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행문을 주로 읽고 있는데, 최근에 나온 서적 중 꼭 한 번 보기를 추천하는 책을 발견해 소개한다. 이란 - 페르시아 바람의 길을 걷다 - 김중식 여행기 (김중식 지음)라는 책이다. 처음 이 책을 펼칠 때는 중동의 이란을 여행하고 쓴 기행문으로만 알고 호기심에 봤지만 그 이상이었다. 이 책은 이란에 대한 기행문이며 이란과 이란을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라고 볼 수 있다.
서울에 테헤란 도로가 있다. 이란과 외교 관계를 가진지도 오래되었지만 우리는 수천년의 역사를 가진 페르시아의 후예 이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페르시아와 이란이 같은 민족이라는 것조차 모른다. 나 역시 한국과 같은 위도에 있고 사막만 있는 땅인 것 같지만, 이란인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곡창지대가 있는 나라라는 사실과 왜 이란인들은 자신들을 아랍인들과 다르게 여기는지 그 이유도 설명해 준다. 세계 최초의 대제국을 건설한 나라 페르시아라는 이름은 그리스인들이 지어 불렀던 것이지 이란인들이 원했던 것은 아니다. 세계인들이 페르시아라는 이름에 익숙해 그렇게 부르지만 이란, 그리고 이란인(사람)이라고 부르는게 예의다.
책 서두에 저자는 이렇게 썼다. “사막에서 모든 삶은 평등하고 쪼잔하다. 인간마저 모래보다 크지 않다. 순응하지 않으면 살아갈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이 사막에서 자란 이란인이 같을 수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태어나 자란 곳에서 적응하고 순응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곳에 맞는 사람이 되어간다. 이란인들은 그렇게 살아왔다. 이들을 우리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란은 이란이다. 이란답다. 그리고 한국인 또한 한국인이며 한국인다운 법이 아닐까.
이 책은 기행문으로 읽어도 좋고, 이란에 대해 전혀 몰랐던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인생을 알아가는 사람들과 사람에 대해 이해를 시작하는 이들 모두에게 추천한다.
[참고: 목차]
프롤로그 / 사막 가는 길 : 바다를 건너는 낙타처럼, 사막을 건너는 고래처럼 / 1. 이란 가는 길 : ‘인샬라’와 ‘인저 이란’, 두 얼굴의 이란 /2. 야즈드 : 살기 위해 ‘발명’한 물과 종교 /3. 수사 : 고대 페르시아의 ‘세계사 박물관’ /4. 비문을 찾아서 : 바위에 새긴 불멸에의 욕망 /5. 페르세폴리스 : 신이 보시기에 아름다워야 했던 왕중왕의 도시 /6. 시라즈 : 시와 장미와 와인의 왕국 /7. 이스파한 : 낙원을 구현한 ‘세계의 절반’ /8. 커션 : 페르시아에서 이란으로 가는 길 / 9. 테헤란 : 혁명의 낮과 밤 / 10. 테헤란 2 : 테헤란의 낮과 밤 / 11. 테헤란 3 : 히잡과 스포츠 /12. 이란의 절반, 이란의 여성 : 여성을 찾아서 /13. 노루즈와 라마단 : 이란 최대의 두 이벤트 /부록: 참고 도서
[참고: 저자 김중식]
1967년 인천 출생, 1990년 서울대 국문과 졸업. 1990년 1월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했고 출판사 민음사·김영사, 격주간 서평전문지 출판저널 기자로 활동. 경향신문 중앙선데이 기자, 국정홍보처, 미래기획위원회, 대통령실 연설 비서관실, 주 이란한국대사관 근무했다. 현 국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며 1993년 첫 시집 『황금빛 모서리』(문학과지성사)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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