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서평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따뜻하겠지 - 비우고 채우는 프랑스 르 퓌 길 800km 걷기 여행 (저자 류승희) 추천 프랑스 여행서적

올드코난 2017. 6. 9. 13:49
반응형

여행을 꿈꾸지만 돈도 없고 시간도 없다. 여기에 건강도 좋지 않다. 배낭을 메고 훌쩍 떠나는 이들을 보면 정말 부러울 수가 없다. 더구나 국내 여행도 여건이 어려운데 해외 여행은 꿈도 못꾸는 이들이 많다. 이런 이들에게는 여행서적보다는 간접체험을 느낄 수 있는 기행문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나 역시 해외 여행, 특히 유럽 여행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도서관에 이 책을 골라 읽어 봤다.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따뜻하겠지 - 비우고 채우는 프랑스 르 퓌 길 800km 걷기 여행 (류승희 화가 지음)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프랑스하면 흔히 말하는 에펠탑이나 몽마르뜨 언덕 같은 그런 곳을 소개하는 여행서적이 아니다. 950년 고테스칼크라는 사람이 걸었다는 프랑스의 ‘르 퓌’길 1600km를 직접 걸으면서 겪은 이야기와 주변의 유적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에 작가의 성찰도 담은 일기 같은 기행문이다. 마치 우리나라의 하회마을과 시골 길을 거닐면서 여행을 하는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등장하는 지명과 사진 속 유적지와 관람지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던 곳으로 그래서인지 더 관심있게 흥미있게 볼 수 있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 지역에 대해 전혀 모르지 않았을까. 기존 프랑스 여행책들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던 곳들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에 마음이 더 가는 것은 저자는 자신이 방문했던 곳을 여행 가이드가 아닌 일반인 시각으로 또 자신을 돌아보는 순례자 입장에서 진솔하게 써내려갔다는 점이다. 세상을 보는 저자의 시각이 따스하다. 요즘 상업적인 여행 서적에 피로감이 많이 생겼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더운 여름에 시원한 수박 화채를 먹은 기분이 들었다. 


단 하루만에 3번을 읽게 만든 이 책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따뜻하겠지’는 프랑스로 여행을 가려는 이들에게는 당연히 필독서로 추천하겠고 갈 수 없는 이들에게는 더욱 더 읽어 보기를 권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충분히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진심으로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의 또 다른 기행문을 기대하는데 그리되면 또 걸어야겠지. 

너무 많이 걷게 만들어 미안한 마음과 좋은 책을 써 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참고: 목차]

프롤로그 / 르 퓌 길 30일 루트 플랜

르 퓌 길 출발 지점으로 가다 / 천 년 순례 역사의 숨결을 산책하다 / 웅장한 화산지형 속에 숨은 보물 / 굴곡이 심한 석산을 오르고 또 오르고 / 고요한 침묵이 감도는 마주리드 정상 / 정체 모를 괴수가 출현했던 제보당 현장 / 넓은 대지와 빛의 조화, 로제르 주의 심장부를 걷다 / 프랑스 명품 소 보뱅의 생산지 / 길의 영광, 태곳적 기백의 정수, 오브락 / 찬란한 로트 강변길에 들어서다 / 강물이 그려낸 그림 같은 성곽 마을 / 순례길의 아름다운 사람들 / 치유의 성당이 있는 기적의 마을, 에스페이락 / 보석처럼 빛나는 숲속의 미녀 콩크 / 르 퓌 길과 카미노 프란세스는 어떻게 다를까 / 담벼락에 써진 순례자의 시 / 예술의 화원, 피작 / 프랑스 전 대통령 퐁피두와 작가 사강의 집 / 식탁 위의 검은 다이아몬드, 트뤼프의 마을 /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들 그리고 사냥꾼 / 포도밭에 숨겨진 비밀 정원, 카오 / 순례자의 발을 씻겨주는 신부님 / 중세 요새 도시 로제르트 / 과일 향기가 흐르는 달콤한 지상 낙원 / 루이 14세 시대에 만든 미디 운하 / 인심이 가득한 프랑스의 멜론 밭 / 해바라기 길을 걷다 만난 순례자의 자화상 / 소화를 돕는 술, 아르마냑의 생산지 / 당신 혹시 몽골 사람입니까? / 스페인 공주 생트 키트리의 전설을 듣다 / 어느 할머니의 남몰래 흘리는 눈물 / 프랑스 순교자와 1970년대 순례 이야기 / 구수한 빵 냄새로 시작된 바스크 지방 / 어마어마한 피레네 산맥을 마주하다 / 삶의 시작과 끝은 모두 섬이다

에필로그 / 특별부록 1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와 르 퓌 길의 이해 / 특별부록 2 장거리 도보 여행의 준비 / 특별부록 3 산티아고 순례자의 역사


[참고: 저자 류승희]

화가. 1989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줄곧 그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모나코 국무총리상과 살롱도톤 우정상을 수상했고, 몽후즈 공모전에 입상하는 한편, 프랑스에서 다수의 초대전 및 개인전을 가졌다. 파리 국립미술학교(ENSB) 비울레스 아틀리에에서 추상미술 작업을 했으며, 파리 1대학 팡테옹 소르본에서 학사?석사?박사(D.E.A) 학위를 받았다. 미술 기호학 관련 주제를 연구하면서, 2003년에서 2007년 사이 한국의 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하던 중, 2005년 첫 책 『화가들이 사랑한 파리』를 출간했다. 이후 『안녕하세요, 세잔씨』 『파리 메모아르』 『명화의 향기가 가득한 미술관』 『자연을 사랑한 화가들』(공저) 등을 출간했다. 1995년 파리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뒤 2003년부터 파리 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2013년에는 프랑스 현대미술가 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은 화가들이 사랑한 장소를 찾아가는 예술 탐험가가 되어 그들이 걸은 유럽 곳곳을 산책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