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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 가량 남았습니다. 선거 때가 되면 제가 가장 싫어하는 말들이 나옵니다. 그 중 하나가
“노인들은 보수를 찍고 기득권이다. 그러니 젊은이들이 투표해야 한다.”
왜 노인분들 중에서 진보를 지지하는 사람보다 보수 측에 표를 보낼까 진지하게 고민해 본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혹은 잘 알기에 이용할 수도 있겠죠. 제가 이 글을 쓰는 것은 진보와 민주당을 싫어하시는 노인 분들의 이유를 지금 20,30대 사람들이 이해를 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씁니다.
김대중, 진보, 민주당을 싫어하는 노인들의 이유있는 이유
(노인은 보수, 젊은이는 진보라는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고 싶습니다.)
지금 60,70대 노인분들은 해방(1945년)전후를 해서 태어나신 분들입니다.
바로 저의 아버님 세대입니다.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모두 다 지켜 보신 분들입니다.
이분들은 일제시대에 태어났지만 그때는 아기여서 그 시대는 잘 모르지만 철이 들 무렵 6.25전쟁이 일어나 참혹한 전쟁의 참상을 겪게 됩니다. 폐허 속에서 울부 짓던 어린아이의 사진 속 주인공이 바로 지금의 60대 후반이 되셨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 청소년기에는 이승만 독재를 겪게 됩니다.
그리고 1960년 4월 19일 당시 학생 신분이었던 이들은 4.19 혁명을 통해 민주주의와 자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1년 후 1961년 5월 16일 박정희가 반란을 일으킵니다. 학창시절에 이를 혁명이라고 가르쳤지만 이것은 엄연한 반란 이였고 지금은 5.16군사정변이라고 부릅니다.
1979년 10월26일 10.26사건으로 박정희가 죽을 때까지 18년간 박정희 독재시절을 겪으면서 젊음을 모두 보낸 세대가 바로 1940년생이었고 그래서 다른 세대들 보다 가장 독재를 싫어하는 세대이기도 합니다.
근데, 이들의 시련은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12.12사태로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권력을 잡은 겁니다. 다시금 전두환의 7년 독재가 시작됩니다. 박정희 유신선포 이후 1987년까지 국민이 아닌 힘으로 권력을 잡은 군부독재의 시대였고 이 시기를 겪으면서 독재에 길들여졌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 1940년 생을 좌절시킨 것은 전두환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왜 지금의 해방둥이인 60,70대 노인분들이 진보와 김대중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전두환의 임기가 끝나는 1987년 드디어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옵니다.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 사망사건으로 국민들이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합니다.
6월에는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사망하게 되면서 대학생들은 물론이고 1940년대 생을 포함한 넥타이 부대들도 거리에 나섭니다. 결국 당시 민주정의당 대통령 후보자 노태우가 직선제 개헌요구를 받아들여 6.29선언을 이끌어 내면서 국민들의 민주화 욕구는 절정에 달합니다.
문제는 여기에 찬물을 끼얹은 사람들이 바로 오랫동안 민주화 운동을 이끌면서 국민들의 존경을 받았던 김대중, 김영삼 당시 대선후보들입니다.
1987년 9월 야당인 통일민주당의 후보 경선에서 김영삼 후보가 승리를 하게 되는데 이에 반발한 김대중 후보가 탈당을 하게 됩니다. 9월 30일있었던 최종협상도 결렬되어 김대중은 11월 평화민주당을 창당하게 됩니다. 야권을 분열시킨 겁니다. 당시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 역시 출마를 했지만, 김영삼 김대중 두 분에 비하면 국민적인 사랑이 없었기에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결국 유신 이후 최초로 국민들이 선거를 하여 13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태우 후보가 전국 득표율 36%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바로 이때가 대한민국 정치의 오점 중 하나인 三金時代(3김시대, 김영상, 김대중, 김종필)의 시작이고 민주화를 외쳤던 세력들에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낀 시기이기도 합니다.
노태우 당선은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무너뜨린 사건이었고, 이때의 영향으로 민주화 운동을 했던 정치인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느낀 당시 40대인 지금의 60,70대 노인 분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박정희 시대를 비판했던 사람들 중 “차라리 박정희가 났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제가 그 동안 직접 봐와서 잘 압니다.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는 김영삼, 김대중을 포함한 민주화 세력에게 불신이 생겨나기 시작한 사건이 되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들 3김이 지역감정을 고착화시킨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그 이전에도 정치인들이 지역강점을 이용하기는 했지만 3김시대는 철저히 정치적으로 이용을 했고 그 여파로 전라도는 민주당, 경상도는 새누리당(한나라당), 충청도는 자민련 이라는 공식을 만든 사람들이 바로 3김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박정희 시절 고향인 구미시를 포함해 경상도를 최우선으로 개발을 시켰다는 점도 있었지만 이때는 분열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경상도, 전라도 분열은 이들을 존경했던 지역민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김영삼,김대중 두 사람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음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직접 봐온 세대가 바로 1940년대 생입니다.
시간이 흘러, 김영삼이 대통령이 당선이 되고 IMF가 터집니다.
처음 겪어본 시련에 국민들은 혼란스럽고 당장 일자리를 잃고 반면 재산이 있는 자들에게는 재산을 불릴 수 있는 기회를 준 IMF는 최초의 문민 대통령이었던 김영상 대통령에게 엄청난 실망을 느끼게 됩니다. 게다가 아들 김현철의 비리는 국민을 분노케 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1940년대 생을 분노하게 만든 사건은 이후 김대중 대통령이 했습니다. 바로 전두환을 사면시킨 겁니다. 측근비리, 자녀들의 비리 등은 그 동안 정치사에서 수 없이 봐왔던 것들이기에 분노를 하면서도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전두환 사면은 경우가 다릅니다.
문민정부 이전 군부독재 시절은 국민의 선택이 아닌 독재자의 결정이었기에 국민의 책임은 없었습니다. 반면 김영삼, 김대중 두 분은 국민의 선택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이기에 국민의 정서를 이해하고 그를 따랐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법과 원칙이라는 국민의 기대를 져버렸고 특히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하는 저로서도 전두환 사면 만큼은 용서하고 싶지 않습니다. 전두환 때 시련을 겪었던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두환 사면으로 김대중 대통령은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되고 결국 노벨 평화상 수상이라는 영광을 얻으셨지만 이 일로 등을 돌린 아버지 세대인 70대가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도 노벨 평화상이 탐이 나서 사면했다고 비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통장에 29만원 밖에 없다고 우기는 전두환의 뻔뻔함에 허탈감을 느낍니다.
그의 만행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지만 사면을 받았고 그의 엄청난 재산은 아직도 확실히 파악도 못했습니다. 추징금은 영영 돌려받지 못할 것이고 그의 자손들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게 될 것이라는 비아냥을 넘어 이제는 “왜 내가 법을 지켜야 돼”라는 국민의식이 생겼다는 점을 경계해야 합니다.
전두환 사면을 정치화합과 국민통합이었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성공한 자는 어떤 죄도 용서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 전두환 사면은 대한민국의 원칙을 깨뜨린 최악의 결정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세력인 전라도 및 광주시민들도 분노했었던 일이었습니다.
다시 시간이 흘러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이 되고 3김시대와는 다른 또 다른 진보세력들이 권력을 잡습니다. 문제는 이후 이들 새로운 진보 세력이 180도 달라진 행태입니다.
저 역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원봉사자로 선거운동을 했었던 사람이었기에 이들에 대해서는 잘 압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당선 직후 이때의 진보들은 막걸리에서 포도주로 술이 바뀌었습니다.
민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만해도 국민들의 기대는 정말 컸지만 이들은 소신이라는 말로 자신들을 포장하지만 실재로는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정치적인 행보를 보입니다. 새로운 정치 실험을 기대했지만 기성 정치인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자신들이 젊은 정치인으로 착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젊다고 해서 꼭 젊은 사고 방식을 갖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 자들입니다.
1940년대생인 60,70대 노인 분들을 확실히 분노하게 만든 사건이 또 있었습니다.
정동영의 노인 폄하 논란이었습니다.
2004년 3월 26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국민일보의 VJ팀(동영상팀)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에서)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그 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된다" 는 발언은 정말 후 폭풍이 엄청났습니다.
원래 20대 청년들이 투표를 하도록 권하기 위해서 한 말이라고는 하지만 평소 노인들에 대한 정동영 씨와 진보주의자들의 평소 생각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봅니다.
이 일로 정동영은 비례대표 후보를 사퇴하며 17대 총선에서도 낙선합니다.
문제는 2007년 대선에 정동영을 다시 대통령후보로 내세웠다는 점입니다.
당시 상대는 경선에서 박근혜 의원을 물리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었고, 경쟁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이명박 후보가 당선이 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진보는 정동영을 후보로 내세우는 무리수를 둡니다.
그리고 이때에도 정동영은 근로자들을 자극하는 말을 했습니다.
2007년 11월 28일 부평 롯데백화점광장의 대선유세 중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토목공사장이 아니다. 운하파고 삽메고 다니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느냐. 여기 모인 분들도 자식들이 공사장에서 일하기를 바라느냐”고 발언해 전국건설노동조합연맹, 뉴라이트신노동자조합 등으로부터 건설현장을 무시하고 건설노동자들이 못배운 사람들이며 인생의 막장들이라고 표현한 것은 직업군에 대한 폄하라고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글 출처: “정동영, 건설노동자를 '인생막장'으로 표현" 프리존뉴스)
결국 500만표라는 매우 큰 차이로 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이 되었는데, 이는 전적으로 정동영을 포함한 진보라고 주장하는 자들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노인 폄하 발언과 노동자 폄하 논란은 대다수 서민 60,70대 노인들이 진보 세력에게 확실히 등을 돌릴 수 있는 이유가 된 것입니다.
혹시 지금까지 제가 쓴 글이 과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아버님 세대인, 혹은 할아버지 세대이신 1940년대 생 분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원래 정치와 세상일에 무심한 노인 분들은 아무 말 없겠지만 실재 투표를 꾸준히 하는 대다수 노인 분들은 무턱대고 보수(한나라당,새누리당)에 표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충분히 저울질하고 표를 주는 사람들이 기득권 층보다 더 많습니다.
이 글을 읽는 20대 젊은 분들에게 당부를 하자면, 노인은 반드시 보수라는 생각을 버리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세대보다 더 많은 것을 겪으신 분들이고 우리들 이상으로 정치인들을 많이 봐왔던 사람들입니다. 민주화 투사라고 외쳤던 정치인들을 지지했지만 결국은 한낱 정치인에 불과했다는 것에 배신감과 좌절을 많이 겪었던 분들입니다.
그리고 보수를 외치는 새누리당(한나라당)을 싫어하면서도 진보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것은 60,70대 노인분들이 정치인들에게 속지 않는다는 반증이지 ‘진보는 빨갱이’라고 외치는 일부 극우 세력들에게 놀아난 것이 절대 아닙니다. 가끔 TV에 등장하는 일부 과격한 노인 분들의 외침에 모든 노인 분들이 무조건 보수 정치인들을 지지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오늘 이후로 젊은 사람은 진보, 노인은 보수라는 편견을 버리시기를 바랍니다.
그 분들의 생각과 경험에 귀 기울여 보세요.
정치인들의 헛된 공약보다 더 많은 지혜를 말씀해 주실 겁니다.
이제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한다면, 왜 나이 드신 분들이 이 분들을 비판하는지도 알아야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나이 순서대로 진보와 보수로 나누고, 지역으로 정당을 나누거나, 특히 진보와 보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강요는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노인 분들은 거기에 염증이 난 것입니다.
나 역시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분들의 후계자라고 자청하는 자들에게 무조건 표를 주지는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노인 분들을 무시하는 후보자에게는 절대 표를 주지 않을 겁니다. 그 사람이 진보든 보수든.
끝으로 제가 이 글을 쓴 것은 진보는 노인분들을 보수로 규정 무시하는 태도를 간혹 보이고 있고, 보수를 주장하는 자들은 노인분들을 이용하고 있고, 거기에 젊은 유권자들이 이용당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노인 분들에게 최소한의 존경심과 이해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말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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