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시

시) 만해 한용운(韓龍雲) – 尋牛莊(심우장) 1,2,3, 山村의 여름저녁

올드코난 2010. 7. 9. 20:15
반응형

 만해 한용운(韓龍雲)의

 
尋牛莊 1

 

  잃은 소 없건마는

  찿을 손 우습도다.

  만일 잃을시 분명타 하면

  찿은들 지닐소냐.

  차라리 찿지 말면

  또 잃지나 않으리라.

 

 

 尋牛莊 2

 

  ()은 선()이라고 하면 선()이 아니다.

  그러나  ()이라고  하는   것을 떠나서   별로히  ()          

없는 것이다.

  ()이면서 선()이 아니요.

  ()이 아니면서 선()인 것이 이른바 선()이다.

 

  ......달빛이냐?

  갈꽃이냐?

  흰모래 위에 갈매기냐?

 

 

尋牛莊 3

 

  소찿기 몇 해런가

  풀기이 어지럽구야.

  북이산 기슭 안고

 

  해와 달로 감돈다네.

  이 마음 가시잖으면

  정녕코 만나오리.

 

  찿는 마음 숨는 마음

  서로 숨바꼭질 할제

  골 아래 흐르는 물

  돌길을 뚫고 넘네.

  말없이 웃어내거든

  소잡은 줄 아옵소라.

 

 

 山村 여름저녁

 

  산 그림지는 집과 집을 덮고

  풀밭에는 이슬 기운이 난다.

 

  질동이 이고 물깃는 처녀는

  걸음걸음 넘치는 물에 귀 밑을 적신다.

 

  올감자를 캐어 지고 오는 사람은

  서쪽 하늘을 자주 보면서 바쁜 걸음을 친다.

 

  살찐 풀에 배부른 송아지는

  게을리 누워서 일어나지 않는다.

 

  등거리만 입은 아이들은

  서로 다투어 나무를 안아들인다.

 

  하나씩 둘씩 돌아가는 가마귀는

  어데로 가는지 알 수가 없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