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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의 전승민화 - 저주받은 첫날밤

올드코난 2010. 6. 2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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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인의 전승민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교훈있는 글

삶의 지혜가 있는 글

-유태인의 전승민화에서 배우는

생활철학과 지혜



저주받은 첫날밤

 

  어느 마을에 말할 수 없이 착하고 성실한 유태인이 살고 있었다.

  그 사람은 부자이면서 또한 인자하기로 유명한 토비아라는 사람이었다. 그는

가난한 사람에게 많은 자비를 베풀어 주었고, 장사지내줄 사람이 없이 죽은

자를 만나면 관례를 따라 정성껏 장례를 치러주곤 했다.

  그런데 이 마을에는 착한 유태인들을 시기하는 사람들 또한 많이 살고

있었다. 이들은 유태인들이 하나님의 축복 아래 선을 베풀며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이 샘이 났다. 그리하여 이들은 왕에게 유태인들에 대해 모함을 했다.

  "왕이시여, 유태인들을 벌하시옵소서. 그들은 우리 조상들의 묘를 파헤쳐 죽은

자의 뼈를 파내고 있습니다. 시체를 불태워 마법에 쓰이는 약가루를 구하기

위해서 그런 짓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 말이 모함인지 알지 못하는 왕은 무척 노여워하며 유태인에게 보복하는

명령을 내렸다.

  "만일 유태인이 죽으면 장례를 치르지 말고, 성밖의 구덩이에 갖다 버리도록

해라. 만일 장례를 치른다던가 하면 교수형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어느 날, 다른 지역에서 살던 유태인이 이 나리에 왔다가 갑작스러운 병에

걸려 죽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선 아무도 장사를 지내줄 사람이 없었다. 그때

믿음이 깊은 토비아가 썩 나서서는 시신을 염하고, 옷을 입혀 장사를 지내

주었다. 이것을 본 주민들은 토비아를 끌어다가 재판관에게 데려갔다.

  "이자를 교수형에 처하십시오. 왕의 지시를 어기고 유태인을 묘지에

묻었습니다."

  그리하여 토비아는 교수형을 선고 받았다.

  토비아가 사형을 당하게 된 날, 토비아는 교수대 앞에 서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토비아를 교수시키기 위해 교수대에 올라서는

사형집행인마다 모두 갑자기 장님이 되어 버려 토비아를 처형할 수 없게 되곤

했다.

  마침내 토비아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는 친척과 주위의 사람들을 모두 불러서는 자기 몸을 일어났던 주님의

은총에 대해 얘기했다. 토비아의 얘기를 듣고 난 유태인은 그 신비로움에

감탄했고, 앞으로도 하나님의 축복이 계속하기를 기원했다.

  한편 그 나라의 왕은 유태인인 토비아를 처형하려고 했을 때 일어났던 기적을

보고 받았다. 왕은 유태인들에 대한 두려운 마음마저 들었다. 잠시 후 그는 온

나라에 다시 포고를 내렸다.

  "유태인이 죽은 자를 정중히 장사지내는 것을 허락한다. 유태인을 모함하거나

해를 입히는 자는 귀천에 관계없이 교수형에 처하겠다."

  그후부터 왕은 유태인을 귀하게 여겼다. 눈이 멀었던 사형집행인들도 다시

시력을 회복하게 되었다.

  어느 날 아침, 토비아가 침대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가 보니 제비가 집을

짓고 있는 것이 보였다. 토비아는 그 모양이 신기해서 제비집 가까이 얼굴을

갖다대었다. 그러자 바로 그 순간 제비의 똥이 그만 눈에 떨어졌다.

  토비아의 눈앞이 갑자기 캄캄해지더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눈동자에 하얀 꺼풀이 덮여버린 것이다.

  졸지에 앞을 못 보는 장님이 되어버린 토비아는 어느 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불러 일렀다.

  "내가 장사를 하고 다닐 적에 인도에 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장사로 많은

돈을 벌었는데, 돌아오는 길이 안전하지 못해서 그곳에 있는 내 친구 페루

하스먼에게 그때 번 돈을 맡겨 놓았다. 이제 나는 벌을 받아 앞을 볼 수 없게

되었구나. 아들아, 그러니 내 대신 인도로 가서 그 친구를 찾아가 보아라. 네가

나의 서명을 든 편지를 보이면 그 친구는 내가 맡긴 돈과 보물을 돌려줄

것이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 아들은 인도까지 길 안내를 해줄 사람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후, 인도의 지리와 사정을 훤히 알고 있는 남자를

발견하여 아버지에게 데리고 왔다.

  "아버지, 이 사람은 인도의 거리거리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잘 알고 있다고

합니다."

  토비아는 그 사람의 인사를 받고 나서 물었다.

  "인도의 투바르란 거리를 아시오?"

  ", 압니다. 그 거리는 대단히 크고 번화하지요. 또 현자들이 많이 살고

있기도 하구요."

  "내 아들을 그곳까지 데려다 주시오. 비용은 얼마든지 낼 테니까."

  토비아는 아들을 시켜 인도의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를 대신 쓰게 하고 끝에

서명을 했다. 그리고는 아들을 껴안고 말했다.

  "잘 다녀오너라. 조상들이 너를 지켜봐 주실 것이다."

  젊은이는 안내자와 함께 투바르로 떠났다. 안내자는 조금의 실수도 없이 그를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었다. 젊은이는 아버지가 말했던 페루 하스먼의 집을 물어

물어 찾아갔다.

  "어른께서 페루 하스먼이란 분이신 지요?"

  "그렇소만, 젊은이가 어떻게 내 이름을 아는가?"

  "저의 부친의 존함은 토비아라고 하는데, 부친께서 저보고 어른을 찾아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토비아의 아들은 그렇게 말하고 부친의 말을 받아 적은 편지를 내보였다.

  페루 하스먼은 그 편지와 서명을 보고, 젊은이의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친구의 아들로 믿게 되었다. 그는 젊은이를 껴안으며 반가워했다. 그리고는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 대접해 주었다.

  "그래, 자네 부친께서 평안하신가? 자네를 보니 정말 반갑네."

  "부친께선 편안하게 잘 계십니다."

  "정말 다행이구나. 먼 길을 오느라 피곤할 테니 자네는 이제 푹 쉬게. 십여

일 내 곁에 머물면서 그 동안 자네 부친이 살아가는 얘기를 내게 들려주지

않겠나?"

  그러나 젊은이는 정중하게 거절을 했다.

  "대단히 고마우신 말씀이십니다. 하지만 전 고향으로 빨리 돌아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연로하신 부친을 남겨두고 떠난 지라 걱정이 됩니다. 아시다시피

부친께선 저밖에 자손이 없기 때문에 제가 곁에 없으면 많이 허전해 하십니다."

  젊은이의 말을 듣고 있던 페루 하스먼은 그 효성스러운 마음에 감동을

하였다. 그리하여 토비아가 맡겨 두었던 보물을 그의 아들에게 넘겨주고,

이외에도 옷과 값진 선물을 따로 마련해서 젊은이에게 가져가도록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장정을 보내어 도중까지 길을 안내하도록 하였고 풍악을 울려 전송을

했다.

  토비아의 아들과 안내자가 길을 떠나서 해변의 모래 길을 걷고 있는데 물고기

한 마리가 파도에 휩쓸려 나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안내자는 물고기를 잡아 배를 가르고 창자와 담낭을 끄집어 내고는 정작

고기는 버렸다.

  "왜 고기를 가져가지 않으십니까?"

  의아스럽게 생각된 젊은이가 물었다.

  "이 창자와 담낭에는 특별한 효능이 있어서 좋은 약이 되기 때문입니다. 앞이

안 보이는 사람에게 이 담즙을 짜서 바르면 눈이 뜨여 다시 앞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창자를 태워 연기를 내면 악마가 접근을 못하게 되어 집안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못하게 합니다."

  안내자의 설명을 들은 젊은이는 그 창자와 담낭을 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다. 안내자는 순순히 수락을 했고, 젊은이는 그 두 가지를 소중히

간수하였다.

  몇 달 후, 젊은이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을 기다리고 있던 토비아는

무척 반가워하였다. 그는 안내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였다.

  "돈을 바꾸는 곳에 가서 너를 안내해 준 사람에게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사례를 해드리려무나."

  아버지의 말에 따라 젊은이는 안내자와 함께 집을 나섰다. 그런데 밖에

나오자마자 안내자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 버리고 말았다. 여기 저기를

둘러보다가 아들은 다시 집으로 들어와 아버지에게 그 사실을 말씀드렸다.

  "아들아, 아마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시려고 그 사람을 보내셨던가 보다.

그 사람은 예언자 엘리야였던게 틀림없다.

  그리고 나서 아들은 해변 모래사장에서 얻은 담즙과 창자의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말씀드렸다.

  "엘리야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그 두 가지 물건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다."

  토비아는 아들로부터 담즙을 받아 눈에 발랐다. 그러자 막혔던 시야가

트이면서 다시 밝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아들아, 하나님께서 우리를 돌보시는가 보다. 너를 무사히 인도까지 갔다오게

하시고, 이렇게 내 눈까지 낫게 해 주시니...."

  토비아와 아들은 다시 밝은 세상에서 행복한 날들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토비아가 아들에게 말했다.

  "아들아, 내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듣기 바란다. 내 여동생에게 딸이 하나

있는데 그 딸아이와 네가 결혼했으면 싶다. 그 아이는 무슨 운명을 타고났는지

세 번씩이나 결혼을 했지만 그때마다 첫날밤을 지내기도 전에 남자들이 시체가

되고 마는구나."

  "하지만 아버님, 만일 제가 그 사촌과 결혼했다가 다른 세 남자들처럼 죽으면

어떻게 합니까?"

  "그 세 남자가 목숨을 잃은 것은 분명히 악마가 그들의 혼을 빼앗아갔기

때문일 것이다. 널 안내했던 그분의 말씀대로 물고기의 창자를 태워서 집안에

연기가 가득 차도록 해라. 하나님을 깊이 믿고 있으면 하나님은 우리를

악마로부터 돌봐주실 것이다."

  젊은이는 마음을 굳게 먹고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따랐다.

  이윽고 결혼식이 끝나고 밤이 되었다. 젊은이는 창자를 태워 집안밖에 연기를

피웠다. 그리고 신혼 방에 들어가 첫날밤을 맞이하였다.

  늙은 아버지는 밤새도록 눈물을 흘리며 주님께 아들 내외를 지켜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드디어 날이 밝았다. 모든 사람들은 불안과 근심으로 조바심을 내면서 과연

젊은이가 살아서 방문 앞으로 나설 것인지 아니면 시체가 되지는 않을런지

걱정을 하며 기다렸다.

  잠시 후 방에서 나온 젊은이는 건강한 모습 그대로였다.

  그 이후, 이 부부는 아무 걱정거리 없이 많은 자손들을 거느리고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다. 

 

  부부가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면 칼날 폭 만큼의 좁은 침대에서도 누워 잘

수 있지만, 서로가 미워하기 시작하면 폭이 10미터나 되는 침대로도

비좁다.--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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