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에 쓰레기통을 치우다 깜짝 놀랐습니다. 약 한 알이 그대로 담겨있는 약 포장지 몇 개를 발견한 겁니다. 겨운 한 알이지만 필요없는 약은 없는 법입니다. 분명 의사선생이 필요해서 진단서에 써준 약일텐데 이 한 알을 빼 먹다니. 어제 저녁에 이런 경우 때문에 큰 곤란을 겪었던 K형과 술 한잔 하다 보니 생각나는게 있어 정리합니다.
K형은 이제 60이 다 되어갑니다. 병원에 자주 다니다 알게 된 분인데, 몇 년전 K형의 어머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친분은 없었지만 같은 동네 살면서 얼굴은 몇 번 뵌 적이 있습니다. K형의 어머님은 90세 가까이 사셨는데, 생전에 노환에 당뇨, 관절염... 이런 저런 병으로 많은 약을 드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당뇨가 심해졌는데, 진단결과를 받아 보니 약을 잘 안 먹었다는 겁니다. 그럴 리가 없다고 했는데, 의사 선생의 말을 듣고 K형이 먹고 남은 약포장지를 확인해 보기 위해 쓰레기 봉투를 확인해 보니 포장지 가장자리에 약 한알씩 박혀있는 봉투를 여러개 발견한 겁니다. K형이 어머님을 병원에 모시고 다닐때는 신경을 많이 쓰다 정작 약을 먹을 때는 잘 확인을 하지 못했던 겁니다.
K형은 지금도 혹시 자신 때문에 어머님이 일찍 돌아가신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의사 선생은 나이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해주었지만 K형은 그래도 자신의 책임이 있는 것 같아 지금도 늘 죄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원래 심성이 착하신 분이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어제 저녁에도 술 한잔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리는데, 조금 안쓰럽더군요.
이 글을 읽는 분 중에서는 약을 드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약을 드신후 약 봉투를 확인해 보시고 약 한 알이라도 남았는지 잘 확인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약 한 알 한 알 모두 다 필요한 약이니 꼭 챙겨 드시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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