맞는이. 잘난 남보다 조그만치만 어리둥절 어리석은 척 옛사람 처럼 사람좋게 웃어좀 보시오, 이리좀 돌고 저리좀 돌아 보시오, 코 쥐고 뺑뺑이 치다 절 한 번만 합쇼. 호. 호. 호. 호. 내맘에 꼭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