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오랑캐 홍타이지 천하를 얻다 - 역사가 숨긴 한반도 정복자 (저자 장한식)

올드코난 2017. 3. 27.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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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추천할 책은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2015년 발간된 조선시대 인조에게 삼전도의 굴욕을 안겨준 청태동 황태극(아이신기오로 홍타이지)에 대해 쓴 오랑캐 홍타이지 천하를 얻다(장한식 지음)이라는 책이다. 


홍타이지 하면 대부분 병조호란을 일으킨 오랑캐 만주족의 우두머리 정도로만 여기며 비하하던 그런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민족에게 큰 굴욕을 안겨주기는 했지만 객관적으로 뛰어난 인물이었던 홍타이지에게서도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저자는 편협된 역사 인식에서 벗어나 좀 저 넓은 시각으로 역사와 인물에 대해 제대로 알고 평가하라고 충고한다. 주관적인 견해가 강하기는 하지만, 책에 등장하는 사실과 고증 등은 역사서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후금을 세우고 나라의 기반을 다진 사람은 누르하치지만 청나라를 완성한 것은 홍타이지라는 이 당연한 사실조차 모르는 한국인들이 많다. 중원을 입성하기 전에 갑작스럽게 죽어 그의 아들이 중원에 입상한 첫 황제가 되었지만, 청나라의 실질적인 설계자는 홍타이지였다. 인구 100만 정도의 약소국이 인구 1억 이상의 중원을 장악하고 중국의 마지막 제국국가 청나라를 만든 만주족과 홍타이지 등에 대해서는 너무 모르고 무시하고 있다. 홍타이지는 충분히 관심을 갖고 연구할 가치가 있는 인물이다.


지피지기라고 했다. 왜 우리가 조선시대 삼전도의 굴욕을 겪었고, 위대한 민족성을 가지고도 강대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지, 그리고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가 중원을 통일한 주요한 이유는 리더쉽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고 한번쯤 고민해 보기를 바란다.


[참고: 저자 장한식(張漢植)]

서울대학교 신문학과와 대학원 졸업, 1991년 KBS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와 정치부 등 여러 부서를 거쳐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다. 귀국 후 뉴스제작부장과 경제부장, 사회부장, 해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중국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통로로 만주족을 접촉할 수 있었고 그들의 역사와 현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만주족은 자신들의 말과 글을 잃고 한족에 동화돼 사실상 사라졌다’는 상식과는 달리 그들은 뚜렷한 민족정체성을 지니고 있었고, 자신들의 조상이 대륙을 정복했다는 사실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최근 중국이 굴기하면서 역사문제나 영해, 영토문제 등에서 우리에게 적잖은 스트레스를 가하는 상황에서 만주족의 성공 역사는 소국이 대국을 어떻게 대할 지에 대한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만주족 이야기’를 책으로 꾸미게 되었다. 나라의 크기로 상하(上下)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며 작은 나라도 꿋꿋한 의지와 실력이 있다면 능히 큰 나라에 맞설 수 있다는 ‘오랑캐 정신’을 배우지는 메시지를 담았다. 저자는 과거에서 미래의 비전을 찾을 수 있다는 견지에서 역사문제에 제법 천착해 왔던 바 『신라 법흥왕은 선비족 모용씨의 후예였다』(1999 풀빛), 『이순신 수국 프로젝트』(2009 행복한나무)를 출간했으며, 영화 「명량」의 흥행 속에 『이순신 수국 프로젝트』가 재조명되어 EBS 북카페에서 방송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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